백수오 농가, 비참한 심경으로 밭 갈아엎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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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수오 농가, 비참한 심경으로 밭 갈아엎고 있어
  • 허윤하 기자
  • 승인 2015.05.06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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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백수오 논란으로 판로 막혀... 대체작물 재배도 힘든 상황

▲ 가짜 백수오 논란으로 백수오 재배를 포기하고 있는 충북 제천의 백수오 농가는 그 참혹한 심정을 달랠 뚜렷한 해결책이 없어 속수무책인 상황이다. (사진=방송화면캡처)
ⓒ 데일리중앙
[데일리중앙 허윤하 기자] 가짜 백수오 논란으로 인해 백수오를 직접 재배하는 농가에서 급기야 밭을 갈아엎는 사태에 까지 이르러 그 여파가 자뭇 심각한 것으로 보인다.

이미 생산비의 절반을 투자한 농가는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생산을 포기하고, 대체작물 재배 마저 힘든 상황이라 벼랑 끝에 내몰린 상황에 처했다.

백수오를 판매했던 백화점, 대형마트 등이 소비자에게 환불을 약속하며 사태를 진정시키려 하고 있지만 한 번 추락한 신뢰도를 당장 회복하기란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충북 제천에서 백수오를 재배하고 있는 장용상 제천시 한방연합회장은 6일 CBS 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에 출연해 "지금 하우스에서 백수오 종묘를 길러 내다심는 작업을 준비하고 있는 상황에서 (재배를) 포기하는 농가가 나오고 있다"며 심각한 우려를 나타냈다.

실제 가짜 백수오와 비교하며 진짜 백수오가 맞는지 확인하는 전화를 많이 받고 있다는 정 회장은 앞으로 어찌 해야 할 지 막막한 심정을 절절히 털어놨다.

정 회장은 "이미 생산비의 절반이 투입됐음에도 판로가 없어 포기하는 경우도 있다"며 "어디에 하소연 할 곳도 없어 현장을 돌아다니며 이야기를 들어보면 상상도 못할 정도로 굉장히 비참하다"고 전했다.

국내 백수오 생산의 절반 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충북 지역은 제천만 해도 그 인구가 70여 가구에 달하고 총 재배 면적은 40만평(140헥타르)에 이른다.

1년 전체 수익이 60억원을 차지할 정도로 농민들에겐 중요한 생계수단이기 때문에 반강제로 재배를 중단하게 된 농민들은 참혹한 심정이다.

장 회장은 "농사일이라는 건 시기를 놓치면 생산량을 맞출 수가 없다"며 "그 절박함은 다른 영업을 하시는 분들과 많은 차이가 난다"고 호소했다.

이어 "정식 시기를 맞춰 애써 기른 종묘를 그냥 버려야 하는 지금 굉장히 마음이 흔들리고 있다"며 실제로 밭을 갈아엎거나 끼니를 거르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고 전했다.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백수오가 아닌 다른 대체작물을 당장 심으려 해도 마땅치 않다는 것이다.

장 회장은 "(대체작물로는) 콩, 율무, 팥 정도인데 FTA로 인해 가격이 매우 낮은 상황이라 대체작물을 심더라도 소득을 기대하기 힘들다"며 "잡곡과 생육상태도 맞지 않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향후 대책과 관련해선 "농민 스스로 해결하기란 상당히 어려워 국가적 차원에서 행정력을 동원해서라도 생산 농민을 도와 줄 방법을 찾아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장 회장은 "실질적으로 토종 백수오는 굉장히 좋은 약재"라며 "앞으로 제천 지역을 중심으로 품질 관리를 철저히 해 누가 먹어도 안전하게 먹을 수 있도록 재배 관리를 하겠다"고 약속했다.

허윤하 기자 yhheo616@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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