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도(농부 작가)
형형색색의 꽃이 만발해 세상을 물들였습니다.
하지만 꽃 덕분만은 아닙니다. 사방천지에 돋아난 샛푸른 풀, 어느 한사람 눈길 한번 주지 않는 저 들풀의 역할 또한 빼놓을 수 없습니다.
저 풀의 푸르름이 없다면 백화의 화려함도 빛을 잃고 퇴색할 것이요, 5월의 영광 또한 무너져내릴 것입니다.
꽃의 화려함에 가려 빛은 나지 않지만 그래도 묵묵히 자신의 역할을 다하는 저 풀이 있기에 5월의 세상이 밝고 싱그러울 수 있습니다.
그러니 저 들풀 또한 5월의 당당한 주역입니다.
사람 중에도 그런 사람들이 있습니다. 부와 명예와 권력의 그늘에 가려 누구 한사람 보아 주고 알아 주는 이 없어도 묵묵히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하는 저 들풀같은 사람들 말입니다.
세상은 어쩌면 그런 사람들로 인해 그래도 살만한 곳이 아닌가 싶습니다.
5월도 어느새 마지막 주로 접어들었습니다. 아쉬움이 남는 이번 한 주만큼은 꽃에 가려 이름 한번 불리지 못했던, 그래도 5월을 만든 당당한 공신인 저 들풀에게도 관심을 갖고 박수를 보내는 그런 한주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한상도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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