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도(농부 작가)
샛푸른 나물이 전부였던 봄과 달리 붉고 진한 빛깔의 열매들이 잇달아 출시되어 저의 눈과 입을 자극하고 있습니다.
이름만 들어도 아랫도리가 '후달리는' 산딸기, 이미숙씨의 뒤태가 먼저 떠오르는 오디, 일명 뽕... 반백을 넘었지만 그래도 남잔데 어찌 모르는 척 외면할 수 있겠습니까?
한움큼씩 따서 입에 넣고 씹으니 시큼하고 새콤하고 달큼하게 번져나는 맛과 향. 손과 입은 이내 붉은 보랏빛으로 물들었습니다.
지갑을 들고 가지 않아도 질좋은 먹거리를 때마다 내어주는 태화산 마트. 이 또한 산에 사는 즐거움이 아니겠습니까.
오늘은 또 어떤 상품이 나왔는지, 일을 하다 출출한 오후쯤에는 운동삼아 또 한번 둘러봐야겠습니다.
한상도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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