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형표, 국회에서 쩔쩔 매... "'경계'되면 국가 이미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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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형표, 국회에서 쩔쩔 매... "'경계'되면 국가 이미지가.."
  • 허윤하 기자
  • 승인 2015.06.08 11: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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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계'수준에 걸맞는 조치하고 있어... 보상계획·시설격리, 준비 또 준비 중

▲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은 8일 중동기호흡증후군(메르스) 사태와 관련해 참석한 국회 긴급현안질의에서 초동 대응 실패 등에 대한 질문 공세를 받았다.
ⓒ 데일리중앙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이 8일 중동기호흡증후군(메르스) 사태와 관련한 국회 긴급현안질의에서 여전히 안일한 현실 인식을 보여줘 실망감을 안겼다.

초동 대응 실패에 대해선 순순히 인정하면서도 아직까지 지역사회 내 감염으로 확산된 것은 아니기 때문에 '경계' 수준으로 상향하는 것은 이르다는 입장이다.

또한 지방자치단체장 보다 한 발 늦은 정보 공개와 오류 투성이 정보제공으로 인해 뭇매를 맞고 있음에도 향후 보상계획이나 시설격리 조치에도 늑장으로 대응하고 있어 지적이 잇따랐다.

문 장관은 이날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긴급현안질의에 답변자로 참석해 새정치연합 이목희 국회의원의 질문 공세를 막아내느라 진땀을 흘렸다.

이 의원은 정부, 보건당국의 무능함과 뒷북 치기에 바쁜 느림보 행정을 문제로 걸고 넘어졌다.

먼저 메르스 사태와 관련해 박근혜 대통령에게 최초 보고 일자를 묻자 문 장관은 "지난 5월 26일 운영위원회에서 보고 드렸다"고 밝혔다.

평택성모병원에서 최초 감염자가 나온 지 5일 만이다.

이어 문 장관은 "대통령께는 수시로 진행상황을 보고 드렸고, 유선 상으로도 통화했다"며 "(대통령께선) 많이 걱정하셨고, 특히 모든 수단을 총동원해서라도 조기에 안정시킬 것을 주문하셨다"고 밝혔다.

하지만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 메르스 사태를 막았더라면 이처럼 2차, 3차감염으로 까지 확산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이 의원은 메르스 감염이 의심되는 환자들을 격리시키는 데 지나치게 시간이 많이 허비된 점도 지적했다.

이에 문 장관은 "격리병원과 콜센터 등을 사전에 준비해야지 혼란이 없기에 시간이 좀 걸렸다"고 답했다.

▲ 문형표 복지부 장관은 현재 위기 경고를 '주의' 수준에서 '경계'로 격상시키는 것에 대해 "아직 지역사회 내 감염은 아니다"라며 "'경계'로 올리면 국가 이미지가.."라고 답변해 안일한 인식을 보여줬다.
ⓒ 데일리중앙
하지만 국민 다수가 외출 시 마스크를 쓰거나 바깥 출입 자체를 극도로 자제하는 등 상당한 불안감을 느끼고 있어 현재 위기를 '주의' 수준에서 '경계' 수준으로 격상시키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그럼에도 문 장관은 "필요한 경우엔 즉각 올리겠지만 현재 '주의' 단계임에도 모든 대책은 '경계' 수준에 준해서 하고 있다"며 "내용이 중요하지 '경계'로 가면 국가적 이미지가.."라며 국민의 불안감 해소보다는 나라 이미지를 더 신경쓰는 듯 보였다.

그러면서 "현재 메르스는 분명히 병원 내 감염 현상으로 파악된다"며 "87명의 모든 확진환자가 병운에서 감염됐고 아직까지 지역사회 내 감염은 아니다"라며 안일한 현실 인식을 드러냈다.

이번 메르스 사태가 좀처럼 진전 국면으로 들어서지 않고 있어 향후 더 많은 감염 의심 환자와 격리 대상자에 대한 보상과 조치가 시급한 상황이다.

문 장관은 시설격리를 기본으로 해야 하지 않냐는 이 의원의 질문에 "현행법 상 아직"이라며 "시설격리를 권고하거나 유도하고 있지만 자가 격리를 하겠다는 사람이 대부분이다"고 답변했다.

또한 보상범위나 금액의 확대에 대해선 "지금 기준을 완화하고 있으니 나중에 발표하겠다"며 "음압격리병상이 부족하면 민간에 도움을 요청하는 협조체계를 구축 중"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이나 지방의 대형병원, 대학병원은 의료진이나 시설 장비가 비교적 잘 갖춰져 있지만 동네병원의 경우는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여기에 관련해선 "필요한 보호구나 마스크에 대해선 최대한 제재없이 지급해드리고 있다"며 "살펴보고 부족한 것이 있으면 신속히 대처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더불어 "(1차 의료기관이) 메르스 환자를 치료함으로써 발생하는 손실이 있다면 보전방안을 마련하겠다고 이미 발표했다"며 "방안은 구체적으로 만들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문 장관은 국민적 관심이 집중된 사안에 대해 대변자로 나선 것이 부담이 됐는지 마른침을 삼키며 다소 긴장된 모습을 보였다.

메르스 최초 감염자 발생 이후 20여일이 지났건만 정부는 아직까지도 시설격리, 보상 등 조치에 대해 '준비 중'이란 답변만 내놓고 있어 국민들의 불안과 신뢰도 하락은 겉잡을 수 없이 커져만 가고 있다.

허윤하 기자 yhheo616@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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