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보다 높이 뛰는 과천 집값, 무슨 일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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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보다 높이 뛰는 과천 집값, 무슨 일 있나
  • 이성훈 기자
  • 승인 2009.02.20 1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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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대비 변동률 1.2%로 높은 상승세... 매수세 없고 호가만 '훌쩍'

▲ 주요 상승지역 아파트 매매가 연초대비 상승률(%). (자료=스피드뱅크)
2008년 아파트값이 가장 크게 내렸던 과천 지역이 최근 두드러진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올해 들어서만 서울 강동구와 송파구에 이어 높은 상승률을 나타내고 있고, 전통적인 집값 강세 지역인 강남구보다도 더 큰 폭의 오름세를 타고 있다.

게다가 최근 집값 급등세를 견인하고 있는 재건축 아파트를 제외한 일반 아파트의 상승률도 수도권 지역 가운데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어 과천의 상승세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0일 부동산정보업체 스피드뱅크에 따르면, 2009년 들어 현재(2.18 기준)까지 아파트 매매가 변동률을 조사한 결과, 과천이 1.20% 상승해 강동(2.89%), 송파(1.80%)에 이어 세번째로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올 들어 아파트값 급등세가 연출된 강동, 송파 지역은 1월 초, 제 2롯데월드 건립 허용 및 한강변 초고층 개발 방침 등과 같은 대형 호재가 있었다. 그러나 과천은 직접적인 개발 재료가 없었음에도 1%를 훌쩍 넘는 상승률을 나타낸 것이어서 더욱 주목된다.

더구나 일반 아파트의 경우 연초 이후 0.68% 올라 수도권에서 단연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전체 아파트가 2.89%의 높은 상승세를 보인 강동구의 경우 일반 아파트는 0.48% 상승에 그쳤고, 각각 0.41%, 0.73%씩 내린 강남구와 서초구에 비하면 더욱 대조를 이루는 오름세다.

이 같은 과천의 상승세는 고점을 기록했던 2006년 이후부터 재반등에 성공한 2009년 이전까지 내림세를 살펴보면 이유를 분명히 알 수 있다.

과천은 2년 동안(2007년 1월~2008년 12월) 16.5% 내려 수도권 지역 가운데 최대 하락률을 나타냈다.

신규 입주 물량이 대거 집중돼 큰 내림세를 나타냈던 송파(-13.9%)보다 더욱 짙은 내림세를 보였다. 경기 불황 탓에 중대형을 중심으로 내림폭이 커진 분당(-9.3%), 용인(-8.2%)보다도 두 배 이상 큰 하락세를 나타냈다.

이처럼 상대적으로 낙폭이 컸던 만큼 최근 규제 완화 기조 속에 수요자들의 바닥권에 대한 인식도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별양동의 S중개업소 대표는 "최근 강남 부동산 시장이 꿈틀거리기 시작하면서 상승 기대감이 증가한 것은 사실"이라며 "급매물은 소진됐지만 본격적인 활황세로 보기엔 아직 추격 매수가 부족한 상태"라고 전했다.

실제로 별양동의 주공2단지 59㎡(18평형)의 경우 재건축에 대한 기대감에 가격이 폭등했던 2006년 말 9억8000만~11억원에 시세를 형성했다가 2008년 말 6억3000만~7억원까지 급락하기도 했다.

하지만 강남권이 각종 개발 계획과 재건축 규제 완화 정책에 힘입어 올 해 들어 강세를 보이면서 1월 한 달 간 5500만원 상승했다. 2007년 4월 안전 진단을 통과한 후 사업에 진척이 없는 상태지만 그 이후로도 꾸준히 증가를 보이며 현재 7억~7억5000만원에 시세를 형성하고 있다.

별양동의 H중개업소 관계자는 "2단지 59㎡(18평형)은 과천에서 위치도 좋은 편이고 대지 지분도 넓은 편이어서 가장 먼저 반응한 것 같다"며 "그동안 풀릴 듯 말 듯한 규제 때문에 재건축 사업에 진척이 없었는데 대부분 규제가 풀려 곧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현재의 상승 움직임이 예전과 같은 급등세로 이어질 것인지에 대해서는 다소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강남권과 가깝다는 점이 시세 상승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지만 막상 강남권 내에서도 여전히 하락폭이 큰 매물이 다수 존재하기 때문이다.

일례로 별양동의 래미안슈르 105㎡(32평형)이 현재 7억2000만~8억6000만 선에 시세가 형성돼 있지만 같은 규모의 서초구 LG자이가 7억5000만~9억원에 시세가 형성돼 있어 래미안슈르와 큰 차이가 없다.

이성훈 기자 hoonls@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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