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 박 대통령의 '혼이 비정상' 발언 연일 공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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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 박 대통령의 '혼이 비정상' 발언 연일 공세
  • 석희열 기자
  • 승인 2015.11.11 14: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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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포기·국민정신감정 발언' '시공초월화법'... 선거 개입 발언은 '탄핵감'

▲ 새정치연합은 1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전날 박근혜 대통령의 국무회의 발언을 강도 높게 비판하며 총공세를 펼쳤다.
ⓒ 데일리중앙
[데일리중앙 석희열 기자] 박근혜 대통령의 국무회의 발언이 파장을 낳고 있다. 야당에게 공격의 빌미가 되고 있다.

박 대통령은 지난 10일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면서 역사교과서 국정화 논란과 관련해 "바르게 역사를 배우지 못하면 혼이 비정상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고 한다. 국민의 상당수가 정신이 혼미하고 정상이 아니라는 얘기다.

앞서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10월 22일 여야 지도부와의 청와대 5자 회동에서는 "(현행 검인정) 교과서에서 좌편향의 기운이 느껴진다"는 말을 하기도 했다.

대통령의 이러한 발언에 대해 새정치연합 김성수 대변인은 지난 10일 "너무도 비상식적인 말이어서 충격적"이라고 논평했다.

그러면서 박 대통령에 대해 "참으로 무서운 대통령"이라고 비판했다.

대통령을 향한 이 같은 공세는 11일에도 이어졌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새정치연합 최고위원회의에서는 박근혜 대통령의 발언을 성토하는 목소리가 넘쳐 났다.

먼저 문재인 대표는 "역사학자 90%를 좌파로 몰고 역사교과서 99.9%를 좌편향으로 몬데 이어 국민들까지 비정상으로 몰아가는 박근혜정권이야말로 비정상적인 정권"이라고 포문을 열었다.

문 대표는 "지금 역사교과서 99.9%가 좌편향이고 잘못된 교과서라면 그 교과서들을 검정해준 박근혜 정부의 잘못에 대해서는 왜 책임지지 않고 사과하지 않는 것인가"라며 "역사교과서에 관한 박근혜 대통령의 발언이야말로 참으로 비정상"이라고 지적했다.

이종걸 원내대표는 '영혼 포기 발언' 등의 표현을 써가며 더 거칠게 대통령을 공격했다.

이 원내대표는 박 대통령의 국무회의 발언을 언급하며 "대통령 스스로 '국민정신 감정'을 자처해서 국정화에 반대하는 국민들은 제정신이 아니라는 진단을 내린 것처럼 보인다"며 "주권자인 국민을 모욕하는 발언"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이런 대통령의 임기가 아직 2년이나 남아 있다"며 "참으로 무섭다"고 개탄했다.

주승용 최고위원도 거칠게 대통령을 쏘아붙였다.

주 최고위원은 "아버지(박정희 전 대통령)는 부국을 앞세운 독재로 민주주의를 짓밟고 그의 딸(박근혜 대통령)은 국민정신을 개조하겠다고 나섰다"고 비난 수위를 높였다.

그는 이어 "국민의 정신을 개조하겠다고 나선 새마음운동은 지금에 와서 역사국정교과서로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 교육을 통해서 국민의 가치관을 좌지우지할 수 있다는 위험한 발상을 한 것이다.

전병헌 최고위원은 박 대통령의 발언을 '시공초월화법'이라고 꼬집었다.

전 최고위원은 "대통령께서 연예인처럼 유행어 욕심이 있는 것도 아닐진대 도대체 '혼이 비정상'이라는 말이 무슨 말씀인지 알아들을 수가 없다. 지금까지 정부가 펼쳐온 논리대로라면 90%의 역사학자들과 이른바 좌편향 교과서로 공부한 99.9% 청년들의 혼이 모두 비정상이라는 것인지 참으로 실소를 금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10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역사교과서 국정화 논란과 관련해 "바르게 역사를 배우지 못하면 혼이 비정상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해 야당이 강력 반응하는 등 파문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청와대)
ⓒ 데일리중앙
박 대통령의 내년 총선을 겨냥한 발언도 도마 위에 올랐다. '배신의 정치' 발언에 이은 대통령의 '국민 심판' '진실한 사람 선택' 발언이 야당을 자극했다. 새정치연합은 '명백한 선거 개입'으로 규정했다.

이종걸 원내대표는 "박 대통령이 국회를 향해 '민생을 볼모로 잡고 있다'며 '진실된 사람만이 선택받아야 한다'고 한 말은 '누가 날 감히 탄핵소추 하겠냐'는 자신감의 표현이 담겨있는 것 같다"며 "선거개입 의혹도 있다"고 말했다.

주승용 최고위원은 어제 대통령의 발언은 명백한 선거 개입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주 최고위원은 "대통령의 뜻대로 따르는 자신의 사람은 진실된 사람으로 지지를 호소하고, 대통령의 뜻에 반대하는 사람은 거짓된 사람으로 국민들께 심판해달라는 것은 정치도의는 물론이고 상식 밖의 일"이라고 비판했다.

아주 정파적이고 매우 계파적이면서 사실상 선거 개입 발언을 또다시 저질렀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전병헌 최고위원은 "대통령의 어제 말씀은 사석에서도 가려서 해야 할 수준의 발언인데 엄중하고도 불편부당해야 할 국사를 논하는 국무회의장에서 공개적으로 말씀하셨다는 것 자체가 믿기지 않을 정도"라며 "유체이탈 화법을 넘어 시공초월화법을 선보이고 있는 것은 아닌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유승희 최고위원은 박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국민과 국회를 능멸하는 발언"이라며 "국민들이 절대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유 최고위원은 "노무현 대통령에 비춰 봤을 때 이 정도면 몇 번은 탄핵을 받았을 것"이라고 박 대통령 발언을 '탄핵감'이라고 주장했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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