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연합, 시위대를 IS에 빗댄 박근혜 대통령 맹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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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연합, 시위대를 IS에 빗댄 박근혜 대통령 맹비판
  • 석희열 기자
  • 승인 2015.11.27 21: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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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나라 대통령이 자국민을 테러집단에 비유하나"... 대국민 사과 촉구

▲ 새정치연합은 27일 최고위원-중진 연석회의를 열어 자국 시위대를 테러집단 IS에 빗댄 박근혜 대통령의 지난 24일 국무회의 발언을 '극언' '막말' 등의 표현으로 거칠게 비판했다.
ⓒ 데일리중앙
[데일리중앙 석희열 기자] 새정치연합이 지난 14일 서울도심에서 대규모 반정부 시위를 벌인 시위대를 IS(이슬람 무장세력인 이슬람 국가)에 빗댄 박근혜 대통령을 맹비난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24일 국무회의를 주재하면서 "복면 시위는 못하도록 해야 한다. IS도 그렇게 지금 하고 있지 않느냐"라며 시위대를 IS에 비유하는 충격적인 발언을 했다. 자국민 시위대를 테러집단에 견준 것이다.

대통령의 발언이 파장을 낳고 있는 가운데 미국 경제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의 한 기자는 자신의 트위터에 "한국의 대통령이 '자국시위대'를 'IS'에 비교했다"고 올리며 놀라움을 나타내기도 했다.

27일 국회에서 열린 새정치연합 최고위원회의-중진의원 연석회의는 박근혜 대통령의 우리 국민을 'IS"에 빗댄 충격적인 발언을 성토하는 장이었다.

먼저 문재인 대표가 "먹고살기 힘들다고 절규하는 국민의 목소리를 차벽으로 차단하고 살인적 진압을 자행하고 그것도 모자라 국민을 IS와 같은 테러 세력, 불온 세력으로 연일 매도하고 있다"고 포문을 열었다. 

문 대표는 "지금 테러를 당하는 것은 국민이다. 무방비상태의 69세 노인을 물대포로 공격해서 사경에 빠뜨리는 것이야 말로 국민에 대한 공권력의 테러다.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은 국민에 대한 물리적, 정신적 테러를 당장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근혜 정권이 추진하는 '복면금지법' 관련해서도 원색 비난이 쏟아졌다.

문 대표는 "복면을 벗겨야 할 불법세력은 따로 있다. 헌정을 유린한 국정원의 불법 대선 개입과 불법 해킹, 국민의 무고한 생명을 앗아간 세월호 참사, 정권 핵심 실세들이 연루된 성완종 리스트, 비선 실세들의 국정 농단, 천문학적인 방산비리와 구멍 뚫린 안보를 책임져야 할 사람들이야 말로 대한민국의 민주주의와 국민의 안정과 생명을 위협하는 불법세력이다. 정부는 복면금지법을 말하기 이전에 이들의 복면부터 벗기고 정체를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종걸 원내대표는 박정희 전 대통령이 40여 년 전 삼선개헌과 유신체제를 준비하면서 했던 발언과 박근혜 대통령의 최근 담화(발언)를 비교하며 "두 사람의 야당관이 놀랄 만큼 같다"고 비난했다.

문희상 의원은 "권력에 의해 국회가 무시당하고 국민이 무시당하는 것은 민주주의의 본질이 아니다. 대통령이 국회와 국민을 통치의 대상으로만 보는 것 같다"고 대통령의 최근 발언을 성토했다.

이미경 의원은 역사교과서 국정화와 박 대통령의 최근 발언 등을 언급한 뒤 "대한민국의 미래를 거꾸로 가게하고 있고, 국민을 분열시키고 있고, 정치를 후퇴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24일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면서 "복면 시위는 못하도록 해야 한다. IS도 그렇게 지금 하고 있지 않느냐"라며 지난 14일 서울도심 시위대를 IS에 비유하는 충격적인 발언을 했다. (사진=청와대)
ⓒ 데일리중앙
박 대통령의 국무회의 발언을 극언 수준의 막말이라고 성토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원혜영 의원은 "온 국민이 김영삼 전 대통령의 서거를 애도하고 고인의 유지를 기리는 가운데 누구보다 언행을 삼가해야 할 대통령이 국민과 국회를 향해 극언수준의 막말을 쏟아낸 것은 심히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개탄했다.

특히 "자국민을 테러집단인 IS와 동일시한 발언은 어떠한 이유를 대더라도 용납하기가 어렵다"고 지적했다.

원 의원은 "선진민주주의국가에서라면 탄핵을 당하고도 남을 발언이고, 외신기자들조차도 박 대통령의 발언이 사실이냐며 극도의 놀라움을 표시하고 있다"면서 "대통령은 국민 앞에 즉각 사과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유승희 최고위원은 자국 시위대를 IS에 비유한 발언에 대해 "막말의 대명사 도널드 트럼프와 아베 신조도 놀랄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유 최고위원은 "대통령이 청와대의 정책을 비판한다고 해서 시위에 나온 일반 국민을 테러리스트, 살인자, 악의 존재로 몰아가고 전멸시켜야 할 적으로 규정한 것은 너무나 애통하고 안타까운 일이다. 대통령이 제 맘에 안 든다고 국민을 적으로 몰아가서야 되겠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새정치연합 지도부는 박근혜 정부의 독선과 무능을 바로잡고 진정한 국민통합을 이뤄내기 위해서는 야권의 분발과 각성, 단결이 필요하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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