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데일리중앙 이성훈
민주당은 18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전주 덕진과 인천 부평을 두 곳을 전략 공천지역으로 결정했다. 이는 정 전 장관의 전주 덕진 공천 배제를 염두에 둔 것이어서 주목된다.
전주 덕진 전략공천... 정동영 공천 배제 수순?
민주당 지도부의 이러한 선택은 정 전 장관에게 당선이 손쉬운 전주 덕진보다는 수도권에서 한나라당 후보를 꺾어 당에 기여하라는 것으로 보인다. 이명박 정권에 대한 중간 평가의 성격을 띄는 이번 재보선에서 수도권인 부평을 승리를 통해 MB 정부를 심판하겠다는 복안이다.
당 공천심사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미경 사무총장은 이날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이 같은 뜻을 숨기지 않았다.
이 총장은 "이번 재보선 전략에서 정동영 전 장관의 경우 어느 곳에 나가는 것이 본인에게 도움이 되고 당에도 도움이 될 것인지 함께 검토해야 된다"며 "당의 전략에 도움이 되는 것은 우선 1차적으로 부평을 선거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부평을을 중심으로 전략을 짜고 있음을 내비친 것이다.
민주당이 이처럼 부평을 선거구에 강한 집착을 보이는 것은 이곳이 지난 총선 참패를 만회할 수 있는 수도권 진출의 전략적 요충지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여기서 승리할 경우 정체에 빠져 있는 당의 지지율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승리를 낚아챌 경우 당으로서는 일석이조인 셈이다.
전주 덕진은 누가 나가도 당선... 부평이 전략 요충지
이와 관련해 김유정 대변인은 "부평을의 경우 수도권에 좀더 탄탄한 교두보를 마련한다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또 전주 덕진이 전략 공천 지역으로 선정된 데 대해 "당이 일사분란하고 불필요한 오해가 없도록 하고, 갈등하는 모습으로 비쳐지면 안 된다는 필요성에 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정 전 장관이 이 같은 당의 결정을 순순히 받아들일지는 매우 불투명하다. 벌써부터 반발 기류가 나타나고 있다. 일부에서는 친노 진영의 '다구리'에 의한 집단구타라는 거친 불만도 새어나온다. 공천 내홍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정동영 쪽 강한 반발... 친노 진영의 '다구리'?
정 전 장관의 지지세력인 '정동영과 통하는 사람들'의 홍성룡 대표는 이날 <평화방송>과 인터뷰에서 "당내 주류를 형성하고 있는 정세균 대표를 비롯한 일부 386 의원들이 정 전 장관의 복귀를 부담스러워 한다"며 "한줌도 안 되는 당권이란 기득권만을 지키기 위한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비난했다.
반발 기류가 확산될 경우 당내 역학구도 상 '정세균 대 정동영'의 대리전이 전면화할 수도 있다. 이렇게 되면 취임 당시부터 약세 리더십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정세균 대표의 지도력이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인지 정세균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당의 단합을 유독 강조했다. 그는 "이번 재보선 정말 중요한 선거로 보고 당이 하나돼 승리하는 선거로 만들겠다"며 "승리를 위해 당이 단합해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당 지도부, 단합 강조... 정세균 "이번 보선 정말 중요"
22일께 귀국할 것으로 알려진 정 전 장관이 당 지도부의 결정에 대해 어떤 태도를 취할 지가 공천 내란의 최대 변수가 될 전망이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