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중앙 석희열 기자] 삼성그룹이 새만금 신재쟁에너지 350만평 용지에 7조6000억원를 투자하는 계획을 사실상 철회하기로 내부방침을 세운 걸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삼성발 '새만금 투자 액소더스'에 전북도민은 정부와 삼성에 농락당했다며 삼성 불매운동까지 거론하고 있다. 여기에 정치권이 가세하면서 논란이 거세질 전망이다.
"그룹의 사활을 걸고 투자하겠다"고 한 약속을 지키라는 전북도민의 요구에 삼성은 말이 없다. 삼성그룹은 사실 확인을 묻는 질문에 부인도 시인도 하지 않은 채 "입장이 없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삼성의 새만금 투자 계획은 2011년 국무총리실이 주도해서 농림식품부, 지식경제부, 전라북도가 함께 삼성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함으로써 제시됐다.
새만금 사업은 당시에도 이명박 정부의 LH(토지주태공사) 본사 전북 이전이 무산되면서 들끓는 전북 민심을 달래기 위한 정치쇼라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4대강사업이 22조원의 국민세금을 쏟아부어 3년 만에 마무리된 것과 비교하면 새만금사업의 현실은 너무나 초라하다.
삼성은 지난 5년 간 구체적인 투자계획 수립 없이 관계 기관과의 협의도 미루면서 약속 이행에 대한 어떤 의지도 보이지 않았다. 삼성의 이러한 태도는 정부의 강요에 못 이겨 투자 의지도 없이 MOU를 체결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현재 새만금사업 전체 매립 예정 부지의 19.5%만 매립이 된 상태다. 정부가 2014년 9월에 확정한 새만금 기본계획안에 따르면 2020년까지 전체 개발 면적의 72.7% 매립이 끝나야 한다. 그러나 이대로라면 30% 매립도 쉽지 않아 보인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2017년까지 새만금 기반 구축을 완료하고 2020년까지 내부개발을 완성하겠다"고 한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공약도 진실성이 의심받고 있다.
야당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특히 국민의당은 중앙당 차원에서 대응책을 고심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정의당 등 야3당이 공동대응에 나선다는 입장이다.
정동영·조배숙·유성엽·김관영·김광수·이용호·김종희 등 국민의당 국회의원 7명은 2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삼성그룹의 약속 이행을 강하게 요구했다.
"우리는 삼성이다. 삼성은 법률적 약속에 앞서 도덕적 약속을 우선시하는 기업이다."
2011년 MOU 체결 당시 삼성의 책임 있는 임원이 한 말이다.
조배숙 의원은 "책임 있는 삼성의 모습을 기대하며 미래비전과 동북아 중심지 새만금에 5년 전의 약속대로 과감하게 실천해줄 것을 다시 한번 촉구한다"고 말했다.
또 천정배 국민의당 대표는 전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삼성이 투자 의지도 없이 MOU를 체결했다면 국내 최대기업으로서 책무를 외면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천 대표는 이어 "정부는 더 이상 새만금 문제를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말고 당초 약속한 대로 대한민국의 신성장동력을 창출할 세계적인 명품도시로 만들 방안을 제시하고 실천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주현 최고위원도 "정부와 삼성은 새만금과 같이 시작한 푸동과 빈하이 개발이 중국 정부의 전폭적 지원을 통해 동북아 경제대국 중국을 이끌고 있는 것에 대응해 이명박 정부 이래 공약해왔던 바와 같이 새만금을 동북아중심으로 만들어가는 데에 적극 나서라"고 촉구했다.
삼성그룹은 여전히 공식 입장을 내는 것을 꺼려하고 있다.
삼성 관계자는 새만금사업 백지화와 관련해 부인도 인정도 하지 않은 채 "할말이 없다" "정해진 것이 없다" "2021년까지 아직 시간이 있다" 등의 말만 했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