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 국회연설서 이중적 노동시장 문제점 집중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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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석, 국회연설서 이중적 노동시장 문제점 집중 지적
  • 김주미 기자
  • 승인 2016.06.20 10: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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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향 평준화가 해답... "서울메트로 정규직-비정규직 일자리 지도 작성할 것"
"이번 구의역 사건과 관련해 서울메트로는 얼마를 벌어서 어디다 썼고 정규직과 비정규직은 각각 무슨 일을 하고 얼마를 가져가는지, 하청업체는 무슨 일을 하고, 얼마를 가져가는지 상세한 파악이 필요합니다."

[데일리중앙 김주미 기자]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20일 20대 국회 첫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우리 사회의 가장 첨예한 문제인 양극화와 이에 따른 소득 불평등 문제를 집중적으로 짚었다.

최근 논란이 된 메피아(서울메트로+마피아) 문제와 대기업-중소기업, 정규직-비정규직 간 소득 불평등 문제를 사례를 들어가며 지적했다.

"한국은 미국과 함께 가장 불평등한 국가군에 속합니다. 한국의 경우, 소득 상위 10%의 사람들이 전체 소득의 절반을 가져간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우리 사회에서 소득 상위 10%에 속하는 사람들은 대기업의 오너나 경영진, 의사와 변호사 등 전문직 종사자, 그리고 대기업과 공공부문 정규직 노동자들입니다. 이들의 연봉은 평균 1억을 넘습니다.

하위 90%에 속하는 사람들은 비정규직 노동자, 중소기업 노동자, 영세 자영업자들입니다. 이들의 연봉은 2000만에서 3000만원 정도입니다."

정 원내대표는 "불평등이 이렇게 심하면 대한민국이라는 공동체는 건강하게 유지될 수 없다"며 분배의 정의를 강조했다.

이어 구의역 비극을 언급했다. 지난 5월 28일 서울 구의역에서 고장난 스크린 도어를 수리하던 19살 비정규직 김아무개씨가 사망했던 걸 염두에 둔 것이다. 컵라면 먹을 시간도 없이열심히 일했던 김씨의 월급은 대략 144만원.

정진석 원내대표는 "구의역 사건은 정규직에 대한 과다한 보호가 비정규직에 대한 수탈로 이어지는
노동시장의 이중성 문제를 고스란히 드러냈다"고 지적했다.

서울메트로에 대해 철밥통 공기업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다고 질타했다.

정 원내대표는 "서울메트로 퇴직자들은 월 440만원을 받았다. 이들에게 과도하게 떼주다 보니 김군(구의역 희생자) 같이 현장에서 고생하는 직원들의 월급은 144만원에 불과했다. 철밥통의 대가를 비정규직 청년들이 치르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이중적 노동시장의 문제점을 언급했다.

정 원내대표는 "한국 경제의 가장 큰 문제는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격차가 너무 크고 이 격차가 갈수록 더 벌어진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최근 고용노동부 자료에 의하면 정규직 평균 월급은 319만원, 비정규직은 137만원이다.

기아 자동차 공장의 본사 정규직 노동자는 연봉 1억원을, 같은 공장에 근무하는 사내 하청 노동자는 5000만원의 연봉을 받고 있다. 1차 협력사의 사내하청, 2차 협력사로 내려가면 노동자의 연봉은 다시 2500만원 정도로 줄어든다. 2차 협력사의 비정규직 노동자의 급여 수준이 본사 정규직 노동자의 1/4에 불과한 것이다.

본사 정규직이 되느냐, 협력사의 직원이 되느냐, 2차 협력사의 직원이 되느냐에 따라 봉건제처럼 엄격한 신분질서가 결정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정 원내대표는 "어떠한 기술을 가지고 있고 얼마나 열심히 하느냐가 아니라 정규직이냐 비정규직이냐, 대기업이냐 중소기업이냐에 따라 임금이 결정되는 것이 이중적 노동시장"이라며 "IMF와 OECD가 한국경제에 제시하는 해법은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지나친 격차를 줄이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문제 해결을 위해 우선 일자리 생태계 지도를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구의역 사건과 관련해 서울메트로는 얼마를 벌어서 어디다 썼고 정규직과 비정규직은 각각 무슨 일을 하고 얼마를 가져가는지, 하청업체는 무슨 일을 하고, 얼마를 가져가는지 상세한 파악이 필요합니다."

정 원내대표는 "먼저 이 지도가 그려져야 무엇을 어떻게 고쳐야 할지 제대로 된 대책이 나올 수 있
다"고 말했다.

국회는 구의역 사고 청문회와 대우조선해양 청문회 등을 예정하고 있다.

정 원내대표는 "일단 구의역 사고를 낸 서울메트로, 막대한 규모의 구조조정 자금이 투입되는 대우조선해양부터 일자리 생태계 조사를 하려고 한다"며 "국회에서 구의역 사고 청문회가 열리면 첫 번째 과제는 서울메트로의 정규직-비정규직 일자리 지도 작성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계층 간 소득 양극화 문제를 풀 해답으로 중향 평준화를 제시했다.

정 원내대표는 "비정규직의 처우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누군가의 양보가 필요한데 상대적으로 고임금에 여러 가지 복지 혜택이 많은 정규직들이 우선 양보해야 한다"면서 "이것이 '중향 평준화'"라고 말했다.

이어 박근혜 정부가 추진하는 노동개혁을 통한 양극화 극복을 언급했다.

정 원내대표는 "경제민주화는 '자본의 양극화'에 대한 해법"이라며 대기업의 책임 경영 강화를 강조했다.

일부 대기업에 대해서는 우리 경제 생태계를 파괴하는 외래 어종 '배스'에 빗대 비판했다.

정 원내대표는 "이 외래 어종이 먹어 치우는 양이 너무 많아토종 물고기가 멸종하고 건강한 생태계의 균형이깨지고 있는 것처럼 일부 대기업으로의 부의 집중과 불공정한 갑을 관계는 대한민국 경제 생태계를 망가뜨리고 있다"고 강하게 지적했다.

또한 대기업의 불법, 탈법적 경영권 세습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의 입지 선정을 위한 용역결과 발표를 앞두고 격화하고 있는 영남권(동남권) 신공항 갈등과 관련해서는 국익 우선을 강조했다.

정 원내대표는 "동남권 신공항은 국익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 대한민국 국익을 지키고 국민 통합을 이끌어야 할 정치지도자들과 시도지사들의 자제와 냉정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정 원내대표는 "불필요한 특권을 내려놓고 국민 눈높이에 맞춰 일하는 국회, 생산적인 국회로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렇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특권을 내려놓을지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았다.

한편 국회는 21일에는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대위 대표, 22일에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연설을 들을 예정이다.

김주미 기자 kjsk@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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