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업용' 삭카린, 알고보니 식약청이 '식용으로' 수입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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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업용' 삭카린, 알고보니 식약청이 '식용으로' 수입허가
  • 석희열 기자
  • 승인 2009.10.09 23:35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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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현희 의원, 국감서 식약청 강하게 질책... 윤여표 청장 "미안합니다" 대국민 사과

주로 단무지에 들어가는 삭카린나트륨이 공업용으로 밝혀져 식약청에 적발됐지만 알고 보니 식약청이 식용으로 수입 허가했던 것으로 드러나는 웃지 못할 일이 국감장에서 벌어졌다.

국회 보건복지위 민주당 전현희 의원(위 사진)은 식약청이 지난 4월 공업용 삭카린나트륨을 적발해 발표한 것에 대해 "식약청이 식용으로 수입 허가해놓고 적발한 것만 부각시켜 책임을 회피하고 잘못을 은폐하려 했다"고  9일 국회에서 열린 식약청 국정감사에서 지적했다.

공업용 삭카린 식용으로 유통... 식약청에 일차적 책임

전 의원은 이어 "수백톤의 공업용 삭카린나트륨이 식용으로 수입 허가돼 소비자에게 유통된 데는 식약청에 일차적 책임이 있다"며 윤여표 식약청장의 대국민 사과를 요구했다.

이에 윤 청장은 "(공업용 삭카린을) 찾아내서 예방하지 못한 데 대해 국민에게 사과를 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전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식약청이 허가 승인해 시중에 유통됐던 공업용 삭카린나트륨은 언뜻 봐도 '공업용외 식용으로 쓸 수 없다'는 문구가 포대에 적혀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러나 식약청은 수백톤의 공업용 삭카린나트륨이 시중에 유통될 때까지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던 것이다.

식약청, 공업용 삭카린 식용으로 유통 알고도 아무런 조치 안해

▲ 공업용으로만 사용, 식용으로는 사용할 수 없음이 적혀 있는 수입 삭카린나트륨 포대. (식약청 제출자료)
ⓒ 데일리중앙
밤 늦게까지 진행된 이날 국감에서는 전 의원의 질의가 단연 돋보였다.

그는 "그동안 수입돼 소비자의 식탁에 오른 '알고보면 공업용인' 삭카린나트륨은 아무 문제없이 소비된 것이다. 그럼에도 식약청은 사과 한 마디 없었다"며 윤 청장을 1차 질의, 추가 질의, 보충 질의까지 하며 몰아세웠다.

윤 청장 "정말 죄송합니다"... 안경 고쳐 쓰며 답변에 진땀

준비를 완벽하게 한 전 의원이 문제 제기에 이어 증거를 제시하며 퇴로를 봉쇄하자 윤 청장은 공업용 삭카린을 식용으로 수입 허가했다는 자백과 함께 대국민 사과를 했다.

▲ 9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식약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윤여표 식약청장이 의원들의 질의에 곤혹스러운 듯 안경을 고쳐 쓰고 있다.
ⓒ 데일리중앙 이성훈
이날 윤 청장은 의원들의 송곳 질의가 쏟아지자 안경을 벗었다가 고쳐 쓰는 등 곤혹스러워 하는 표정이 역력했다.

전 의원은 공업용 삭카린나트륨이 소비자에게 유통된 데 대해 감사원 감사를 청구해 추가적으로 식약청의 잘못을 명명백백 밝힐 예정이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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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바퀴 2009-10-10 12:46:32
저런 인간 안 데려가고

유리왕 2009-10-10 02:12:43
역시 유능한 의원은 달라.
참 똑소리나게 생겨셨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