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 봉암사 지증대사 적조탑비 국보 지정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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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청, 봉암사 지증대사 적조탑비 국보 지정 예고
  • 데일리중앙 기자
  • 승인 2009.11.05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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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청은 5일 '봉암사 지증대사 적조탑비(鳳巖寺 智證大師 寂照塔碑, 보물 제138호)'를 국보로 승격 지정 예고했다.

국보로 지정 예고된 '봉암사 지증대사 적조탑비'는 구산선문의 하나인 희양산문의 개창자 도헌국사, 곧 지증대사의 탑비이다. 비석의 크기나 귀부와 이수의 조각수법 등이 통일신라 말기를 대표하는 전형적인 양식과 기법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이 비의 비문은 신라가 낳은 대학자이며 문장가인 최치원이 지은 것으로 그가 지은 다른 비문들인 ▲대숭복사비(大崇福寺碑) ▲성주사낭혜화상백월보광탑비(聖住寺郎慧和尙白月?光塔碑, 국보 제8호) ▲쌍계사진감선사대공탑비(雙磎寺眞鑑禪師大空塔碑, 국보 제47호)와 함께 4산비문의 하나로 일컬어진다.

비문에는 신라의 불교사를 3시기로 나눠 약술하고 도신(道信) - 쌍봉(雙峰) - 법랑(法朗) - 신행(愼行) - 준범(遵範) - 혜은(慧隱) - 도헌(道憲)으로 이어지는 도헌국사의 법계를 구체적으로 기록하고 있다. 따라서 신라 하대의 불교사 특히 선종사 연구의 중요한 1차 사료가 된다.

또한, 이 비에는 탑비를 세운 연대와 비문을 쓰고 각자(刻字)한 사람이 분황사의 승려 혜강임이 밝혀져 있어서 한국 서예사 연구에도 중요한 자료가 된다고 문화재청은 설명했다.

한편, 비문을 쓴 저자 최치원은 여타 전기자료와는 달리 지증대사의 일생 행적을 여섯 가지의 신이(神異)한 사실〔육이(六異)〕과 여섯 가지의 훌륭한 행적〔육시(六是)〕으로 정리하고, 예를 들어가며 구체적으로 기술했다. 이는 다른 비문에서는 볼 수 없는 전기 서술의 한 특징이다.

또한, 이 비문은 신라 하대의 인명, 지명, 관명, 사찰명, 제도, 풍속 등 많은 정보를 담고 있다. 우선, 신라의 왕토사상 및 사원에 토지를 기진(기증)하는 절차를 알려주는 내용이 있다.

신라 말 선종 산문의 개창이 지방 유력자의 후원에 힘입어 이루어졌음을 알려주는 기록과 건립의 후원자가 명확하게 밝혀진 점, 사원 운영의 주체인 사직의 구체적인 모습이 확인되는 신라 유일의 비라는 점도 의의가 크다. 특히 이 비문에는 백제의 소도에 대한 기록이 있는데 이는 백제 소도에 대한 정보를 알려주는 국내 유일의 기록이다.

이와 같이 이 비는 1085년 전에 세워진 고비로, 지증대사의 전기자료적 가치는 물론이고, 한국고대사 특히 신라선종사·서예사·한문학사 등 한국고대문화사 연구에 중요한 가치를 갖는 탑비로 평가된다.

'봉암사 지증대사 적조탑비'는 30일 간 국보 지정예고된 후 문화재위원회의에서 최종 지정 여부가 심의·결정된다. 문화재청은 지정예고 기간 동안 관련 내용에 대한 의견이 접수되면 최종 지정 심의에 반영할 예정이다.

데일리중앙 기자 webmaster@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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