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선후보 경쟁이 초접전이다. 윤석열 후보가 입당하고 대선후보로 나섰을 때는 거의 독주상태에서 시작됐다. 

당시 국민의힘은 정당 지지율에서 민주당에 상당한 격차로 뒤지고 있었고 대선후보로 확정적 우세를 보이는 사람도 눈에 띄지 않았다. 홍준표, 황교안 정도의 명성 있는 사람만이 미미한 지지율이 나오는 정도였다. 

그랬던 국민의힘이 여론의 주목을 받기 시작하며 상승기류를 타기 시작한 때가 지난 4월 서울과 부산의 보궐선거 즈음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젊은 지도자 이준석 대표의 등장으로 신선한 국민의힘으로 탈바꿈하고 이어진 보궐선거의 압승이 국민의 힘에 동력을 불어넣었다. 여기에 윤석열의 입당으로 국민의힘은 확실한 제1야당의 입지를 세웠다. 

이처럼 국민의힘에게 지지율을 끌어올리고 집권 가능성을 열게 해 준 1등 공신은 누가 뭐래도 이준석 대표와 윤석열 후보라고 할 수 있다. 이준석 대표가 추구해온 젊은정당론과 윤석열 후보의 법치와 공정론이 더해져서 국민의힘은 정당 지지율에서 앞서고 후보경쟁력에서도 앞서는 결과를 가져왔다.

이런 결과에서 최후로 과실을 따 먹는 대선후보가 누구일지 예측은 섣부른 상황으로 왔다. 토끼처럼 잘 뛰어 앞서 나가던 윤석열 후보가 주춤한 사이에 느릿한 걸음으로 뒤쫓아오던 홍준표 후보와 막상막하의 경쟁을 벌이게 된 것이다. 

원희룡 후보의 약진도 눈에 띈다. 앞으로 며칠 남은 최종 후보 선정에 홍준표 후보의 당선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본다.

잘나가던 후보 윤석열의 지지율 정체나 하락의 요인은 무엇인가를 분석하면 결과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국민은 윤석열의 정의감과 검찰 수장으로서 책임감에는 박수를 보내줬다. 무엇인가 뒤집어 놓을 듯한 강력한 지도력을 의심하지 않았다. 

그러나 잦은 말 실수와 변명하는 것을 보고 고개를 갸웃거리는 지지자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필자는 문재인 대통령이 국정과 관련해서 사과하는 것을 보았던가 할 정도로 사과에 인색했다. 사과했던 경우도 진정성이 없다고 느꼈다. 요즘 윤석열에게서 이런 점을 보고 있다.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하는데 주저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고 있다. 

본래 취지는 아니었는데 설명이 부족했다거나 언론이 앞뒤 자르고 보도를 해서 오해가 있었다는 등의 변명을 보면서 문 대통령의 인색한 사과와 오버랩됐다.

이런 점으로 윤석열 후보는 홍준표 후보에게 지지율을 잠식당하고 있어 보인다. 필자는 칼럼을 통해 윤석열 후보에게는 자세와 태도의 변화를 촉구했고 홍준표 후보에게는 인신공격성 네가티브를 자제하라고 말했었다. 

그 후 몇 차례의 토론을 보면서 윤석열은 변한 것이 별로 보이지 않았고 홍준표는 확실히 바뀐 것을 보았다. 대통령이 되려는 사람은 자신의 약점이 무엇인지를 깨닫고 시정하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상대 당 후보의 문제점은 차후 거론할 일이고 우선은 자신의 후보 요건을 거울에 비춰 봐야 한다. 후보자는 쓸데없는 말을 해서는 안 되고 자신의 말이 어떻게 들려지는지도 예상을 해야 한다.

앞으로 며칠 남지 않았다. 겸손하게 국민에게 다가가야 한다. 홍준표의 약진은 윤석열의 실수가 큰 원인이다. 왜 갑자기 홍준표가 윤석열을 제칠 정도로 뒷심을 발휘하는지를 보면 알 수 있다. 

홍준표가 한때 스타검사였다는 것을 윤석열이 잊었던 모양이다. 4선의 노련함과 경남지사, 2번의 당대표 경험은 윤석열을 당연히 능가한다. 

그렇다면 윤석열은 무엇으로 홍준표를 이길 수 있을까? 참신함이 무기였는데 시간이 가도 그 무기를 볼 수가 없었다. 유감 표명이라는 사과 아닌 사과를 하고 두 번 세 번 설명을 하는 경우를 국민은 어떻게 이해하겠는가...

홍준표 후보가 총명함은 떨어졌지만 노련함은 더 깊어졌고 참모의 조언을 듣는 경우가 많아진 것 같다. 그것이 후보자의 자세다.

윤석열 후보보다 홍준표 후보가 더 인간적이라고 말하는 보수층이 늘어나고 있다. 윤석열 후보가 보수층에게 거만해 보이기 시작했고 홍준표는 겸손해지기 시작했다. 

후보 결정이 며칠 남지 않았다. 며칠 사이에 습관을 바꿀 시간은 없을 것이다. 이미지 관리가 관건이다. 홍준표의 뒤집기 승리도 가능해 보인다.

이병익 기자 webmaster@daili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