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연초 주요국 증시 중 가장 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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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연초 주요국 증시 중 가장 부진
  • 송정은 기자
  • 승인 2024.01.19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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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연말 주요국 주가지수 중 상승률 1위를 기록했던 코스피가 올해 들어 30위까지 떨어지며 최하위권으로 추락했다. 겹악재가 과도하게 반영되며 주가를 끌어내렸기 때문이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들어 16일까지 코스피 등락률은 27개 국가(G20+아시아) 31개 주가지수 중 30위를 기록했다. 이 기간 코스피는 5.94% 하락하며 6.93% 떨어진 홍콩 항셍지수 다음으로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코스닥은 1.35% 하락하며 18위에 자리했다. 31개 지수의 평균 등락률은 -0.09%로 코스피와 코스닥은 평균을 모두 하회하는 등락률을 기록했다.

아르헨티나와 튀르키에 증시 그리고 일본의 닛케이225와 토픽스, 러시아 증시 등이 5% 넘는 상승률을 기록하며 상승률 상위를 차지했고 홍콩 항셍지수와 코스피를 비롯해 남아프리카공화국 증시, 중국 선전종합지수, 멕시코 증시가 하위권에 머물렀다.

코스피는 지난해 연말과는 완전히 다른 분위기다. 지난해 11월 이후 연말까지 코스피 상승률은 주요 7개국(G7)과 아시아 국가 중 1위를 기록했었다. 하지만 새해 들어 하락세를 지속하며 코스피는 최하위권으로 뒤처졌다. 2450선 아래로 떨어지며 코스피는 앞서 두 달간의 상승분을 모두 반납한 상태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는 주요국 주식시장 중 가장 낮은 수익률을 연초 이후 기록하면서 달갑지 않은 멍에를 썼다"면서 "세계 주식시장 연초 이후 낙폭은 1.1%로 비교적 얕아 국내 주식시장 투자자들이 느낄 상대적 박탈감이 크다"고 말했다.

코스피가 이처럼 주요국 증시들보다 더 부진한 이유는 악재가 겹치면서 외국인 이탈을 부추겼기 때문이다. 외국인은 올해 들어 선물시장에서 6조원 넘게 팔아치웠다. 금리 인하 기대감 축소에 주요 기업들의 기대 이하 실적, 중국 경기 부진과 지정학적 리스크가 겹치며 증시에 악재로 작용했다. 노 연구원은 "금리 인하 기대는 12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 공개 이후 축소됐고 여기에 삼성전자, LG에너지솔루션, LG전자 등 대표주들이 지난해 4분기 예상치를 하회할 실적을 발표했다"면서 "중국 경기 부진과 한반도 지정학 위험 부상도 외국인 투자심리에 영향을 줬다"고 분석했다. 이어 "외국인 자금 이탈이 환율 변동성을 키우고 높아진 환율 변동성이 다시 외국인 자금 이탈을 가속화하는 일시적 악순환 고리에 들어섰다"고 덧붙였다.

대외 변수 취약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는 상황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정윤 대신증권 연구원은 "1월에 계절적인 수급 영향력이 이전보다 극대화된 가운데 삼성전자와 LG에너지솔루션 잠정실적 발표 후 올해 실적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에 대한 불안, 외환시장 변동성까지 확대되며 코스피 낙폭을 키우고 있다"면서 "특히 외환시장의 경우 중동 지역 내 지정학적 리스크 고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조기 금리 인하 기대 후퇴, 중국 경기 불안 가중 등 복합적인 요인들이 맞물리면서 원·달러 환율의 대외 변수 취약성이 더욱 드러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코스피가 2400선 전후에서 지지력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되나 현재 증시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변수들을 해소하기까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여 기간 조정이 길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김 연구원은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 9.55배(10월 말 저점)가 2360선에 위치해 있어 코스피는 2400선 전후에서 지지력 확보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면서도 "다만 여전히 풀어야 할 과제들이 많아 이를 풀어가는 과정에서 기간 조정이 길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당분간 보수적인 대응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주가의 하방 요인으로 작용하는 과도한 금리 인하 기대감과 실적 불확실성이 아직 완전히 해소되지 않아 1월에는 조정과 종목장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과도한 금리 인하 기대감이 정상화되는 과정이 2월 초까지 지속될 가능성이 있고 올해 기업 실적에 대한 눈높이 조절도 필요해 지난해 4분기 실적이 본격적으로 발표된 이후 실적 전망치가 충분히 조정된 이후에 주가의 추세 상승이 가능할 것으로 보여 당분간 보수적 관점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송정은 기자 blue1004sje@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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