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수요 둔화로 배터리 업계 성과급 줄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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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수요 둔화로 배터리 업계 성과급 줄어
  • 송정은 기자
  • 승인 2024.01.31 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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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수요 둔화로 국내 배터리 3사 임직원이 받는 성과급도 대폭 줄어들었다. 회사는 지난해 대비 매출·영업이익이 감소해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지만, 내부에서는 불공정 분배 등을 이유로 불만이 커지고 있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29일 임직원에 2023년도 경영성과급을 기본급의 340~380% 수준으로 책정했다고 공지했다. 고과에 따라 지급률에 차이가 있지만, 평균으로 보면 약 362% 정도다. 지난해 지급률 870%와 비교하면 500% 이상 줄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부문별 재무성과 달성도인 자동차 전지 116%, 소형전지 87%, ESS(에너지저장장치) 92%에 따라 성과급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성과급이 전년 대비 대폭 줄면서 LG에너지솔루션은 직원들은 반발하고 있다. 성과 측정에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첨단 제조 생산 세액공제(AMPC)를 반영하지 않아 성과급이 줄었다는 것이다.

LG에너지솔루션 노조는 지난 30일 성과급 축소가 "불공정 분배"라며 규탄 집회를 열고, 김동명 사장에게 항의서한을 전달하기로 하는 등 노사 갈등을 예고했다.

최근 초과이익성과급(IPO)을 주기로 발표한 삼성SDI 역시 전자재료 부문을 중심으로 직원들의 불만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연봉의 37~39% 수준이었던 OPI가 올해 18%로 절반 이상 삭감됐기 때문이다. 전지 부문 32%, 본사(지원 조직) 28%과 비교해도 10%p 이상 낮은 수준이다.

이를 두고 지난해 전자재료 부문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각각 9.3%, 35%로 많이 감소한 만큼 어쩔 수 없다는 반응도 나온다. 다만 전 분기와 비교하면 유일하게 영업이익이 개선된 부문인 만큼 큰 폭의 지급률 차이를 두고 갑론을박이 오가는 상황이다.

아직 성과급 규모를 발표하지 않은 SK온은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연내 목표로 했던 흑자 전환에 실패하며 성과급을 지급하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임직원의 사기 진작을 고려하면 아예 지급하지 않을 수는 없어서다.

실제로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성과급을 받지 못한 SK온을 비롯해 SK지오센트릭, SK아이이테크놀로지 등에 위로금으로 기본급의 200%를 지급한 바 있다.

다만 올해는 SK그룹 계열사가 경쟁적으로 비용 절감에 나선 만큼, 일각에서는 위로금이 지급되지 않거나 지난해보다 대폭 축소된 수준으로 지급될 가능성도 언급되고 있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실적 베이스로 책정되는 성과급인 만큼 어쩔 수 없다는 반응이 있다"면서도 "책정 기준이나 그 규모에 대해서는 여러 불만이 나오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송정은 기자 blue1004sje@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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