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한강 리버버스' 운항 계획 발표... 시민단체 "환경 파괴사업"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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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한강 리버버스' 운항 계획 발표... 시민단체 "환경 파괴사업" 반발
  • 송정은 기자
  • 승인 2024.02.01 13: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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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서울시장 "10월 서울의 수상 대중교통시대 개막"... '한강 리버버스' 운항 계획 발표
"'한강 리버버스'를 매력적인 관광자원으로 활용해 '3000만 관광객' 시대를 열겠다" 밝혀
마곡~잠실 사이 7개 선착장을 출퇴근 시간 15분 간격, 평일 1일 68회 상하행 편도로 운항
시민단체 "오세훈 시장의 고집으로 강행하는 한강에 대한 무분별한 개발 사업"... 철회 촉구
"자가용 수요 줄이고 9000톤의 이산화탄소 배출 감축하겠단 서울시 계획은 망상에 가깝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1일 "오는 10월 서울의 수상 대중교통 시대가 개막한다"며 '한강 리버버스'의 구체적 운항 계획을 발표했다. (자료=서울시)copyright 데일리중앙
오세훈 서울시장은 1일 "오는 10월 서울의 수상 대중교통 시대가 개막한다"며 '한강 리버버스'의 구체적 운항 계획을 발표했다. (자료=서울시)
ⓒ 데일리중앙

[데일리중앙 송정은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1일 "오는 10월 서울의 수상 대중교통 시대를 열겠다"며 서울의 친환경 수상교통으로 '한강 리버버스' 사업 추진 계획을 발표한 가운데 시민사회를 중심으로 반대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마치 서울의 교통난을 해결할 신박한 요술방망이를 내놓은 양 포장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대중교통 대책으로도 탄소배출 저감 정책으로도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오히려 한강에 대한 무분별한 개발 사업이고 환경과 안전을 위협할 뿐 아니라 뻔히 예상되는 손실을 시민들에게 전가할 수밖에 없는 구조로 추진된다는 것이다.

서울시는 잠실에서 여의도를 30분 만에 주파하고 교통체증 없이 편안하게 자리에 앉아 이동할 수 있는 새로운 대중교통이 등장한다며 '한강 리버버스' 사업 추진 계획을 발표했다. 바야흐로 친환경 수상 대중교통 시대가 열린다는 것.

오세훈 시장은 "오는 10월 서울의 수상 대중교통 시대가 개막한다"며 '한강 리버버스'의 구체적 운항 계획을 밝혔다. 10월부터 모두 8대의 '한강 리버버스' 운항을 시작하겠다고 했다.

오 시장은 "'한강 리버버스'가 도입되면 시민들이 쾌적하고 편안한 출·퇴근길을 경험하며 라이프 스타일이 바뀌고 친환경 대중교통수단으로 기후위기에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한강 리버버스'를 매력적인 관광자원으로 활용해 '3000만 관광객' 시대를 열고 도시경쟁력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오는 10월부터  운항을 시작할 예정인 '한강 리버버스'의 운항 노선 및 시간. (자료=서울시)copyright 데일리중앙
오는 10월부터 운항을 시작할 예정인 '한강 리버버스'의 운항 노선 및 시간. (자료=서울시)
ⓒ 데일리중앙

마곡~잠실 사이 7개 선착장을 출퇴근 시간 15분 간격, 평일 1일 68회 상하행 편도로 운항한다는 계획이다. '한강 리버버스'는 길이 35m, 폭 9.5m로 한 번에 탑승 가능한 인원은 199명이며 평균속력은 17노트(31.5km/h), 최대 속력은 20노트(37km/h)다. 

'한강 리버버스' 이용요금은 광역버스 기본요금과 동일한 3000원으로 책정하고 6만8000원 기후동행카드를 사용할 경우 무제한 이용이 가능하다고 서울시는 설명했다.

서울시는 또 '한강 리버버스'가 새로 도입되는 대규모 수상 대중교통수단인 만큼 안전관리를 철저히 하는 한편 SH공사와 ㈜이크루즈 합작법인을 설립해 공공성 및 전문성을 동시 확보할 것이라 했다. SH공사와 이크루즈가 각각 51%, 49%의 지분으로 합작법인을 설립한 뒤 SH공사는 경영과 회계, 이크루즈는 선박 운항을 각각 담당한다는 계획. 

이러한 서울시의 '한강 리버버스' 사업에 대해 기후위기대응서울모임과 너머서울은 이날 공동성명을 내어 "애초의 명분도 상실한 사업을 오세훈 시장의 고집으로 강행하고 있는 것"이라며 추진 계획 철회를 촉구했다.

'한강 리버버스'는 애초 김포-서울의 통근 수요를 흡수하기 위해 서울시가 지난해 9월 추진 계획을 서울시의회에 보고한 사업이다. 김포시가 이 사업에 참여하지 않기로 한 뒤 마곡, 여의도, 잠실 등 서울시내 7개 선착장 사이에서만 운행하는 것으로 계획이 수정됐다.

시민단체들은 리버버스가 대중교통으로서 시민들에게 교통 편익을 제공할 것이라는 서울시의 주장도 거짓에 가깝다고 비판했다. 

서울시는 리버버스가 하루에 5230명을 수송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는데 이는 10량 짜리 지하철 3~4대가 수용 가능한 인원이다. 이 인원을 수용하기 위해 주중에는 매일 68회씩, 주말에는 48회씩 리버버스를 운행하겠다고 한다. 

기후위기대응서울모임, 너머서울은 "서울시가 지난해 10월 16일 스스로 추계해 시의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승선률이 20%에 불과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주중에 운행되는 68대 중 54대 정도는 빈 배로 떠다니게 되는 것과 같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세훈 시장은 지하철, 버스, 따릉이와 마찬가지로 리버버스도 적자를 감수하고서라도 운행할 가치가 있는 '대중교통'이라고 우기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또 2030년까지 연간 이용객을 250만명(하루 7300명)으로 늘려 자가용 수요를 줄이고 이를 통해 약 9000톤의 이산화탄소 배출을 감축하겠다는 서울시 계획에 대해서도 "망상에 가깝다"고 했다. 

시민단체들은 "실제로는 유람선의 두 배 속도로 달리는 리버버스로 인한 철새 서식지 파괴와 안전 위협, 선착장 건립이나 다른 교통수단과의 연계 강화를 명분으로 한 한강 주변의 무분별한 개발이 우려되는 환경 파괴 사업"이라 지적했다. 기존의 대중교통 활성화를 통해 더 많은 탄소 배출 저감 효과를 볼 수 있음에도 엉뚱한 사업에 녹색칠을 하는 전형적인 '그린워싱'(거짓 친환경이미지)이라는 것.

서울시가 이 사업이 sh공사(서울주택도시공사)와 사기업인 이크루즈의 합작회사를 통해 추진된다는 이유로 '공공성'을 언급한 데 대해서도 "시민들을 속이는 기망 행위"라고 비판했다. 뻔히 예상되는 리버버스 사업의 손실은 공기업인 sh공사가 감당하고 수익은 사기업에 보장해주겠다는 것이라는 지적이다. 

기후위기대응서울모임과 너머서울은 "공공임대주택 확충을 통해 서울 시민의 주거불평등 해소와 저소득층의 주거안정에 힘써야 할 sh공사가 본연의 역할은 방기한 채 사기업의 리스크를 시민들에게 전가하는 통로로 이용되는 것"이라며 "오세훈 시장이 '공공성'을 어떻게 인식하고 또 어떻게 망가뜨리는지 단적으로 보여준다"고 했다.

이들은 끝으로 오세훈 시장에게 "진심으로 대중교통 활성화와 탄소배출 저감, 도시에 대한 시민의 이용 권리를 생각한다면 버스·지하철 활성화와 공공성 확대, 수도권 통근자를 배제하지 않도록 기후동행카드 개선과 요금 인하, sh공사 역할 강화에 리버버스에 들이는 수고의 반만이라도 들이길 바란다"고 요구했다.

송정은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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