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많고 탈 많았던' 고양 일산덕이구역 도시개발사업, 11년 만에 정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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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많고 탈 많았던' 고양 일산덕이구역 도시개발사업, 11년 만에 정상화
  • 김용숙 기자
  • 승인 2024.02.08 16: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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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합-대주단, 채권채무 해결... 조합 채무탕감, 체비지는 대주단으로 소유전환
덕이동 하이파크시티 아파트 5159세대 대지권 등기 가능해져
고양시, 조합과 대주단 가교역할... 주민 숙원인 사업정상화 적극 지원
이동환 고양시장 "주민숙원 해결 전환점 마련... 행정절차 이행 적극 협력하겠다"
'말 많고 탈 많았던' 고양 일산덕이구역 도시개발사업이 11년 만에 정상화된다. 조합-대주단 간 채권채무가 해결되면서 덕이동 하이파크시티 아파트 5159세대 대지권 등기가 가능해졌다. 덕이동 하이파크시티 아파트 전경(위)과 덕이구역 도시개발 사업조합과 대주단 간 사업약정서에 간인하는 모습(아래). (사진=고양시)copyright 데일리중앙
'말 많고 탈 많았던' 고양 일산덕이구역 도시개발사업이 11년 만에 정상화된다. 조합-대주단 간 채권채무가 해결되면서 덕이동 하이파크시티 아파트 5159세대 대지권 등기가 가능해졌다. 덕이동 하이파크시티 아파트 전경(위)과 덕이구역 도시개발 사업조합과 대주단 간 사업약정서에 간인하는 모습(아래). (사진=고양시)
ⓒ 데일리중앙

[데일리중앙 김용숙 기자]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고양시 일산덕이구역 도시개발사업이 11년 만에 정상화될 전망이다.

고양시는 8일 "일산서구 덕이동에 위치한 고양 일산덕이구역 도시개발사업이 조합과 대주단의 채권채무 문제를 극적으로 해결하면서 11년간 표류를 마치고 사업이 정상화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지난 7일 덕이조합과 대주단은 조합의 모든 채무를 탕감하고 대주단이 잔여 사업비를 부담하는 대신 남은 체비지를 현물로 가져가기로 협약을 체결했다. 이로써 사업 추진의 걸림돌이었던 채권채무 문제를 해결해 일산 덕이구역 도시개발사업이 정상 궤도에 오르게 됐다. 재산권 제한을 받아 왔던 덕이동 하이파크시티 아파트 총 5159세대에 대한 대지권 등기 설정이 가능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시에 따르면 향후 확정 측량, 준공, 환지 청산, 대지권 등기 등 행정 절차를 진행하는 데 약 1년 3개월 정도 걸릴 겄으로 예상된다. 빠르면 내년 5월에는 대지권 등기 절차가 마무리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덕이구역(하이파크시티) 도시개발사업은 환지 방식으로 추진된 사업으로 관련 규정에 따라 최종 환지처분공고 및 처분이 완료돼야만 대지권 등기가 설정될 수 있다. 그러나 지난 2013년 실질적인 공사를 완료했으나 확정 측량 이전 단계에서 멈춘 채로 11년간 사업 준공이 지연됐다.

사업이 진행될 수 없었던 표면적 이유는 쓰레기 자동집하시설 기부 채납 문제로 알려져 있으나 실질적인 이유는 조합의 채권·채무 문제가 숨어 있었다.

쓰레기 자동집하시설 기부 채납 문제는 최근 고양시·시의회·지역주민 간의 노력으로 2023년 12월 15일 제279회 고양시의회(제2차 정례회) 본회의를 통과하며 일단락됐다. 그러나 조합의 채무 문제는 여전히 남아 대지권 등기를 위한 사업 준공이 어려웠다.

덕이구역 도시개발 사업은 조합이 조합원들에게 사업 비용을 각출해 진행하는 방식이 아니라 주택건설 사업자인 대지주 조합원의 자금을 사용하는 형태로 이뤄졌다. 대지주 조합원은 '청산금의 징수 및 교부' 때까지 조합의 부족 사업비 지불을 보증하고 청산금 교부 때 모든 채무를 상환하도록 돼 있다.

주택건설 사업 시행사인 드림리츠, DW개발, 코프란은 대주단(농협 등 금융기관)에게 약 1조원 이상의 사업비를 차입했고 덕이조합은 도시개발사업 시행을 위해 시행사에게 약 1400억원의 사업비를 차입하며 사업을 추진했다.

하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가 닥치면서 부동산 시장이 급속도로 냉각돼 분양이 어려워지자 대주단이 시행사인 드림리츠에 기한이익상실(대출금 회수)을 통보하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이 중단됐다. 이후 △수분양자 입주거부 소송 △대주단 공매처분으로 인한 공방 △시행사(드림리츠) 파산 △자동집하시설 인수·인계 문제 등 지난 11년간 수많은 사건·사고가 발생했고 사업은 표류했다.

이런 가운데 고양시가 대주단과 조합을 연결하는 가교 역할을 맡아 주민 숙원 사업 해결을 도왔다.

조합측은 사업 정상화를 위해 노력했으나 채무를 상환할 길이 없어 문제 해결에 어려움이 있었다. 기존 대주단은 채무를 상환받을 수 없다는 생각으로 채권을 부실 채권으로 인식하고 매각하기 시작했다.

대주단이 채권을 매각하면서 몇 차례 채권 변동을 거쳐 애초 2·3·4단지 시공사였던 신동아건설이 부실 채권을 전부 매수했다. 대주단이 단일화되자 조합과 대주단은 수십차례 채권·채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논의를 지속해 협상이 급물살을 타게 됐다.

시 관계자는 "종합부동산세, 재산세 등으로 매년 약 13억원의 세금이 부과되고 있는 실정으로 시간이 지체될 경우 대주단과 조합 모두에게 득이 될 게 없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양측 모두 조속한 문제 해결을 원했다"며 "시는 이러한 제반사항들을 인식하고 조합 및 대주단과 지속적인 면담을 진행하며 상호 적극적인 협상을 유도 및 조율하고 설득해 왔다"고 말했다.

시는 대주단과 조합과의 관계를 이어가며 협상이 원만히 진행될 수 있도록 중간 가교 역할을 했다. 사업 준공이 지연됨에 따라 잔여 사업비 보전을 위해 조합이 예치한 사업비 지급을 최대한 억제하며 사업비 지출을 줄이도록 했다.

또한 조합을 상대로 공공시설 가처분 금지 소를 제기해 덕이지구 주민들을 위한 공공시설 토지가 매각되지 않도록 조치하고 조합과 협상을 지속하면서 사업 정상화를 위해 노력해 왔다.

마침내 시는 지난해 12월 7일 신동아건설 우수영 대표이사와 면담 자리를 갖고 향후 사업 정상 추진을 위해 상호 적극 협력하기로 약속했다. 그리고 올해 1월 11일 조합과 대주단이 고양시를 함께 방문해 최종 협의가 완료됐음을 알려 왔고 2월 7일 조합과 대주단이 채권채무 해소를 위한 협약 체결을 완료하며 기나긴 채권채무 갈등이 마무리됐다.

이동환 고양시장은 "지난 11년간 불안과 고통을 느끼며 지내온 덕이구역 주민들의 숙원을 해결하고 덕이구역 도시개발사업을 정상화할 수 있는 전환점이 마련돼 매우 기쁘다"면서 "이후 행정절차 이행을 조속히 추진해 하루빨리 대지권 등기 설정이 이뤄질 수 있도록 적극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김용숙 기자 news7703@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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