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장애인 고용율 0.8%... 정부기관 중 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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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장애인 고용율 0.8%... 정부기관 중 꼴지
  • 김주미 기자
  • 승인 2010.10.19 13: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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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섭 의원, 특단의 대책 촉구... 한국은행 "가산점 부여 등 다양한 방안 고민"

"장애인의 기준을 채우려고 노력을 합니다. 그래서 장애인에 대해서는 입행시험 때도 여러 가지 특혜도 주고 가산점을 주고 있습니다마는 저희 은행에 지원하는 장애인 수 자체가 매우 적습니다. 그래서 아직 수를 채우지 못하고 있는데 앞으로 다각적으로 노력을 해서 그 수를 채우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한국은행의 장애인 고용율이 정부기관 가운데 최하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국정감사에서 한국은행의 저조한 장애인 고용율이 여러 차례 지적됐지만 개선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19일 민주당 이용섭 국회의원에 따르면, 최근 5년 간 한국은행의 장애인 고용 실태 확인 결과 장애인 의무고용률은 0.8%로 81개 정부기관 중 꼴지를 기록했다. 81개 정부기관 평균 장애인 고용률은 1.97%로 의무고용률 3%에 훨씬 못 미쳤으며, 외교통상부(0.84%)가 한국은행에 이어 최하 수준을 나타냈다. 한국은행의 장애인 의무고용 비율은 2.3%다.

한국은행은 이에 따라 장애인 미고용에 따른 부담금 약 2억원을 해마다 물고 있다. 신규 장애인을 채용하기보다는 국민 세금인 돈으로 때우고 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한국은행의 장애인 고용 문제는 그간 국정감사에서 여러 차례 지적되었으나 모범 답안을 만들어 놓은 듯한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다. 말로만 하는 변명에 그칠 뿐 지적 사항이 전혀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말이다.

"장애인의 기준을 채우려고 노력을 합니다. 그래서 장애인에 대해서는 입행시험 때도 여러 가지 특혜도 주고 가산점을 주고 있습니다마는 저희 은행에 지원하는 장애인 수 자체가 매우 적습니다. 그래서 아직 수를 채우지 못하고 있는데 앞으로 다각적으로 노력을 해서 그 수를 채우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지난 2004년 국정감사에서 당시 박승 한국은행 총재는 이 같이 말했다.

또 2008년 국정감사에서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는 서면 답변을 통해 "장애인에 대한 채용우대 제도를 계속 유지하는 한편 외부 홍보를 강화해 나감으로써 보다 많은 장애인들이 함께 일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며 장애인들의 고용 확대를 위한 의지를 밝혔다.

그러나 현실은 거꾸로 돌아가는 듯하다.

▲ 이용섭 민주당 국회의원.
ⓒ 데일리중앙
한국은행의 최근 5년 간 고용 인원과 고용율을 보면, 장애인 응시자 수는 73명이나 합격자는 겨우 4명으로 채용률 5%에 불과하다. 장애인 고용 확대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의지 표명은 결국 '공수표'였음이 드러났다.

이용섭 의원은 "전형에 가점을 주고 고사장을 별도로 배려하는 것만으로 장애인 고용 대책에 충실하다고 할 수 없으며, 의무고용제도의 '의무'라는 단어의 의미에 맞게 사회적 약자인 장애인을 배려할 수 있는 특단의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에 대해 한국은행 쪽은 장애인 고용 확대를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하고 있지만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고 밝혔다.

한국은행 인사팀 김태경 차장은 <대일리중앙>과 통화에서 "채용할 때 단계별(서류-필기)로 10%(만점 기준)의 가산점을 주는 등 장애인 고용 확대를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애인 지원자가 굉장히 적어 고용율이 1% 미만에 머물고 있다"고 밝혔다.

10%의 가산점 부여에도 불구하고 장애인 채용이 많지 않은 것은 수험생들이 느끼기에 한국은행의 문턱이 워낙 높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장애인 채용 확대를 위해 쿼터제 실시 등 현실적인 방안이 모색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김 차장은 진취적인 '특단의 대책' 마련에 대해 묻자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만 답했다.

김주미 기자 kjsk@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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