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희망버스, 공장 진입 시도... '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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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희망버스, 공장 진입 시도... '충돌'
  • 이성훈 기자
  • 승인 2013.07.21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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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0여 명, 비정규직 정규직화 요구... 회사 쪽, 소화기와 물대포로 맞서

▲ 20일 오후 울산 현대자동차 공장 앞에서 공장 진입을 시도하는 '희망버스' 참가자들과 현대차 직원들 간에 충돌이 벌어져 한 노동자가 머리에 피를 흘리며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 데일리중앙
현대차 희망버스가 정몽구 회장과의 면담을 요구하며 울산 현대자동차 공장 진입을 시도했다. 이 과정에서 충돌이 빚어져 부상자가 속출했다.

전국에서 달려온 희망버스 참가자 4000여 명은 20일 오후 6시부터 울산 명촌동 현대차 울산공장 앞 주차장에 모여 집회를 열어 사내 하청의 불법파견 인정과 정규직화를 외쳤다.

신승철 민주노총 위원장은 "하늘(철탑) 위로 올라간 두 동지(최병승·천의봉씨)를 내려오게 해야 한다"며 비정규직 노동자의 정규직화를 요구했다. 현대차 비정규직 최병승·천의봉 두 노동자의 철탑 농성은 278일째 이어지고 있다.

희망버스 참가자들은 오후 7시께 "사람을 살리자, 철탑농성 노동자들을 더는 철탑에 내버려둘 수 없다"며 정몽구 회장과의 면담을 요구하며 공장 진입을 시도했다.

이들은 공장 담벼락의 철조망을 뜯어내기 시작했다. 얼마 안돼 철조망이 뜯겨나가자 시위대는 함성을 질렀고, 공장 안 현대차 직원들은 소화기를 뿌리며 맞섰다.

담벼락을 사이에 두고 양쪽 간에 투석전과 함께 격렬한 공방이 벌어졌다. 시위대는 대나무로 만든 깃발을 흔들며 공장 진입을 시도했고, 현대차 직원들은 곤봉을 휘둘렀다.

직원들은 또 소방 호스를 이용해 시위대를 향해 물대포를 쉴새 없이 쏘아댔다. 희뿌연 연기로 앞이 잘 보이지 않는 가운데 넘어지고 깨지며 곳곳에서 비명소리가 들렸다.

다치는 사람이 속출했다. 한 노동자는 팔이 부러져 고통을 호소했다. 머리가 깨져 피를 흘리는 사람도 눈에 띄었다. 10여 명이 현장에서 병원으로 실려갔다. 일부는 현장 의무실에서 치료를 받았다. 울산건강연대 소속 의사들이 현장에 나와 부상자들을 돌보고 있다.

두 시간 넘게 양쪽이 대치하며 충돌하자 경찰이 개입, 해산 작전에 나섰다. 저녁 8시30분께 경찰 살수차가 시위대를 향했다. 살수차에서는 물줄기가 분수처럼 쏟아졌다. 최루액이 섞인 물대포를 맞은 시위대는 고통을 호소하며 흩어졌다.

"더 이상 불법을 용인할 수 없다. 우리는 정몽구 회장을 직접 만날 것이다."

이후 산발적인 충돌이 있었지만 희망버스 참가자들은 밤 10시부터 철탑농성장 앞에서 문화제 행사를 이어가고 있다. 현대차 희망버스 행사는 21일까지 계속된다.

이성훈 기자 hoonls@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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