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 현대차 희망버스 기자회견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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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 현대차 희망버스 기자회견문
  • 데일리중앙 기자
  • 승인 2013.07.21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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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의 광기(狂氣)를
노동자 시민의 열기(熱氣)로 반드시 다스릴 것입니다.

어제 우리가 본 현장은 재벌 탐욕의 현장이었고, 현대차 불법파견 문제를 은폐하고 가리기 위해선 어떤 일도 저지를 수 있는 한국 재벌의 거리낌 없는 폭력의 현장이었다. 정몽구 회장으로 대표되는 현대차는 면담과 대화 제의에 처음부터 폭력으로 응답했다. 정문은 컨테이너박스로 철옹성을 만들었고 모든 문은 무기를 소지한 용역들의 전시장이었다. 사태해결을 촉구하는 수많은 노동자 시민들의 열기를 소화기와 방패 그리고 물대포로 진압하고 짓밟았다. 그 과정에서 눈에 돌을 맞는가 하면 발뒤꿈치 뼈가 빠지고 왼쪽 새끼손가락이 탈골 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또한 귀 옆이 잘리고, 오른손 울대가 15센티미터 찢어지는 등 중상자만 십 여 명이 넘는 상황이다. 또한 경찰의 무더기 폭력 연행으로 7명이 연행되어 현재까지 중부서와 동부서에 6명이 불법 연행된 상태다. 이 같은 일련의 행위에 대해 현대차는 분명한 책임을 져야할 것이다.

최병승 천의봉 동지는 278일째 철탑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전국에서 달려온 4000명이 넘는 노동자 시민들을 맞이하기 위해 편지까지 준비했던 천의봉 동지는 갑작스런 몸의 이상으로 준비한 편지를 결국 읽지 못했다. 장기화되는 철탑 농성이 건강악화로 이어지고 있다. 철탑이라는 좁은 물리적 공간은 현대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옹색한 처지를 상징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몰릴 대로 내몰린 하청노동자들의 숨 쉴 수 없는 상태를 말해주고 있다. 그러나 탄압의 강도는 더욱 세지고 있다. 대법원 판결을 이행하라는 사회적 요구는 재벌 앞에선 찻잔 속 태풍이다. 적반하장 격으로 불법파견에 대해 난데없이 헌법 소원을 제기 하는 등 시간 끌며 사태를 더욱 악화 시키고 있다. 막강한 재벌 권력을 이용해 한국 사회를 맘대로 저글링하는 자본의 파렴치함을 우리는 똑똑히 보고 있는 것이다.

희망버스 참가자는 반칙을 일삼는 현대차 정몽구 회장의 불법을 꺾기 위해 전국에서 모였다. 이것은 일회성으로 그치지 않겠다는 것을 분명히 하는 것이다. 지금처럼 사태 해결이 되지 않고 정몽구 회장의 전향적 입장 표명이 없다면 우리는 더욱 강도 높고 분명한 방식으로 책임을 물을 것이다. 특히 지난 2011년 한진 중공업 김진숙 지도위원의 크레인농성이 309일만에 마무리된 것을 우리는 주목한다. 또 다시 그 기록이 깨지는 것을 우리는 묵과할 수 없다. 이 점 분명히 확인한다. 어떤 수단과 방법도 가리지 않을 것이다. 박정식 열사 문제 또한 전향적으로 해결돼야 하며 그 책임을 정몽구 회장이 다 해야 한다. 우리는 전국적인 열사 추모 분위기를 확대하고 현대차 불법파견 문제 해결을 위해 지혜를 모아나갈 것이다. 다가오는 폭염에 철탑 농성자들의 건강이 악화되는 것을 우리는 막고자 한다. 그것이 희망버스에 참가하는 모든 이들의 마음이며 바람이다.

사람을 보자, 사람을 봐야한다. 그리고 재벌에 농락당하는 대한민국의 법치를 더는 방치해선 안 된다. 대한민국 을의 상징인 현대차 비정규직 문제 해결 없이, 희망버스가 중단되는 일은 결단코 없을 것임을 다시 한 번 분명히 확인한다. 현대차 사측은 신규채용 즉각 중단하고, 모든 사내하청 노동자 정규직전환 즉각 실시해야 한다. 철탑 농성이 300일을 향해 힘겹게 달려가고 있다. 우리에게 인내는 없다. 더는 관용도 없다. 정몽구 회장은 현대차 불법파견 즉각 인정하고 이 모든 사태 즉각 해결하라.

2013년 7월 21일
희망버스 참가자 일동

데일리중앙 기자 webmaster@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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