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시·시민사회, 영남루 국보 지정 본격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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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시·시민사회, 영남루 국보 지정 본격 추진
  • 석희열 기자
  • 승인 2013.11.21 15: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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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대적인 여론전, 내년 2월 국보 승격 신청... 문화재청 "절차에 따라 심의할 것"

▲ 우리나라 3대 누각 가운데 하나인 밀양 영남루의 국보 지정 운동이 밀양시와 시민사회를 중심으로 본격 추진된다. 밀양시는 이를 위해 학술조사와 함께 전문기관에 용역을 진행 중이다. (자료=밀양시)
ⓒ 데일리중앙
우리나라 3대 누각 가운데 하나인 밀양 영남루의 국보 지정(환원)이 밀양시와 지역 시민사회를 중심으로 본격 추진된다.

밀양시는 우리 건축문화의 자존심을 세우기 위해 밀양 영남루 국보 승격을 위한 학술조사와 용역을 진행 중이다. 2014년 2월 용역이 마무리되면 문화재청에 국보 승격을 공식 신청할 계획이다.

문화재청은 신청이 접수되면 행정절차에 따라 심의하겠다는 입장을 21일 내놨다.

사료에 따르면, 밀양 영남루는 1300여 년의 역사를 가진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누각으로서 진주 촉석루, 평양 부벽루와 함께 우리나라 3대 명루로 일컬어 왔다.

신라 경덕왕(742~765년) 때 신라시대의 이름난 사찰 중의 하나였던 영남사(嶺南寺)의 부속 누각으로 창건됐다. 따라서 영남루는 진주 촉석루(고려 고종 28년, 1241)와 숭례문(태조 7년, 1398)보다 훨씬 앞서 지은 전통 누각이다.

현재의 영남루는 1834년(조선 순조 34)에 화재로 소실된 것을 1844년(현종 10)에 부사 이인재가 중건한 것이라고 한다.

본루 좌우에 부속 익루가 자리하고 있어 그 기품을 더하고 있다.

영남루의 본루는 정면 5칸, 측면 4칸의 큰 규모로 넓고 높은 기둥을 사용한 누각으로 높고 큰 웅장한 기품이 특징이다. 가운데 있는 본루를 기점으로 좌측에 능파각, 우측에 여수각과 침류각을 배치한 형태로 이렇게 본루를 가운데 두고 좌우에 익랑을 거느린 누각은 영남루가 유일하다고 한다.

밀양강변의 높다란 절벽 위에 위치하고 있는 영남루는 주변의 빼어난 경관으로도 유명하다. 주변의 산수경관이 수려해 1931년 조선총독부에서 조선의 16경을 정할 때 그 중의 하나로 영남루가 선정되기도 했다.

1948년 정부 수립과 함께 일제의 옛 법령에 따라 밀양 영남루는 국보 제245호로 지정됐으나 1962년 1월 10일 지금의 문화재보호법이 제정·공포되면서 보물 제147호로 재지정돼 오늘에 이르고 있다.

▲ 밀양강변 절벽에 우뚝 세워진 영남루는 주변의 자연풍광 또한 일품이다. 해마다 4,5월에 열리는 밀양아리랑축제(옛 아랑제)도 영남루와 밀양강 일대에서 펼쳐진다. (자료=밀양시)
ⓒ 데일리중앙
밀양 시민들은 영남루 국보 환원은 우리 고건축문화의 자존심이 걸린 문제라며 국보 재지정에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영남루가 가진 상징적 의미와 인문학적 가치, 건축사적 가치 등을 종합해볼 때 국보로 환원(승격)되는 것이 마땅하다는 주장이 학계에서도 나오고 있다.

부산대 건축학과 이호열 교수는 "현재 남한에 남아있는 조선시대 누각 중 영남루만큼 건축적으로 완결되고, 건축미적으로 뛰어난 누각은 없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그동안 학술적 문화재적 가치와 저평가된 영남루 관련 자료를 면밀히 조사해 이를 토대로 국보로 승격시키는 일은 밀양 시민들이 추진해야 할 중요한 과업"이라고 말했다.

장병수 밀양문화관광연구소장도 "여러 가지를 비교해볼 때 당시 1962년까지 14년 간 국보의 지위를 유지했으며 '영남제일루'로 명성을 떨쳤던 영남루에 대한 국보 복원 운동의 당위성은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밀양 시민사회는 가칭 '영남루 국보환원 추진위'를 꾸려 서명운동을 펼치는 등 적극적인 시민운동으로 여론을 확산시켜나간다는 계획이다.

▲ 영남루는 본루 좌우에 부속 익루가 자리하고 있어 그 기품을 더하고 있다. 본루는 정면 5칸, 측면 4칸의 큰 규모로 넓고 높은 기둥을 사용한 누각으로 높고 큰 웅장한 기품이 특징이다. (자료=밀양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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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문화재청은 밀양시가 국보 지정 신청을 하면 절차에 따라 심의해서 판단을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데일리중앙>과 통화에서 "밀양시에서 경남도 문화재위원회를 거쳐 국보 승격(지정) 신청을 하면 문화재청은 법과 절차에 따라 심의를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밀양시와 경남도 문화재위원회에서 보내준 자료를 검토하고, 필요하면 현지 실사를 통해 국보로 지정할만큼 문화재로서의 가치가 있는지를 살핀 뒤 최종 결론을 내리게 된다"고 밝혔다.

한편 문화재청은 영남루의 국보 지정은 일제 때의 일이고 해방 후 법에 따라 보물로 지정됐기 때문에 '국보 환원' 이나 '국보 복원'이라는 말은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문화재보호법 제정 이후 보물로 지정돼 오늘에 이르고 있는 만큼 '국보 지정'이나 '국보 승격' 신청이라고 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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