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을지연습, 실전처럼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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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 "을지연습, 실전처럼 하라"
  • 석희열 기자
  • 승인 2016.08.22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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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의 도발엔 철저하게 응징 당부... 야당 "위기조성·살벌" 비판
▲ 박근혜 대통령은 22일 청와대에서 노란색 안전 점퍼를 입고 2016년 을지 국가안전보장회의와 국무회의를 잇따라 주재하고 이날부터 시작된 을지프리덤가디언 한미연합군사훈련에 대해 "실전처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야당은 위기 조성이라고 비판했다.
ⓒ 데일리중앙

[데일리중앙 석희열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22일 을지프리덤가디언(UGF) 한미연합군사훈련에 대해 "실전처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을지연습은 이날부터 새달 2일까지 진행된다.

대통령은 또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논란에 대해 "북한의 의도에 말려드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노란색 안전 점퍼 차림으로 2016년 을지 국가안전보장회의(NSC)와 국무회의를 잇따라 주재하고 "북핵 문제와 테러 위협, 구조조정 등 안보와 경제의 어려움을 반드시 극복해내겠다는 우리 모두의 단합된 의지가 무엇보다 절실한 때"라며 이렇게 말했다.

박 대통령은 우선 을지연습과 관련해 "'연습은 실전처럼, 실전은 연습처럼'이라는 말을 잘 새겨서 관계부처는 을지연습의 전 과정을 꼼꼼하게 점검하고 객관적으로 평가해달라"고 당부했다.

특히 "북한은 을지연습에 대해 한반도 일대에 어떤 사태를 불러올지 예측할 수 없다고 위협하는 등 추가 도발 가능성을 노골화하고 있다"며 "정부와 군은 북한이 국면전환을 위해 UFG 연습을 빌미로 도발할 가능성에 대해 만반의 대비 태세를 갖추고 물리적 도발을 일으킬 경우에는 철저하게 응징해야 할 것"이라고 지시했다.

박 대통령은 "이처럼 북한의 도발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도 높고 북한의 핵과 미사일은 직접적이고 현실적인 위협인 만큼 이에 대응하는 우리의 훈련도 북한의 도발에 대비한 실전 같은 훈련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사드 논란을 북한의 의도에 말려드는 것이라고 했다.

박 대통령은 "우리의 사드 배치 결정은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고 도발을 계속해 오기 때문에 북한의 핵과 미사일로부터 우리 국가와 국민을 지키기 위한 것인데도 적반하장으로 왜곡하면서 추가 도발의 빌미로 삼으려고 하고 있다"며 "이런 북한의 공세에 우리가 휘말려서 내부 갈등과 혼란을 가중시키면 바로 북한의 의도에 말려드는 것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야당은 "이런 식의 위기 조성은 대통령이 할 일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정의당 한창민 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북의 체제 변화를 상시적으로 살피고 상황에 따라 신속하게 대응하는 것이 대통령이 할 일이지만 이런 식의 위기조성은 섣부르고 바람직하지 않다"며 "정말 대통령이 북한체제의 붕괴를 걱정한다면 테러 위기 등의 긴장 조성이 아닌 한반도 주변 정세에 대한 고려가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한 대변인은 "지금 박근혜 대통령과 정부가 안전점퍼 입고 '위기조장 퍼포먼스' 하는 것은 국민들의 신뢰를 더욱 떨어뜨리는 어리석은 행동"이라며 "박근혜 대통령은 북한체제의 균열과 체제 동요를 논하기 전에 온갖 실정으로 민생실종과 국정 균열을 안겨주는 '청와대 위기론'을 먼저 걱정하라"고 충고했다.

민중연합당은 '실전처럼'하라는 대통령의 주문에 대해 "북 선제 타격을 지시하는 살벌한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정수연 민중연합당 대변인은 논평을 내어 "북한 유사시 선제공격이 국가 안보의 전략일 수 없고 전쟁이 얼어붙은 남북관계의 답일 수 없다. 평화를 쟁취하는 것이 최고의 안보"라며 "박근혜 정부는 을지훈련을 중단하고 남북의 신뢰와 평화 구축을 위한 새 전략을 구상하라"고 주장했다.

사드 논란을 두고 "북한의 의도에 말려드는 것"이라는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서는 여야 간에 논쟁이 벌어졌다.

더불어민주당은 대통령의 발언을 '종북 프레임'이라고 비판했다.

박광온 더민주 수석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사드 논란은 정부가 국가 안보와 관련한 중요한 사안을 국민에게 제대로 설명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추진해 발생한 것이다. 정부가 반성할 일이지 종북 프레임을 들이댈 일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박 대변인은 "정부 정책에 대한 비판을 북한의 의도에 말려드는 것으로 몰아 입을 막으려는 것은 매우 위험한 행태"라며 "정부가 지금 해야 할 일은 사드 논란을 호도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정보를 공개하고 진정성 있는 자세로 국민을 설득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반면 새누리당은 안보 문제에 대해서는 초당적인 협력이 필요하다며 야당의 공세를 반박했다.

김명연 새누리당 수석원내대변인은 "오늘 박근혜 대통령이 언급한 북한의 추가도발 우려와 철저한 방위 태세를 강조한 것을 두고 더불어민주당은 일부만을 끄집어내어 본질을 호도하고 있다"며 "이는 사드배치에 대한 반대 공세의 연장에 지나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대통령의 지적 중 일부 표현만을 재단하여 사드반대를 위한 소재로 활용하는 것은 대한민국을 지키는 근본적인 조치를 외면하고 오히려 북한은 이롭게 하는 일일 뿐이며 이는 책임 있는 야당의 모습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김 대변인은 이어 "지금은 북한의 증대하는 도발로부터 대한민국을 수호하기 위한 보다 초당적인 협력이 무엇보다 절실한 때"라며 "더불어민주당은 국익과 국민의 안전에 대한 좀 더 신중한 행보를 보여주길 당부한다"고 밝혔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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