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35시간제' 도입은 최저임금 꼼수(?)... 이마트 "전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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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35시간제' 도입은 최저임금 꼼수(?)... 이마트 "전혀 아니다"
  • 석희열 기자·이성훈 기자
  • 승인 2017.12.14 16: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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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노조, 임금삭감없는 노동시간 단축 요구... 이마트 "2019년 이후는 결정된 게 없다"
▲ 민주노총 마트노조와 노동자민중당은 13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신세계 이마트가 내년부터 도입하기로 한 '주 35시간제'에 대해 ""최저임금 인상 효과를 무력화하려는 꼼수이고 대국민 사기극"이라며 임금삭감없는 노동시간 단축을 요구했다.
ⓒ 데일리중앙

[데일리중앙 석희열 기자·이성훈 기자] 신세계 이마트가 내년부터 '주 35시간제'를 도입하기로 한 가운데 최저임금 노동자들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이마트에서 일하는 현장(무기계약직) 노동자들은 내년부터 도입하려는 이마트의 '주 35시간제'에 대해 "최저임금 인상 효과를 무력화하려는 꼼수이고 대국민 사기극"이라며 임금삭감없는 노동시간 단축을 요구했다.

이마트의 '주 35시간제'는 주5일 하루 7시간 노동을 말한다. 이 경우 시급으로 급여를 받는 이마트 현장 노동자들의 급여 총액이 줄어들 수밖에 없는 구조다.

'주 40시간'의 경우 월 소정근로시간은 209시간이지만 '주 35시간'으로 바뀌면 월 소정근로시간은 183시간으로 단축된다. 이에 비례해서 월 급여 총액도 줄어든 월 26시간에 해당하는 금액만큼 적어지는 것이다.

14일 민주노총 마트노조(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 노동자들로 구성)에 따르면 이마트가 '주 35시간제'를 도입할 경우 내년에는 월 급여가 법정 최저임금보다 8230원 많지만 2019년부터는 법정 최저임금에 크게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2018년(최저임금 7530원, 월 소정근로시간 209시간) 법정 최저임금은 157만3770
원이지만 이마트 월임금(시급 8644원, 월 소정근로시간 183시간)은 158만2000원이다.

2019년의 경우 법정 최저임금은 183만9000원(최저시급 8800원, 월 소정근로시간 209시간)인
데 비해 이마트 월임금은 170만6000원(시급 9322원, 월 소정근로시간 183시간)으로 최저임금보다 13만3000원 적다.

2020년의 경우 법정 최저임금은 209만원(최저시급 1만원, 월 소정근로시간 209시간)인데 비해 이마트 월임금은 183만원(시급 1만원, 월 소정근로시간 183시간)으로 최저임금보다 26만원 적은 것으로 추정됐다.

마트노조 이마트지부는 "신세계 이마트의 소정근로시간 단축은 임금 총액을 줄이기 위한 대표적인 최저임금 무력화 꼼수"라고 비난했다.

앞서 신세계 이마트는 지난 8일 내년부터 '주 35시간제' 도입을 발표하면서 "사원들의 일-가정 양립을 위해 24시에서 23시로 폐점시간을 단축한다"라고 했다.

그러나 이마트 노동자들은 폐점시간을 조정하고 주 5시간을 단축한다고 노동자들에게 '일-가정 양립' '저녁이 있는 삶'이 주어질 리 만무하다는 입장이다.

노동시간 단축 목적은 노동자들을 장시간 노동에서 해방하고 여유 있는 생활을 보장하기 위해서인데 그렇다면 노동시간 단축에 따른 노동강도 강화, 임금 삭감이 없어야 한다는 것.

그러나 신세계 이마트가 내년부터 시행하려는 '주 35시간제'는 노동강도 강화, 임금·퇴직금 삭감으로 이어지는 개악안이며 꼼수라고 비판했다.

근무시간을 줄인다고 업무의 총량이 줄지 않는다는 게 노조의 주장. 업무량은 변화가 없는데 노동시간을 줄이면 그만큼 노동강도가 세질 수밖에 없지 않느냐는 것이다.

결국 이마트 노동자들은 임금 삭감 없는 근무시간 단축을 요구하고 있다.

마트노조 이마트지부 전수찬 위원장은 "임금 삭감 없는 주 35시간제를 제대로 시행하려면 월 183시간이 아니라 월 209시간에 해당하는 최저임금(209만원) 이상의 임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그렇게 하겠다고 하면 이마트의 진성성을 믿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신세계 이마트 쪽은 2019년 이후의 임금에 대해서는 아직 정해진 게 없다고 밝혔다.

이마트 관계자는 <데일리중앙>과 통화에서 "내년도 임금은 근무시간이 주 35시간으로 줄지만 임금 총액은 줄지 않고 늘어난다"며 "그런데도 노조에서는 2019년, 2020년에 대해 미리 부정적으로 예단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2019년과 2020년 이후의 임금이나 노동 조건에 대해서는 아직 정해진 게 없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노조에서는 자료를 통해 2019년 이후 이마트 월임금이 그렇게 될 거 같다고 부정적인 관점으로 예단하고 있는데 아직 정해진 게 없다"고 했다.

'인력 충원 없이 노동시간을 줄이면 노동강도가 세지는 거 아니냐'는 지적에는 "매장에서 불필요한 부분을 줄이고 업무 간소화 등을 통해 실질적으로 일-가정을 양립할 수 있도록 해나갈 방침이며 그것이 '주 35시간제' 도입 취지"라고 말했다.

그는 '불필요한 부분을 줄이고 업무 간소화가 구체적으로 뭐냐'고 묻자 "저희가 앞으로 매장에 찾아가서 줄여갈 부분이다. 다양하게 불필요한 일을 없애고 업무 간소화를 해서 실질적으로 (제도에)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노조의 임금 감소 없는(2020년 월 209만원 이상 보장) 노동시간 단축 요구에 대해선 "그것은 그 시점에 맞춰서 노조와 협의해 나갈 부분이다. 당장 내년 이후의 일은 아직 결정된 게 없다"고 말했다.

석희열 기자·이성훈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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