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전 대통령, 첫 재판... "다스는 형님회사" 16개 혐의 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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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전 대통령, 첫 재판... "다스는 형님회사" 16개 혐의 부인
  • 김용숙 기자
  • 승인 2018.05.23 17: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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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의 무리한 기소로 "비통한 심정"... 민주당·평화당 "반성없는 온갖 궤변에 국민들 배신감"
▲ 110억원대 뇌물과 349억원대 횡령 등 16개 범죄 혐의로 구속기소된 이명박 전 대통령의 첫 재판이 23일 오후 서울중앙지법 417호 형사대법정에서 열렸다. 이 전 대통령은 모든 혐의를 부인했다. (사진=KBS 뉴스화면 캡처)
ⓒ 데일리중앙

[데일리중앙 김용숙 기자] 110억원대 뇌물과 349억원대 횡령 등 16개 범죄 혐의로 구속기소된 이명박 전 대통령의 첫 재판이 23일 오후 서울중앙지법 417호 형사대법정에서 열렸다.

역사는 얄궂다. 비슷한 시각 김해 봉하마을에서는 노무현 대통령의 서거 9주기 추도식이 엄수됐다.

구속 이후 62일 만에 처음 모습을 드러낸 이명박 전 대통령은 호송차량에 실려 와 일부 교도관의 부축을 받으며 서류 봉투를 손에 든 채 법정에 들어섰다. 박근혜 전 대통령과는 달리 포승줄에 묶이지도 않았고 수갑도 차지 않았다.

이 전 대통령은 12분에 걸리 모두진술에서 자신에게 제기된 16개 범죄 혐의에 대해 전면 부인하며 모르쇠로 일관했다. 국민 앞에 자신의 죄를 반성하는 태도는 일절 보여주지 않았다.

오히려 자신이 법정에 서 있는 현실이 억울하다는 취지로 말했다. 검찰이 무리한 기소를 했다며 비통한 심정이라고 했다.

이 전 대통령의 16개 혐의 가운데 특히 뇌물 수수에 대해 특가법상 뇌물죄가 적용되면 최대 무기징역 선고까지 가능하다.

핵심 혐의인 '다스는 누구 것이냐'는 의혹에 대해 이 전 대통령은 "형님의 회사"라고 진술하고 "30년 간 송나 경영을 둘러싼 어떠한 다툼도 없었는데 국가가 개입하는 게 정당한가 의문"이라고 주장했다.

다스 소송비 대납 혐의에 대해서도 "삼성의 뇌물을 받았다는 공소사실이 충격이고 모욕"이라며 혐의 자체를 부인했다.

민주당은 '혐의 부인'으로 일관하는 전직 대통령의 모습은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백혜련 민주당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일국의 대통령을 지낸 분이 온갖 궤변으로 국민을 기만하는 모습에 분노를 넘어 처연함을 느낀다"며 "이 전 대통령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고 싶겠지만 가려질 하늘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백 대변인은 "중범죄 혐의 자체만으로도 충격적이지만 일국의 대통령이었던 분이 피고인으로 전락한 현실, 그리고 공판정에서조차 반성 없는 태도는 국민에게 크나큰 배신감과 실망감을 안길 뿐"이라며 "민주당은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한 재판이 진행되는지 끝까지 국민과 함께 지켜볼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평화당은 이 전 대통령에게 "아무도 믿지 않는 오리발보다 진심어린 반성문을 국민께 드려야 한다"고 했다.

장정숙 평화당 대변인은 논평을 내어 "자신에게 제기된 일체의 혐의를 부하직원의 탓으로 돌리며 자신의 재판을 실체 없는 정치보복이라고 주장하고 있다"며 "이 전 대통령의 어이없는 주장과 태도를 믿어주고 받아줄 국민은 단 한 명도 없을 뿐더러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듯 자신의 죄를 감추려는 시도는 결국 무위로 돌아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 대변인은 이어 "이 전 대통령은 끊임없는 변명과 책임전가로 국민의 더 큰 분노를 야기하는 어리석은 짓을 그만두고 이제라도 석고대죄하는 마음으로 자신의 죄를 인정하고 여죄 역시 스스로 밝히는 것이 국민으로부터 조금이나마 용서받을 수 있는 길임을 분명히 알기 바란다"고 충고했다.

보수야당인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아직까지 공식 논평을 내놓지 않고 있다.

김용숙 기자 news7703@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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