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재님, 사랑합니다. 그러나 출마는 잘못된 것입니다."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의 대선 출마에 대한 한나라당의 총공세가 급기야 단식농성으로 확산되고 있다.

2002년 대선 당시 이 전 총재의 비서실장을 지냈던 권철현 의원은 9일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회창 전 총재께서 한나라당으로 돌아올 때까지 단식을 하겠다"고 말했다.

권 의원은 국회 의원회관 자신의 사무실에서 이날부터 무기한 단식농성에 들어갔다.

권 의원은 "이 전 총재님은 저에게 마음의 스승과도 같은 분이었다"며 "(그런 분의 출마 철회를 위해) 이 자리에 설 수밖에 없게 만든 지금의 이 현실에 복받쳐 오르는 분노와 슬픔을 가눌 길 없다"고 심경을 밝혔다.

그는 "이회창 전 총재님을 마지막으로 모셨던 비서실장으로 '영원한 실장'이라는 심정으로 지금까지도 항상 총재님 곁에 있었다고 자부한다"며 "그런 분께서 이제 잘못된 판단으로 잘못된 길을 가시고자 하는 것을 보면서 번뇌와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권 의원은 이어 "지난 2002년은 우리 모두가 역사의 죄인이었으며 이제는 그 원죄로부터 벗어나야 할 때"라며 "그러하기에 총재님께서 가시고자 하는 길에 동참 못하는 것을 부디 용서해 달라"고 했다.

그러면서 "총재님을 너무도 존경하고 사랑하는 심정으로 위기에 빠진 한나라당을 구하겠다는 충직한 당원의 자세로 제가 할 일을 하고자 한다"며 "총재님께서 다시 한번 살신성인의 결단을 내려 저희들 곁으로 돌아와 달라"고 호소했다.

권 의원은 이 전 총재의 출마에 대해 ▲대의명분 ▲국민의 기대 ▲순리와 절차 등 모든 면에서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