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 "노무현은 죽어서도 살아 있는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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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 "노무현은 죽어서도 살아 있는 대통령"
  • 석희열 기자
  • 승인 2009.07.03 23:49
  •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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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다한 추도사로 옛 동지 추억... "민주주의 위기 억울하고 분하다"

▲ 김대중 전 대통령이 지난 5월 29일 서울 경복궁 앞뜰에서 열린 노무현 전 대통령 영결식에서 권양숙 여사의 손을 잡고 원통해 하며 서럽게 오열하고 있다. (사진=사람사는 세상 봉하마을)
"노무현 대통령 당신, 죽어서도 죽지 마십시오. 우리는 당신이 필요합니다. 노무현 당신이 우리 마음속에 살아서 민주주의 위기, 경제 위기, 남북관계 위기, 이 3대 위기를 헤쳐 나가는 데 힘이 되어주십시오."

김대중 전 대통령(DJ)은 3일 노무현 전 대통령을 '죽어서도 살아 있는 우리의 영원한 대통령'이라고 추억했다.

김 전 대통령은 이날 <오마이뉴스> 오연호 대표기자의 신간 <노무현, 마지막 인터뷰> 추천사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은 억울한 일을 당해 몸부림치다 저세상으로 갔다"며 "목숨 바쳐온 민주주의가 위기에 처해 억울하고 분하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 못한 추도사를 대신하여'라는 제목의 이 추천사를 노 전 대통령의 인터넷 홈페이지 '사람사는 세상 봉하마을'을 통해 공개했다.

DJ는 지난 5월 29일 경복궁 앞뜰에서 열린 노무현 전 대통령 영결식에서 추도사를 하고자 했지만 정부 쪽에서 반대해 무산됐다. 그런 때문인지 그는 이날 유족인 권양숙 여사의 손을 잡고 서럽게 오열해 국민의 가슴을 울렸다.

김 전 대통령은 "우리의 민주주의가 어떻게 만든 민주주의냐"며 "독재정권, 보수정권 50여 년 끝에 국민의 정부, 참여정부가 10년 동안 이제 좀 민주주의를 해보려고 했는데 어느새 되돌아가고 있다"고 개탄했다.

그는 "우리 둘이 모두 힘을 합쳐 민주주의를 지켜내야 우리가 인생을 살았던 보람이 있지 않겠느냐"며 "당신같이 유쾌하고 용감하고, 그리고 탁월한 식견을 가진 그런 지도자와 한 시대를 같이했던 것을 아주 큰 보람으로 생각한다"고 떠나간 동지를 그리워했다.

이어 "노무현 전 대통령은 부당한 조사 과정에서 갖은 치욕과 억울함과 거짓과 명예훼손을 당해 결국 국민 앞에 목숨을 던지는 것 외에는 자기의 결백을 밝힐 길이 없다고 해서 돌아가신 것"이라며 "우리는 그것을 다 알고 500만이 통곡했다"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은 "아무리 500만명이 나와서 조문했다고 하더라도 노무현 전 대통령의 그 한과 억울함을 푸는 노력을 하지 않으면 그분의 죽음은 허망한 것으로 그치게 될 것"이라며 "우리 모두 노무현 전 대통령을 역사에 영원히 살리도록 노력하자"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깨어 있으면 노무현 전 대통령은 죽어서도 죽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500만명의 조문행렬'에 대해 "노무현의 한과 국민의 한이 결합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은 자신의 영결식 추도사를 정부가 반대해 무산된 데 대해 "어이없기도 하고 그런 일을 하는 정부에 연민의 정을 느꼈다"며 "마음속에 간직한 추도사는 하지 못한다고 해서 없어지는 게 아니다"라고 정부의 비정함을 나무랐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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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학 2009-07-04 16:19:46
이명박 대통령이 나중에 이런 일을 당하면
전 국민이 지금처럼 추모하고 애도할 지 궁금하다.
이명박 정부는 지난 10년 김대중-노무현 정부 시절을
잃어버린 10년이라며 인정하지 않는다고 했는데
그럼 그 이전인 독재시절 군사쿠데타 정권 시절만 인정하겠다는 것인가.

도도화장품 2009-07-04 14:58:39
얼마나 오죽 원통했으면 저리도 서럽게 통곡을 다하나
생각하니 콧잔등이 찡해온다.
이래도 난 모르는 일이라는 식으로 나몰라라 하는 정부는 정말 비정한 정부다.
국민들이 이런 일을 기억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하면 큰 착각이다.

에코 2009-07-04 12:04:09
오죽하면 전직 대통령이 공개된 장소에서 저렇게 통곡할까.
그것도 80 노구의 불편한 몸을 이끌고 나와 저리도 오열할까.
이명박 대통령이 언제 한번 다른 사람을 위해 저렇게 뜨겁게 울어봤을까.
노무현은 죽어서도 죽지 않앗다는 말이 가슴에 와닿는다.

남남북녀 2009-07-04 04:06:22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이 어디 한 두사람 뿐이겠는가.
지난해 촛불정국, 이1번에 조문정국 그래도 정신 못차리는 이명박 정부는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냥 어디 달나라로 보내버릴까요.
요즘 우리나라 우주 기술도 많이 발달했다고 하는데, 이소연씨 대답해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