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대 성희롱 피해자 "서울교대 성희롱 사건, 솜방망이 처벌 끝나선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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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교대 성희롱 피해자 "서울교대 성희롱 사건, 솜방망이 처벌 끝나선 안돼"
  • 송정은 기자
  • 승인 2019.05.14 14: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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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교대 성희롱 피해자 "교대 재학생으로서 지금이라도 문제 밝혀져서 다행이라 생각... 학생들, 나은 교실서 공부하기를"
▲ 서울교대 국어교육과 재학 중인 한 학생은 14일 mbc 라디오 '심인보의 시선집중'에 나와 문제제기를 하게 된 동기, 성희롱 예방대책 등에 대해 자세히 자신의 입장을 설명했다.(사진=mbc 라디오 '심인보의 시선집중' 홈페이지 화면 캡처)
ⓒ 데일리중앙

[데일리중앙 송정은 기자] 지난 10일 서울교대 쪽은 남자 대면식에서 여학생을 성희롱한 것으로 알려진 11명의 남학생들에 정학 2~3주의 징계를 내렸으며 다른 과 학생 10명에 경고 처분을 내려 충격을 주고 있다

결국 김경성 서울교대 총장은 국어교육과 남학생들 성희롱 사태에 대해 직접 사과 담화문을 발표했지만 이 사건에 대한 논란이 쉽사리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서울교대 국어교육과 재학 중인 한 학생은 14일 mbc 라디오 <심인보의 시선집중>에 나와 문제제기를 하게 된 동기, 성희롱 예방대책 등에 대해 자세히 자신의 입장을 설명했다.

이 학생이 처음에 문제제기를 하게 된 동기가 무엇일까?

남학생들 사이 대면식이라는 것이 얼마나 오랫동안 지속됐는지 묻는 진행자 질문에 그는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는 저희도 알 수 없다"며 "교대에 남학생 수가 훨씬 적다"고 설명했다.

그는 "적은 남학생들끼리 친목을 다지자는 명목에서 이어졌던 행사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신입생이 들어오면 신입생 남학생부터 졸업한 선배들까지 참여하는 남학생들의 행사"라고 밝혔다.

그렇다면 여학생들은 이런 것들에 관련돼서 알고 있던 사항들은 전혀 없었을까?

그는 "저희 과 생각해보면 그동안 내부에 남학생들끼리 문제가 있어도 밖으로 누설되긴 어려운 구조였던 것 같다"며 "행사 참여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남자 대면식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이뤄지는지도 알기 어려웠고 원래는 매년 신입생들 사진과 개인정보가 담긴 책자를 남학생들이 행사종료 후 폐기처분했기 때문에 그 존재를 알 수 없었다"고 말했다.

'남학생들 숫자가 적으니까 그 안에서 비밀유지가 좀 잘 됐겠다'라는 진행자 말에 "네"라고 긍정하기도 했다.

폭로 이후 가해 남학생들로부터 사과는 있었을까?

그는 "처음 3월에 책자 관련된 일이 드러나면서 남학생들한테 사과를 요구했고 사과문에 몇 차례 걸쳐서 남학생들이 쓰고 동기들끼리 대면 사과나 공개적 사과 자리도 만들었다"고 밝혔다.

이어 "하지만 그 사과문도 전부 다 거짓말이 계속돼서 반복돼왔고 제일 처음 공개된 사과문에는 몇 년 전부터 책자를 없앴다고 말했지만 결국에는 2018년도까지 책자가 있었던 걸로 밝혀졌다"고 말했다.

또한 "그리고 최근에 공개됐던 단톡방에 관련된 일로는 사과 받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최근에 단톡방이 공개가 됐던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가해학생들에 학교 징계처분이 내려졌으며 10명에 대해 2주 또는 3주의 유기정학처분이 내려진 것으로 알려진 상황이다.

징계수위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그는 "저희는 부족하다고 생각을 하고 있다. 전에 학교에 횡령 건에 대해서 무기정학을 준 사례가 있는데 그거랑 비교해보면 징계를 줬다는 건 성희롱 사안임을 학교에서 인정하고 있다는 건데 2주, 3주 정학을 준다는 게 공정한 결과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무기정학을 준 게 어떤 건이라고 말씀하셨냐?'는 진행자 질문에 "공비 횡령 건이다"라고 답했다.

그는 "거기에다 남학생 조사과정에서 거짓말로 가해혐의를 부인하고 학생회장에게 전화로 협박한다든지 여학생들의 대자보를 무단 철거한 사실에 대해선 어떤 가중처벌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생각도 들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학교에서는 남학생들이 사과하는 태도를 보였기 때문이다 라고 말하지만 전혀 그렇지 않은 것"이라며 "2, 3주 정학만으로 피해학생과 가해학생이 전혀 분리가 이뤄질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피해자를 확실하게 보호할 수 있는 처분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진행자는 "피해자와 가해자 분리가 이뤄지지 않는 부분도 문제고 그동안 징계와 비교했을 때 형평성도 맞지 않는다는 입장이시다"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이 학생은 어느 정도 수위의 징계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는 걸까?

이 학생은 "우선 그들이 정말 교사가 될 자격이 있는 사람들인지, 교사라는 신분에 예비교사라는 신분에 비췄을 때 어느 정도의 심각성 있는지 학교가 다시 한 번 고민하고 저희가 조사과정에서도 아쉬웠던 부분이 많이 있다"고 털어놨다.

그는 "피해자한테 조사과정을 전달하지 않았다는 점, 피해자 가해자 분리하지 않았다는 점, 그리고 징계근거를 명확하게 밝히지 않았다는 점이 있는데 이번 총장 담화문이 발표됐다"고 말했다.

또한 "성교육 이수제도를 실시하겠다고 언급했는데 이미 일어난 성희롱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지 않은 상황에서 앞으로의 성희롱 예방대책을 제시하는 게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고백했다.

이어 "피해학생들에게 학교의 조사과정, 그리고 징계가 어떤 근거로 내려졌는지 공개해주고 가해자와 피해자를 완전히 분리할 수 있는 처벌, 또 심각한 성희롱을 한 학생들에게 최종적으로 교사가 될 기회를 제공해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단톡방에서 어떤 대화들을 했던 거냐'는 진행자 질문에는 "단톡방 안에서는 과거에 특정한 재학생을 언급하면서 성희롱적인 발언을 한다든지 아니면 본인이 가르치고 있는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성희롱적인 발언을 한 단체카톡방 대화가 있다는 게 밝혀졌다"고 폭로했다.

진행자는 "초등학생을 상대로 한 사실 성희롱적인 발언은 제가 차마 방송에서 입으로 옮기기가 좀 어려운 수준이더라"며 "그분들이 지금 어쨌든 초등학교 교사를 하고 있다는 것 아니냐? 그런 말 한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서울교대 국어교육과 재학 중인 이 학생은 "그렇다"고 인정했다.

진행자는 교대 학생들 성희롱 사건 보며 어떤 생각이 들었는지 말해달라 부탁했으며 이 학생은 "우선 저희랑 같은 이런 힘든 일을 겪고 계시는 분들이 있다는 걸 알게 돼서 마음이 아팠다"고 말했다.

그는 "여러 가지 사건 자체들도 너무 충격적이지만 이 사건을 가볍게 바라보고 도리어 피해자들한테 남학생들과 화해하라 라고 하는 강요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저희가 상처를 많이 받았다"며 "우리 사회에 고질적인 문제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털어놨다.

이어 "한편으로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주고 계시다. 이렇게 문제를 인식하는 것부터 우리 사회가 변화한다고 생각하니까"라며 "교대 재학생으로서는 지금이라도 여러 학교에서 문제가 밝혀져서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나중에 제가 만난 학생들이 조금 더 나은 교실에서 공부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라 덧붙였다.

송정은 기자 beatriceeuni@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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