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김미현 소장은 14일 <평화방송>에 출연해 정부의 세종시 수정안 발표 직후인 12일 대전/충청지역 거주 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ARS 여론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원안인 행정중심 복합도시를 지지하는 의견은 63.5%, 수정안인 교육과학중심 경제도시 지지 의견은 27.3%로 원안 지지가 훨씬 높게 나타났다. 잘 모르겠다는 의견은 9.1%였다.
정부가 발표한 세종시 수정안에 대한 만족도도 매우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구체적으로 보면, '불만족' 65.1%(전혀 47.9% + 만족하지 않는 편 17.2%),'만족' 28%(매우 10.5% + 만족하는 편 17.5%)로 불만족 의견이 월등히 많았다. '잘 모르겠다' 는 응답은 6.8%였다. 불만족 응답은 대전 지역, 남성, 40대 이하, 야당 지지층에서 특히 높은 편이었다.
충청권 민심은 특히 정부여당의 여론전에 따라 세종시와 관련한 생각이 앞으로 바뀔 수 있는 지를 조사한 결과에서도 '변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압도적으로 우세했다.
69.7%가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고, '변할 수도 있다'고 밝힌 응답은 23.1%에 불과했다. '변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은 지역, 성, 연령 등과 상관없이 고르게 우세했는데, 그 중에서도 남성, 40~50대, 민주당과 친박연대 지지층에서 특히 높았다.
세종시 문제를 둘러싸고 정치권이 격돌하고 있는 가운데 이 문제와 관련해 충청 민심을 가장 잘 대변하고 있는 정치세력으로는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를 꼽았다.
박근혜 등 한나라당 친박계라는 의견이 28.8%로 가장 높게 조사됐고, 다음으로 정세균 등 민주당 21.2%, 이 대통령, 정운찬 및 한나라당 친이계 17.2%, 이회창 등 자유선진당 12.8% 순이었다.
이명박 정부에 대한 평가가 전반적으로 부정적인 가운데 충청 출신의 정운찬 국무총리에 대한 평가도 혹독하게 나타났다.
정 총리에 대해 '잘하고 있다'는 긍정 평가는 22.6%, '잘못하고 있다'는 부정 평가는 58.8%로 정 총리가 고향에서조차 세종시 문제로 인심을 잃고 있음을 보여줬다.
김 소장은 세종시 민심의 향방과 관련해 "앞으로 설 민심이 어떻게 움직이냐가 가장 중요한 관건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우성 기자 rambo435@daili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