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금 인상 대통령이 부추기고, 일부 사립대가 총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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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금 인상 대통령이 부추기고, 일부 사립대가 총대
  • 석희열 기자
  • 승인 2010.02.03 14:54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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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 "등록금이 너무 싸면 교육의 질 떨어진다"... 연세대 등 사립대 줄줄이 인상

"대학등록금이 너무 싸면 교육의 질이 떨어지지 않겠냐."
"이 세상에서 샤우팅을 누구보다 사랑하는 동혁이형이야. 이 대통령님이 대학등록금이 너무 싸면 좀 그렇지 않냐고 그랬다고 들었어. 근데 등록금이 우리나라가 세계 2등이라는데, 이런 것도 꼭 세계 1등 해야 되는 거야? 무슨 대학등록금이 우샤인 볼트야? 이런 거는 세계와 경쟁 안 해도 되잖아~ 그렇잖아. 그래 동혁이 형이야."  (진보신당 김종철 대변인 '봉숭아학당' 패러디)

등록금 상한제가 법제화되는 등 치솟는 등록금에 대한 비판 여론이 드높은 가운데 연세대 등 일부 사립대가 '묻지마 등록금 인상'에 앞장서고 있어 눈총을 사고 있다.

지난 달 27일 연세대가 2.5% 인상안을 발표한 이후 서강대, 한국외대, 홍익대, 숭실대 등 서울 주요 대학들이 잇따라 등록금 인상 확정안을 내놓고 있다.

이처럼 서울 사립대학들이 등록금 인상에 총대를 메고 나선 가운데 이명박 대통령이 이를 부추기는 듯한 발언을 잇따라 내놓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최근 이 대통령은 각 대학 총장들을 청와대로 불러 간담회 자리에서 '등록금 상한제는 위헌'이며 자신은 상한제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진통 끝에 여야 합의로 국회를 통과한 '취업후 학자금 상환제'의 입법 취지 전면 무력화 시도다.

대통령은 또 2일에는 한국장학재단(이사장 이경숙)을 방문해 "등록금이 너무 싸면 대학 교육의 질이 떨어지지 않겠냐"고 때 아닌 교육의 질을 걱정하며 대학당국에 등록금을 올릴 것을 사실상 부추겼다.

이는 며칠 전 대교협 새 회장에 선임된 이기수 고려대 총장의 "우리나라 대학 등록금이 세계에서 가장 싼 편"이라고 한 주장과 맥을 같이 하는 발언이어서 여러 의혹을 낳고 있다.

이에 대해 민주노동당은 사립대학과 이명박 대통령을 싸잡아 '무책임한 처사'라고 비난했다.

우위영 대변인은 3일 논평을 내어 "지난 해 우리나라 가계 실질소득은 전년 대비 마이너스 행진을 계속했으며, 이에 반해 실질 가계 부채는 80%에 육박해 서민 경제는 극심한 고통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사립대학들의 등록금 인상은 매우 무책임한 처사"라고 지적했다.

우 대변인은 특히 각 사립대학들이 재단에 돈을 쌓아두고도 여러 구실을 대며 등록금 인상이라는 손쉬운 방법으로 가계 호주머니를 털고 있다고 비난했다.

국회 교과위에 따르면, 실제로 사학재단들이 재단에 쌓아 두고 있는 재단적립금은 2008년 말 기준으로 홍익대 4294억원, 연세대 3199억원 등 적게는 수백억원, 많게는 수천억원에 이른다.

이와 관련해 우 대변인은 "사립대학들이 파렴치하게 재단에 돈을 쌓아두고도, 어려운 경제 현실에 있는 대학생의 등록금만을 인상하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고 지적했다.

우 대변인은 사태가 이러함에도 대통령은 한심하게도 각 사립대학들의 '묻지마 등록금 인상'을 부추기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명박 대통령은 부디 기억을 더듬어 자신과 한나라당이 지난 대선 당시 '반값 등록금'을 국민에게 약속했던 것을 기억하기 바란다"고 충고했다.

진보신당은 아예 KBS 개그콘서트 코너 '봉숭아학당'의 '동혁이형'에게 서민들의 응어리진 한을 대통령에게 들리도록 소리쳐달라고 요청하기까지 했다.

"대학등록금이 너무 싸면 교육의 질이 떨어지지 않겠냐." (이명박 대통령이 2일 한국장학재단을 방문해 한 발언)

진보신당 김종철 대변인은 "등록금 문제 때문에 자살하는 대학생과 학부모가 나오고 있는 마당에 이명박 대통령은 학생들에게 해줄 말이 그것밖에 없었는지 반성해야 한다"고 개탄했다.

김 대변인은 "이명박 대통령은 국민들보다 4대강을 더 사랑하듯이 아마도 학생들과 학부모보다는 학교재단을 더 사랑하는 듯하다"며 "대통령이 말하던 친서민은 모두 어디로 간 것인지 궁금하다"고 꼬집었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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ㅜㅜ 2011-02-14 21:53:56
5살 3살 아이를 키우는 엄마인
데 벌써부터 한숨만 나옵니다.

김장호 2010-02-03 20:25:50
어떻게 대통령이 저럴수가
짜고 치는 고스돕도 아니고 참 한심한 작태다.
이런 갈수록 태산이군. 등록금 상한제는 결국 무효가 되는건가.

참말로 2010-02-03 20:21:33
난감하군.
언제는 반값아파트 반값등록금이라며 금방이라도 등록금을 절반으로 내릴 듯이 말하더니
이제 대통령 됐다고 언제 그랬냐는 식이군. 이게 우리나라 현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