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12일 '강도론' 발언을 둘러싼 친이-친박 간 대립 갈등과 관련해 "(박 전 대표가) 잘못 이해하고 한 이야기니 더 이상 왈가왈부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친박계에 화해의 제스처를 보냈다. 박 전 대표와의 회동 가능성도 내비쳤다.
이 대통령은 이날 한나라당 신임 당직자들를 청와대로 초청해 조찬 간담회를 갖는 자리에서 '강도론' 파문과 관련해 "구정이 됐는데 당내 문제를 신년까지 끌고 가는 것은 안 좋다. 이것으로 마무리하고 신년을 맞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조해진 한나라당 대변인이 전했다.
대통령의 이러한 입장은 세종시 문제와 관련한 자신의 '강도론' 발언이 더 이상 박근혜 전 대표와의 전면전으로 번지는 것을 차단하고 화합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당내에서도 이 문제를 자제했으면 좋겠다. 당내에서 싸우는 모습은 국민들에게 안 좋다"고 정몽준 대표 등 참석자들에게 당부했다.
그러면서 세종시 문제는 당이 중심이 돼서 결론을 내달라고 주문했다. 정부는 2월 임시국회가 끝나는 대로 3월 초께 세종시 수정을 위한 관련 법안을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민주주의가 완벽한 제도는 아니지만 현 상황에서는 최선이다. 여당이 이것을 해야 한다. 개인 생각이 달라도 당에서 정해지면 따라가야 민주주의이다. 마음이 안 맞아도 토론을 해서 결론이 나면 따라가야 한다."
이명박 대통령은 특히 세종시 문제로 연일 다투고 있는 정치적 라이벌 박근혜 전 대표와의 회동 건의에 대해 못만날 이유가 없다고 말해 설 이후 회동이 점쳐지고 있다.
이 대통령은 정몽준 대표와의 독대에서 '박 전 대표를 한번 만나는 게 어떻겠느냐'는 정 대표의 건의를 받고 "편리할 때 서로 만나서 이야기하는 것이 좋겠다"고 답했다.
이에 대해 조해진 대변인은 "원론적 수준에서 편리할 때에 만날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씀하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이명박 대통령이 설 연휴 동안 정국 구상을 마무리한 뒤 박근혜 전 대표와 단독 회동을 추진할 것이라는 관측이 당 안팎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이날 청와대 조찬 회동에는 당에서 정몽준 대표와 정병국 사무총장, 남경필 인재영입위원장, 정두언 지방선거기획위원장, 정미경 대변인 등이 참석했다.
석희열 기자·김주미 기자 shyeol@dailiang.co.kr
세종시를 잘 해결하면 대권으로 바로 직행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이명박 대통령이야 대권에 다시 안나서겠지만 다른 사람들은 하나같이 대권으로
가는 지름길로 생각하는 것 같다. 이명박 대통령의 의중에 따라 한나라당이
이리 흔들 저리 흔들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