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이 대통령은 왜 그렇게 지하를 좋아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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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원 "이 대통령은 왜 그렇게 지하를 좋아합니까"
  • 김주미 기자
  • 승인 2010.03.30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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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당 박지원 정책위의장(가운데)은 30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해군 초계함 침몰 사태와 관련해 이명박 대통령을 향해 "왜 그리 지하벙크를 좋아하느냐"고 직격탄을 날렸다.
ⓒ 데일리중앙 이성훈
박지원 민주당 정책위의장이 해군 초계함 침몰 사태와 관련해 이명박 대통령을 향해 직격탄을 날렸다.

박 의장은 30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세계적인 IT강국에서 우리 해군은 최하수준의 능력을 갖췄다"며 "어선보다, 해경보다 못한 해군의 수준에 우리 국민은 실망하고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이명박 대통령을 향해 "왜 이렇게 '지하'를 좋아하느냐"고 정면 겨냥했다.

그는 "경제 문제가 났을 때도 지하벙커에서, 이번에도 4번씩 지하벙커에서 안보관계장관회의를 소집했지만 아무것도 밝히지 못하고 있다"고 이명박 대통령을 맹비판했다.

이어 "왜 공무원은 비상대기령을 내리고 심지어 공기업까지 비상대기령을 내리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며 "손에 무엇을 만지작거리느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위기 국면을 넘어가기 위해 또다시 북한 카드를 만지작거리는 것 아니냐는 것.

박 의장은 "정부는 이미 공식, 비공식 경로를 통해서 '북한의 소행이 아니다'라고 얘기했다"며 "'북한의 모든 상황을 보거나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정황, 황해도 일원의 북한군 동향을 보더라도 아무런 이상징후가 없다', 심지어 '김영남 상임위원장이 아프리카 순방을 시작했다'고까지 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방장관은 어제 '북한 소행이 아니라고 말한 적 없다'고 했는데 이것은 국민을 희롱하는 것"이라며 며 "도대체 정부는 무엇을 만지작거리고 있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고 강한 의구심을 나타냈다.

그는 이어 "우리 해군은 구조에 만전을 기하고 빨리 사고원인을 밝혀내야 한다"고 강조하고 "정부는 저질수준의 언어희롱을 하지 말고 원인규명과 구조수색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 민주당 해군함정침몰사건진상특위 위원장에 임명된 문희상 국회의원(가운데)이 30일 원내대책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 데일리중앙 이성훈
한편 민주당은 이날 해군함정침몰사건진상특위를 구성하고 위원장에 해군 출신의 문희상 국회의원 임명했다.

문 위원장은 "정부의 위기대응 능력 부재와 안보상의 허점이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 실종자 가족들은 물론 전 국민의 가슴만 태우고, 정부와 당국에 대한 국민의 불신만 팽배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구조된 58명 중에 56명은 해경정이, 2명은 판공선에서 구했다. 해군에 의한 구조는 단 한명도 없었다"며 "실종자 구조의 핵심인 함미가 발견된 것도 해군 당국에 의한 것이 아니라 민간 선박에 의해 발견됐다. 참으로 통탄할 일"이라고 분개했다.

문 위원장은 "진상규명-사후방지대책-수습절차상의 허점이 무엇이었는지를 자세히 따져보고 국민들께 소상히 전달하는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진상특위에 임하는 각오를 밝혔다.

이와 관련해 김민석 최고위원은 "국회 부의장인 문희상 의원이 진상특위위원장을 맡은 것부터 범상치 않은 일"이라며 "숨겨진 무엇인가를 분명히 찾아낼 것"이라고 특위 활동에 기대감을 나타냈다.

김 최고위원의 이러한 발언은 민주당은 이미 이번 천안함 참사와 관련해 상당한 정도의 정보를 갖고 있으면서 정부의 대응 수위를 지켜보고 있다는 것으로도 해석돼 주목된다.

김주미 기자 kjsk@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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