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이회창, 천안함 국정조사 놓고 청와대서 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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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균-이회창, 천안함 국정조사 놓고 청와대서 격돌
  • 석희열 기자
  • 승인 2010.04.20 15: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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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균 "국민적 의혹이 큰 만큼 국정조사 실시해야" - 창 "의혹이 없는데 무슨..."

▲ 20일 이명박 대통령 초청으로 청와대에서 열린 대통령과 여야 3당 오찬회동에서 민주당 정세균 대표와 자유선진당 이회창 대표가 천안함 국정조사를 둘러싸고 격돌했다.
ⓒ 데일리중앙
이명박 대통령 초청으로 20일 청와대에서 열린 이명박 대통령과 여야 3당 대표 오찬회동에서 민주당 정세균 대표와 자유선진당 이회창 대표가 날선 공방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회동은 배석자 없이 네 사람이 낮 12시부터 식사하면서 두 시간 가까이 천안함 사태 등 국정현안에 대해 의견을 나누는 자리였다고 청와대가 밝혔다.

먼저 민주당 정세균 대표가 입을 열었다. 정 대표는 천안함 침몰 사태와 관련해 국정조사를 실시해 국민적 의혹을 말끔히 씻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천안함 사고와 관련해서 조사대상이 될 사람들이 조사의 주체가 돼서는 안된다며 민군합동조사단의 구성과 운영에 대해 문제점을 제기했다. 아울러 책임이 드러난 사람은 문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대표는 "원인규명이 끝날때까지 책임을 묻지 않고 기다리는 것은 적절치 않다. 조사받아야 할 사람이 조사를 지휘하거나 참여해서는 안 된다"며 "이미 책임이 드러난 사람들의 책임을 빨리 물어야 한다"고 대통령을 압박했다.

그러자 이회창 대표는 의혹이 없는데 무슨 국정조사냐고 맞선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의 국정조사 실시 주장에 반기를 든 것이다.

이 대표는 "먼저 특위를 하고 부족하면 국정조사를 하면 될 것 아니냐, 어느 정도 원인이 밝혀진 다음에 문제가 있으면 국정조사를 하자"고 정 대표를 향해 목소리를 높였다.

▲ 이명박 대통령과 여야 3당 대표는 20일 낮 청와대에서 점심을 곁들인 오찬회동을 갖고 천안함 사태 등 국정 현안 전반에 관해 의견을 나눴다. (사진=청와대)
ⓒ 데일리중앙
한나라당 정몽준 대표도 "국정조사가 능사가 아니다. 특위 정도로 하자"며 이 대표의 주장에 공감했다고 정미경 한나라당 대변인이 전했다. 

정몽준 대표는 또 민군합동조사단에 조사받아야 할 군인이 단장이 돼서는 안된다는 정세균 대표의 지적에 대해 "조사란 더 좋은 의미에서 정치적 과정이므로 국민들께 잘 알려진 분을 단장으로 하는 것도 괜찮다고 생각한다"며 말했다.

이에 민주당 정세균 대표는 김선일 사건과 9.11테러 당시 미국의 사례를 예로 들며 "국정조사를 통해 전체적으로 사고의 원인규명만이 아니라 안보체제의 허점 등도 철저하게 조사해서 보완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한나라당과 자유선진당의 입장을 받아들여 순차적으로 국정조사를 실시하기로 하고 대신 조사특위를 당장 구성할 것을 제안했다.

한편 이명박 대통령은 "감출 것 없고, 나오는 대로 다 공개할 것이기 때문에 결과를 기다리면서 믿음을 가져줬으면 좋겠다. 안보를 튼튼히 하고 개혁을 하자는 부분에 대해서 정치권에서 얼마든지 의견을 개진할 수 있지만 조사하는데 대해서는 의심을 하지 말아달라"고 정치권의 협조를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오찬 후 "진지하고 허심탄회하게 많은 얘기를 나누었다. 대통령으로서 대표들이 제기하는 의문과 질문에 대해 최선을 다해 설명을 했다. 그리고 이해와 협조를 구했다. 도움이 많이 된다"고 김은혜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회동 결과에 만족한 이 대통령은 본관 입구까지 걸어 나와 "오늘 고마웠다, 반가웠다"고 인사하며 여야 3당 대표들을 배웅했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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