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호철 전 기자, 화성 8차 진범 논란에 "만약 윤씨 범인 아니라면 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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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호철 전 기자, 화성 8차 진범 논란에 "만약 윤씨 범인 아니라면 사과"
  • 송정은 기자
  • 승인 2019.10.07 11: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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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모 씨 면회 기자
"화성 경찰, 헛소리 한다며 윤 씨 폄하"
"면회 후에도 전화하며 자신 무죄 호소"
신호철 전 시사인 기자는 7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8차 범인으로 알려진 윤 모 씨에 대해 "만약에 이분이 범인이 아니라면 나중에 찾아뵙고 사과하고 싶은 생각이 든다"고 고백했다. (사진=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홈페이지 화면 캡처)copyright 데일리중앙
신호철 전 시사인 기자는 7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8차 범인으로 알려진 윤 모 씨에 대해 "만약에 이분이 범인이 아니라면 나중에 찾아뵙고 사과하고 싶은 생각이 든다"고 고백했다. (사진=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홈페이지 화면 캡처)ⓒ 데일리중앙

[데일리중앙 송정은 기자] 화성 연쇄 살인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인 이춘재가 자백을 하기 시작해 미제 사건이 풀리는 듯 했으나 8차 사건도 본인이 저지른 것이라 자백해 진위 여부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즉 10번의 화성 연쇄 살인 사건들 중 범인이 이미 앞서 잡혔던 8차 사건에 대해 이춘재가 본인이 저지른 일이라 자백한 것이다.

만일 이춘재 자백이 사실일 경우 8차 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돼서 19년 옥살이를 했던 이는 어떻게 되는 걸까?

만약 이춘재의 자백이 거짓일 경우 그의 전체 자백의 신빙성을 다시 의심해 봐야 되는 상황이 되는 걸까?

8차 사건의 진위가 중요한 상황이다. 

8차 사건의 범인으로 옥살이를 한 윤아무개 씨는 앞서 19년 옥살이를 하다가 모범수로 석방이 됐다.

윤 씨가 옥중에 있을 때 찾아가서 인터뷰를 했던 기자인 신호철 전 시사인 기자는 7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8차 범인으로 알려진 윤 모 씨에 대해 "만약에 이분이 범인이 아니라면 나중에 찾아뵙고 사과하고 싶은 생각이 든다"고 고백했다.

전 시사인 신호철 기자가 8차 사건 범인으로 알려진 윤 모 씨를 만나신 건 언제일까? 

신호철 전 기자는 "2003년 5월이었다"고 떠올렸다.

그는 과연 2003년 5월에 어떻게 면회를 갈 생각을 했을까? 

그는 "그때 '살인의 추억' 영화가 나왔고. 그 영화가 개봉할 즈음이어서 사람들이 관심이 많을 때였다"며 "당시 화성경찰서를 갔는데 얘기하다가 '8차 사건은 모방 범죄로 잡혀 있다고 알고 있어서 혹시 그 사람이 나머지 분들도 다 한 게 아닐까?' 얘기를 했는데 경찰은 절대 아니라면서 자기가 며칠 전에도 면회를 했는데 걔가 이상한 헛소리를 하고 있다. 이렇게 저한테 말을 하더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경찰은 그 내용을 자세히 얘기를 안 하고 뭔가 '걔 만나지 마라, 걔 이상하다' 그런 말을 해서 더 궁금해져서 그래서 면회를 가보게 됐다"고 말했다.

신 전 기자는 '무기 징역이고 공소 시효 끝난 것 중에서 혹시 당신 아는 거 없냐. 혹시 당신이 관여된 거 아니냐?'는 질문을 던졌다고.

그는 "자기는 전혀 모를 뿐만 아니라 8차 사건도 자기가 한 게 절대 아니라고 이렇게 탁 얘기를 해서, 너무 당당하게. 그래서 당황을 했고"라고 덧붙였다.

이어 "자기가 맞았다는 얘기는 했었다. 그때 수사 과정에서 (맞아서) 자백을 했다고 얘기했는데 구체적으로 어떻게 당했는지 물었는데 그걸 자세하게 묘사하지 않더라"고 설명했다.

신 전 기자는 "구구절절 다시 그때 상황을 묘사하기 싫다고 해서 그게 좀 아쉬웠고. 재판에서 왜 졌냐고 물었더니 '돈도 없고 백도 없는 놈이 하소연할 데가 어디 있겠나, 억울하다' 그렇게 얘기했었다"고 덧붙였다.

그 당시 대화하며 느꼈던 윤 모 씨의 성격이나 인상적인 부분이 있었을까? 

신 전기자는 "이분이 말을 할 때 우리가 흔히 상상하는 어떤 선량하고 억울한 피해자의 그런 절박함으로 말이 전달되는 게 아니고"라며 "이것 때문에 재판에서도 불리했을 것 같은데 말하는 투가 약간 빈정거리듯이 툭툭 내뱉는 그런 어투인데 이게 아마 듣는 사람에게 설득력을 떨어뜨렸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면회 이후 교도소에서 신 전 기자에게 전화를 몇 번 했었다고.

반복적으로 대화를 하다 보면 윤 씨가 굉장히 진정성 있게 자기 무죄를 주장했다고. 

신 전 기자는 "그때 저한테 전화를 할 때 신변잡기적인 얘기도 많이 했었다. 그런데 이분이 굉장히 외롭다는 느낌이 들었고. 다른 누가 면회를 해 주거나 외부와 소통이 잘되는 분이 아니겠구나. 그런 생각도 들었다. 자세한 진실은 수사 과정에서 밝혀지겠다"라고 밝혔다.

그는 "주변에서 ;좋고 믿을 만한 사람이다' 이런 평가를 받지는 못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그 얘기 듣고 나서도 뭐가 진실인지. 바로 경찰에 찾아가서 얘기를 꺼냈는데 면회 갔더니 이런 얘기를 하더라"고 말했다.

이어 "'어떻게 된 거냐. 수사해 봐야 되지 않냐?' 이렇게 얘기했더니 경찰 쪽에서는 전혀 일고의 가치도 없는. 걔가 정말 이상한 또라이라고 했었다"고 밝혔다.

또한 "저도 좀 헷갈렸다, 진실이 뭔지. 그런데 제가 새로운 증거가 나오지 않아서 재심을 해 볼 수도 없고 그 사람은 저한테 하소연하는데 제가 이 사람을 도울 방법이 하나도 없더라"고 말했다.

신 전 기자는 "아직까지 진실이 밝혀진 건 아니지만 몇 주 뒤면 밝혀지겠지만 만약에 이춘재가 범인이고 이분이 범인이 아니라면 약간 죄책감이 든다"며 "제가 그때 좀 더 이분 얘기를 귀 기울여 듣고 만약에 이분이 범인이 아니라면 나중에 찾아뵙고 사과하고 싶은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송정은 기자 beatriceeuni@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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