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드위치 코리아 위기론이 팽배한 요즘, 한국 상품은 미국시장에서도 '중간에 낀 신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코트라(KOTRA)는 11일 미국 내 한국 상품의 경쟁력은 대부분의 주요 산업에서 일본과 중국의 가운데 수준이라고 밝혔다. 이는 코트라가 북미지역본부와 미국 소재 8개 무역관을 통해 7개 산업(자동차, 자동차부품, 전기전자 등) 293개사 바이어를 대상으로 실시한 '한미 FTA에 따른 미국 내 한-중-일 경쟁력 비교' 설문조사에 따른 것.
중국은 자동차를 제외한 6개 산업에서 우리나라의 최대 경쟁국이었다. 특히 섬유의 경우 80% 이상의 응답자가 중국을 최대 경쟁국으로 지목했다. 자동차는 응답자의 44%가 일본을 최대 경쟁국으로 보았다.
6개(가격, 품질, 브랜드 이미지, 신제품 개발능력, 딜리버리 및 A/S, 파트너십) 요소별로 조사한 결과, 대부분의 산업에서 일본의 품질과 브랜드이미지 경쟁력은 한국, 중국에 비해 월등히 높았다. 다만, 섬유와 고무플라스틱 산업에서는 한국과 일본의 품질 및 브랜드 이미지 경쟁력이 비슷했다.
중국은 모든 산업에 걸쳐 가격경쟁력 부문에서는 최대 강점을 갖고 있지만 품질, 브랜드이미지, 신제품 개발능력 등에서 한국, 일본에 뒤쳐졌다. 다만, 고무플라스틱 산업에서는 세 나라 간 격차가 거의 없었다.
김주남 코트라 북미지역 본부장은 "이번 조사가 약 300개의 바이어를 대상으로 현장의 목소리를 충분히 반영한 자료라는 점에서 기존 자료들과는 차별화됐다"며 "일본의 80% 수준에 불과한 우리나라의 자동차 및 일반기계 경쟁력 수준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라도 한미 FTA 비준이 빨리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했다.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첫해 대미 수출 확대 효과가 가장 클 거라 예상되는 산업은 섬유와 전기전자다. 다만, 이들 산업은 시간이 흐를수록 수출 확대 효과가 정체되거나 떨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 비해 자동차, 자동차부품, 고무플라스틱, 화학 산업은 중장기적으로 수출 확대 효과가 커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성훈 기자 hoonls@daili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