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범위 이상의 과도한 업무량과 열악한 근무 환경, 업무 부적응이 이유
병원 떠난 간호사 45.2%, 간호사 본래 업무범위 이상의 과도한 일로 '사직'
국민 건강을 위한 국가 차원의 장기적이고 실효적인 대책 마련 시급
대한간호협회 "간호법 제정해 간호인력 근무환경 개선과 배치기준 강화해야"
[데일리중앙 석희열 기자] 1만명의 간호사들이 해마다 병원을 떠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무범위 이상의 과도한 업무량과 열악한 근무 환경 그리고 업무 부적응 문제 등이 간호사들이 현장을 떠나는 이유로 꼽힌다.
대한간호협회가 15일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펴내는 '건강보험통계'와 보건복지부의 '보건의료인력실태조사' 자료를 자체 분석한 결과다.
지난해 말 현재 전체 간호사 면허자(48만1211명) 가운데 의료기관에서 근무하는 임상 간호사는 52.8%(25만4227명)에 불과하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의 면허 간호사 대비 임상 간호사의 평균 비율인 68.2%와 비교하면 최하위권 수준이다.
그 이유는 간호사 본래 업무범위 이상의 과도한 일과 과중한 업무량, 열악한 근무환경, 업무 부적응 문제 등으로 인해 해마다 1만명에 가까운 간호사가 임상 현장을 떠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우리나라 간호사 신규 면허자는 2019년 2만356명, 2020년 2만1357명, 2021년 2만1741명, 2022년 2만3362명으로 해마다 평균 5.1% 증가해 OECD 국가 평균인 1.2%보다 4.25배 높다.
그러나 전체 간호사 면허자 가운데 임상에서 근무하는 간호사 비중은 2018년 49.5%, 2019년 51.9%, 2020년 51.7%, 2021년 52.5%, 2022년 52.8%에 불과한 실정이다.
우리나라 간호사 연평균 증가율은 OECD 평균보다 4배 이상 높았으나 OECD 국가 중 면허 간호사 대비 임상 간호사의 비율은 최하위권에 머물러 있다는 것이다. 그만큼 우리나라는 현장을 떠나는 간호사들이 많다는 얘기다.
의료기관에서 근무하는 임상 간호사 수도 2019년 1만9979명, 2020년 1만169명, 2021년 1만4845명, 2022년 1만3920명 늘어나 5만8913명 증가하는데 그쳤다. 이 기간 국시에 합격한 간호사 신규 면허자 수는 모두 10만7227명이었다. 해마다 1만명의 간호사가 병원을 떠났다는 계산이 나온다.
간호사 사직율도 해마다 높아져 19.7%(2020년)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의료기관 종별로 보면 요양병원이 35.0%로 가장 높았다. 이어 병원 27.3%, 기타 27.1%, 의원 24.5%, 보건소 및 보건기관 22.1%, 종합병원 16.2%, 상급종합병원 10.7% 순이었다.
사직한 간호사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45.2%는 간호사 본래 업무범위 이상의 과도한 일로 '사직'을 선택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신규 간호사의 경우 업무 부적응 등으로 인해 2017년 38.1%였던 1년 이내 사직률이 2021년 52.8%로 불과 5년 사이 14.7%포인트나 상승했다.
국민 건강을 위한 국가 차원의 장기적이고 실효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대한간호협회 관계자는 "간호사 배치수준은 환자의 사망률, 패혈증, 재입원, 재원기간, 중환자실 입원, 병원감염, 낙상, 욕창 등 여러 가지 환자의 건강결과에 직접적 영향을 미친다"며 "만성적 간호인력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신규 배출 인력만 늘릴 게 아니라 먼저 간호사들이 병원 현장을 떠나는 이유를 제거하고 간호법을 제정해 간호인력에 대한 근무환경 개선과 배치기준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