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 돈을 안 쓴다... 본예산 대비 지출, 9년 만에 최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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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 돈을 안 쓴다... 본예산 대비 지출, 9년 만에 최저
  • 송정은 기자
  • 승인 2023.07.06 17: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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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혜영 의원 분석 결... 4월까지 총지출 진도율 37.7%로 2014년 이래로 가장 낮아
지난해 비해 26조5000억원, 지난 10년간 본예산 대비 지출 평균보단 14조원 덜 써
'역대급' 세수결손 국면에서 기재부 "자연스러운 불용 활용" 임의적 예산삭감 논란
"경기침체 가속화하는 윤석열 정부 긴축은 결과적으로 부자와 재벌의 감세 위한 것"
윤석열 정부가 올해 4월까지 본예산 대비 지출이 37.7%로 2014년 이후 9년 만에 최저치라는 지적이다. (자료=장혜영 의원실)copyright 데일리중앙
윤석열 정부가 올해 4월까지 본예산 대비 지출이 37.7%로 2014년 이후 9년 만에 최저치라는 지적이다. (자료=장혜영 의원실)
ⓒ 데일리중앙

[데일리중앙 송정은 기자] 윤석열 정부에서 본예산 대비 지출이 9년 만에 최저라는 지적이다. 정부가 그만큼 돈을 안 쓴다는 얘기다. 이는 결국 정부의 지원이 절실히 필요한 사회 취약계층의 생계를 더욱 피폐하게 만든다.

국회 기획재정위 정의당 장혜영 의원이 6일 기획재정부 자료를 분석한 데에 따르면 올해 4월까지의 본예산 대비 총지출은 37.7%로 2014년 36.5% 이래로 가장 낮다. 

지난 10년간 같은 기간 정부의 본예산 대비 지출 평균(39.8%)에 비해 2.1%포인트가 낮아 평균적으로 쓰는 재정보다 윤석열 정부에서는 14조원을 덜 쓴 것으로 나타났다. 

장혜영 의원은 "경기침체 국면에서 정부까지 쓰기로 한 재정을 제대로 쓰지 않는다면 정부가 침체를 가속화시키는 것"이라며 "세수결손을 가리기 위한 임의적 예산 불용 조치는 국민의 삶을 힘들게 할 뿐만 아니라 헌법을 위배하는 행태"라고 경고했다.  

기재부는 지난달 '월간 재정동향'을 통해 4월까지의 재정지출 추이를 공개했다. 총 240조8000억원을 지출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조5000억원을 덜 썼다. 진도율 역시 37.7%로 지난해 같은 기간(39.3%)에 비해 1.6%포인트 낮다. 진도율 기준을 본예산 대비로 맞추면 무려 6.3%포인트 낮은 수치다. 기재부는 코로나 위기대응이 종료되면서 관련 사업 및 기금 지출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장혜영 의원은 그렇다고 해도 정부의 총지출이 예년에 비해 크게 낮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4월 기준 본예산 대비 지출 비율 37.7%는 대규모 세수결손이 있었던 2014년 36.5% 이래 최저 수치다. 2013-2022년 10년간 평균 진도율인 39.8%에 비해서도 2.1%포인트 밑돈다. 본예산의 2.1%는 14조원 규모로 4월까지 예년이라면 응당 썼을 14조원을 정부가 쓰지 않았다는 뜻이다. 

본격적인 코로나 대응 예산이 편성됐던 2021·2022년 두 해를 제외한다 해도 평균 진도율은 39.1%로 올해 진도율은 여기에 1.4%포인트 못 미친다. 이 기준으로 봐도 9조원을 덜 쓴 것이다. 

5월까지 세수는 지난해에 비해 36조4000억원 덜 걷힌 상황이다. '역대급' 세수결손이 예견되는 상황에서 기재부는 '강제불용은 없지만 자연스러운 불용을 활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정부는 집행기관으로서 국회가 통과시킨 예산을 그대로 집행할 의무가 있지만 기재부가 임의적인 불용을 시사해 논란이 됐다. 

장혜영 의원은 평년보다 현격히 낮은 재정지출 진도율이 '자연스러운 불용을 활용'하는 '은밀한 긴축'의 결과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장 의원은 경기침체에 정부의 부족한 재정지출이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국내외 기관들이 대한민국의 경제성장률을 잇따라 하향해 발표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지난 5월 올해 대한민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을 1.6%에서 1.4%로 조정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도 1.8%에서 1.5%로 하향 조정했고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 4월 전망치를 2.0%에서 1.5%로 낮춘 바 있다. 

한국은행이 제시하고 있는 대체적인 재정지출 승수인 1.3을 기반으로 추정하면 쓰지 않은 지출 14조원이 국내총생산(GDP)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18조원에 달해 대한민국 2022년 명목 GDP 2162조원의 0.8%에 이른다.  

장혜영 의원은 "세수결손의 해결책은 예산의 임의적 삭감이 아니다"라고 단언한다.

장 의원은 "민주주의 사회에서 국회가 결정한 예산을 (정부가) 자의적으로 조정하는 것은 있어서는 안 될 일"이라며 "기재부는 단기적으로 국채발행을 감내해야 하는 상황임을 인정하고 감세 철회를 비롯한 세수확보 계획을 제출해야 한다"고 밝혔다. 지출예산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 하더라도 최소한 추경을 통해 국회의 심의를 거쳐야 한다는 입장이다.

장 의원은 또한 "경기침체를 가속화하는 윤석열 정부의 긴축은 결과적으로 부자와 재벌의 감세를 위한 것"이라며 정부의 '은밀한 불용'을 경계했다. 

송정은 기자 blue1004sje@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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