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폭발사고 에쓰오일, 이번엔 '유해화학물질' 유출?... 환경부는 뒷북 점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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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폭발사고 에쓰오일, 이번엔 '유해화학물질' 유출?... 환경부는 뒷북 점검
  • 석희열 기자
  • 승인 2023.11.20 12:21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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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 커뮤니티 "현장에 냄새나서 죽겠다. 외부기관에 신고하면 감당하겠나"... 내부 고발
낙동강유역환경청, 에쓰오일 온산공장 의혹 관련해 1차 현장 점검... "특이 사항 없었다"
노웅래 의원 "정유업계 환경 불감증 심각한 수준... 큰 사고 나기 전에 철저히 점검해야"
낙동강유역환경청 "내부 고발과 국회 지적 있는 만큼 불시에 추가 현장 점검 실시하겠다"
에쓰오일 관계자, 입장 묻는 질문에 "공신력 있는 정부가 발표했다. 정부 발표 참조해달라"
지난해 폭발사고로 10명의 사상자를 낸 에쓰오일 온산공사에서 이번에는 '유해화학물질' 유출 의혹이 나와 환경부가 조사에 나서고 있다. (사지=에쓰오일 홈페이지)copyright 데일리중앙
지난해 폭발사고로 10명의 사상자를 낸 에쓰오일 온산공사에서 이번에는 '유해화학물질' 유출 의혹이 나와 환경부가 조사에 나서고 있다. (사지=에쓰오일 홈페이지)
ⓒ 데일리중앙

[데일리중앙 석희열 기자] 지난해 5월 폭발 화재 사고로 10명의 사상자를 낸 에쓰오일(S-oil) 온산공장에서 이번에는 유해화학물질 고의 유출 의혹이 제기됐다.

감독 기관인 환경부는 뒷북 점검으로 이러한 의혹을 짙게하고 있다.

의혹의 당사자인 에쓰오일은 의혹에 대한 질문에 자신의 입장은 없고 정부(환경부)의 발표 내용만 믿는다는 취지로 답했다.

20일 국회 환노위 민주당 노웅래 의원실에 따르면 환경부 낙동강환경유역청은 제기된 에쓰오일 의혹 관련 1차 조사를 마친 것으로 확인됐다. 

낙동강유역환경청은 유해화학물질 유출 관련해 내부에서 고발이 있었고 국회의 지적이 있는 만큼 불시에 에쓰오일 온산공장에 대한 추가 현장 점검을 실시할 예정이다.

에쓰오일 온산공장은 2022년 12월부터 통합환경허가 사업장으로 등록됐다. 통합환경허가제는 오염 물질을 개별적으로 허가·관리하던 배출 시설 관리를 사업장 단위에서 하나로 종합해 환경부가 직접 관리하는 제도다.

의혹은 에쓰오일 익명 커뮤니티를 통한 내부 고발로 시작됐다. 해당 커뮤니티는 인증이 필수적인 곳으로 임직원만 글을 올릴 수 있는 시스템이다.

지난 10월 16일 해당 커뮤니티 에쓰오일 채널에는 '정유2팀 대기로 적당히 배출시키세요'라는 글이 올랐다. 

글 게시자는 "안전회의하는데 조정실하고 현장에 냄새나서 죽겠다. 외부기관에 신고하면 감당하실 수 있겠는가"라고 적었다. 악취가 심한 유해화학물질을 에쓰오일 정유2팀에서 유출하고 있다는 제보다.

이에 "일단 익명으로 신고하고 봅시다. 공갈포만 날려 봐야 회사는 눈도 깜빡 안 한다" "정유2팀 밤만 되면 배출한다 진짜" "신고하고 조업 정지먹고 시설개선합시다" 등의 댓글이 달렸다.

낙동강환경유역청은 언론의 취재로 지난 14일 사실을 사전에 인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노웅래 의원실에서 자료를 요청하자 그제야 현장 확인을 진행하는 등 뒷북 점검이 도마 위에 올랐다.

점검이 이뤄진 지난 15일에는 특이사항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한다. 낙동강유역환경청은 다만 에쓰오일 관계자 면담 결과로 클레이 필터(Cray Filter) 교체 시기에 악취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했다. 클레이 필터는 등유에 녹은 계면활성제, 금속화합물 등을 제거하는 역할을 한다.

낙동강환경유역청이 현장 점검에 나섰을 때는 에쓰오일 익명 커뮤니티에 올라는 내부 고발 내용은 이미 삭제되고 없었다.

국회 환노위 민주당 노웅래 의원은 20일 에쓰오일 유해화학물질 유출 의혹을 거론하며 "정유업계 환경 불감증이 심각한 수준"이라며 철저한 점검을 환경부에 주문했다.copyright 데일리중앙
국회 환노위 민주당 노웅래 의원은 20일 에쓰오일 유해화학물질 유출 의혹을 거론하며 "정유업계 환경 불감증이 심각한 수준"이라며 철저한 점검을 환경부에 주문했다.
ⓒ 데일리중앙

노웅래 의원은 최근 현대오일뱅크 폐수 무단배출 사태와 에쓰오일 유해화학물질 유출 의혹을 거론하며 "정유업계의 도덕 불감증과 환경 불감증이 심각한 수준"이라며 철저한 점검을 환경부에 주문했다.

노 의원은 "클레이 필터 공정은 밀폐 공정이기 때문에 다른 곳에서 악취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에쓰오일 온산공장이 통합허가심사 과정에서 악취 부분이 누락됐는지 철저한 점검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환경부는 에쓰오일에 대한 추가 점검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환경부 낙동강환경유역청 관계자는 <데일리중앙>과 통화에서 "지난 15일 오전 장비를 가져가서 세부적으로 현장을 확인했는데 (의혹과 관련) 특이 사항은 없었다"며 "그러나 내부 고발이 있었고 국회 지적이 있어 다시 한 번 점검을 해봐야 한다. 불시에 추가 점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내부 고발에 대해 에쓰오일 담당자는 어떻게 해명했냐고 묻자 "그건 구체적으로 밝힐 수 없다. 내부 커뮤니티 내용은 이미 삭제되고 없었다"고 했다.

에쓰오일 쪽은 공식 입장을 묻는 질문에 '정부 입장이 에쓰오일 입장'이라는 취지로 답했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데일리중앙>과 통화에서 온산공장 유해화학물질 유출 의혹과 관련해 "결과는 환경부에서 지난주 발표했다"고 말했다.

정부 발표 말고 의혹 당사자인 에쓰오일 입장은 뭐냐고 질문하자 이 관계자는 "의혹에 대해서 공신력 있고 신뢰할 만한 정부(환경부)에서 확인해 발표한 결과가 있다"며 '정부 발표 내용을 참조해 달라'는 말만 자꾸 되풀이했다.

한편 에쓰오일 온산공장에서는 지난해 5월 20일 폭발 화재 사고가 발생해 협력업체 직원 1명이 숨지고 원·하청 노동자 9명이 다쳤다. 사고는 밸브 정비 작업 과정에서 사전 위험성 평가가 매뉴얼대로 이뤄지지 않아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밸브 개방 과정에서 화학물질인 부탄(C4) 누출 우려가 있었는데도 덮개판(맹판) 설치 등 안전조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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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 2023-11-20 20:50:18
답변이 뭐 저래? 에쓰오일 환경부 짰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