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정무위원회는 오는 2일 2009회계연도 국무총리실 결산 보고에서 임채민 실장에 대한 인사검증을 실시하기로 예정하고 있다.
정무위 민주당 간사인 우제창 국회의원은 1일 국회 브리핑을 통해 "여야 간사 간에 합의한 대로 임채민 총리실장이 그 직에 적합한 전문성을 갖췄는지, 도덕적 흠결은 없는지를 인사청문회에 준하는 엄격한 잣대로 검증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은 국무총리와 사무차장이 사퇴한 상황에서 총리실장에 대한 엄밀한 검증이 필요하다고 보고 임 실장의 위장전입 등 여러 의혹에 대해 확인 작업을 벌이고 있다.
우 의원은 특히 임 실장의 재산 관계와 최근 3건의 전출입 기록을 확인하고 위장전입과 탈세 의혹을 강하게 제기했다.
우 의원실이 확보한 자료를 보면, 임채민 실장은 2005년 9월 23일 경기 성남 분당 두산위브 아파트에 전세(1억3000만원)로 전입했다. 그 뒤 이듬해 10월 16일 서울 서초구 우면동으로 이사했다. 이 시기는 임 실장 자녀의 고교 진학이 맞물려 있는 시점이다.
임 실장은 또 6개월 여가 지난 2007년 5월 7일 다시 성남 분당 더샵 스타파크 아파트로 전세(3억4000만원) 이사했다.
임 실장이 성남으로 전입한 두 곳의 아파트 모두 황아무개씨 소유로 드러나 두 사람의 관계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임 실장의 스폰서 의혹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우제창 의원은 "임채민 실장이 실제로 성남으로 가서 살았는지, 살았다면 전세금을 내고 거주한 것인지 아니면 황아무개씨의 편의를 제공받은 것인지 밝혀야 할 것"이라고 압박했다. 실제 살지 않았다면 주민등록법상 위장전입에 해당된다.
민주당은 특히 임 실장의 부친이 문제의 황아무개씨로부터 3억원을 빌린 사실을 확인하고 돈 거래 정황에 대해서도 주목하고 있다.
민주당은 앞서 임 실장 본인과 배우자 및 직계 존비속의 예금잔액 증명서, 세금 납부 및 체납 현황, 주택·토지·자동차 등 임대차 계약서, 재산등록 변동 내역 등을 요구했다.
그러나 국무총리실은 야당의 공통 자료요청 사항인 임 실장의 최근 5년 간 소득세·재산세·종합토지세의 납부 및 체납 실적에 관한 사항 공개를 거부하고 있다. 또한 위장전입을 확인할 수 있는 전출입 내역도 제출하지 않고 있다.
우 의원은 "특히 위장전입 침 세금 탈루 의혹 관련 자료를 전혀 제출하지 않고 있다"며 "이대로라면 내일 인사 검증 못한다"고 말했다.
우 의원은 "청문회에 준하는 인사 검증을 하기 위해서는 임채민 실장에게 제기된 여러 의혹에 대한 자료요청에 한나라당이 협조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민주당은 앞으로 국무총리실장을 비롯해 금융위원장, 공정거래위원장, 국민권익위원장 등 4명의 고위공직자에 대해 인사청문회에 준하는 인사 검증을 실시할 예정이다.
한편 민주당과 자유선진당, 창조한국당 등 야3당 국회 정무위원들은 이날 성명을 내어 "임채민 실장과 국무총리실은 국회의 인사검증에 적극 협조하라"고 촉구했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