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추값 폭등사태...여당·청와대-야당, '신경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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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추값 폭등사태...여당·청와대-야당, '신경전'
  • 석희열 기자·주영은 기자
  • 승인 2010.09.30 16:42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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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에는 '한 목소리'... 대통령의 '양배추 발언' 파문 확대

▲ 배추값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오르고 있는 가운데 이회창 대표 등 자유선진당 지도부가 30일 오후 경기도 부천시 오정구 배추 피해 농가를 방문해 민생을 청취하고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자유선진당)
ⓒ 데일리중앙
배추값이 천정부지로 치솟는 이상 사태가 수그러들지 않고 있는 가운데 여권과 야당이 30일 하루종일 날선 공방을 주고받으며 신경전을 벌였다.

한나라당 지도부와 민주당 지도부는 전날에 이어 이날도 '니탓' 공방을 벌였다.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와 전병헌 정책위의장은 이날 오전 고위당직자회의에서 이명박 정부를 향해 "배추값 하나 관리하지 못하는 무기력한 정부"라고 망신을 줬다.

그러자 한나라당 나경원 최고위원은 "배추값 폭등은 고랭지 배추가 폭염과 늘어난 강우량 때문에 생산량이 줄었기 때문"이라며 민주당을 '양치기 소년'에 빗대 비판했다.

오후 들어서도 여야의 공방은 계속됐다.

민주당 김현 부대변인은 '김치값이 비싸니 양배추 김치를 올리라'는 이명박 대통령의 발언을 언급하며 "'양배추 쇼'로 치솟는 생활물가를 해결할 수 없다"고 청와대를 겨냥했다.

김 부대변인은 "대통령께서 '값싼 미국산 쇠고기 먹으라', 수해로 피해를 본 주민에게 '기왕 (이렇게) 된 거니까 (마음을) 편안하게 가지라'고 했고, '배추가 비싸면 양배추 김치 먹으면 된다'는 식으로 국정운영을 하고 있는 것이 기가 막힐 노릇"이라며 "국민이 바라는 것은 대통령의 쇼가 아니라 생활물가에 대한 정부의 시급한 대책마련"이라고 충고했다.

▲ 민주당 전병헌 정책위의장이 30일 국회에서 열린 고위당직자회의에서 배추값 폭등 사태와 관련해 언론 보도 자료를 들어보이며 심각성을 지적하고 있다.
ⓒ 데일리중앙 이성훈
민주노동당은 "배추값 오르자 제 밥상부터 걱정하는 이명박 대통령이 국민은 걱정"이라고 이 대통령의 양배추 김치 발언을 비꼬았다.

우위영 민노당 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대통령의 서민 염장지르는 양배추 김치 발언 파동에 이어 농림수산식품부 제2차관이 배추값이 올랐으니, 김장김치를 한 포기 덜 담궈달라는 발언을 하여, 대통령과 세트플레이로 서민들 상처에 소금을 뿌리고 있다"며 "이러다간 배추 민란이라도 일어나는 거 아닌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진보신당은 사상 초유의 배추값 파동과 관련해 배추 최고가격 지정 및 유통구조 개선조치를 명령할 것을 정부에 촉구했다.

진보신당 정책위원회는 이날 내놓은 정책논평을 통해 "이명박 정부는 청와대가 개인 가정에서나 대응할 법한 양배추 김치로의 메뉴 전환이 아니라 법률에 근거한 국가 경영 수준의 긴급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참여당도 대변인 논평을 내어 "이명박 대통령의 '양배추 김치 미담'에 국민은 한숨만 내쉬고 있다"며 실효성 있는 물가 대책 마련을 정부에 촉구했다.

야당의 파상공세에 몰린 여권은 '선택과 집중' 전략을 통해 민주당을 꼭 집어 집중 대응했다.

배은희 한나라당 대변인은 이날 오후 국회 브리핑에서 "민주당은 무책임한 행태 그만두고, 서민 시름을 덜 책임있는 대책 마련에 힘써야 한다"고 지적했다.

▲ 한나라당 나경원 최고위원은 30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참석해 배추값 파동과 관련해 야당의 공세에 대해 "양치가 소년 야당"이라며 비판했다. (사진=한나라당)
ⓒ 데일리중앙
배 대변인은 "민주당은 채소값 급등이 4대강 때문이라고 억지를 쓰다가, 관련 채소 재배면적이 전체의 1.4%밖에 안 된다는 사실이 나오니까 '내가 무슨 말 했느냐'는 듯 갑자기 중간 유통 관리도 못 하느냐고 딴소리를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서민가계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채소값 안정화가 절실한 상황이다. 특히 수익의 대부분이 농민이 아닌 중간 유통상인에게 들어가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야당의 협조를 당부했다.

그는 "매점매석을 근절하도록 단속을 강화하고 생산량과 출하량이 늘 수 있도록 농가를 지원하는 동시에, 농산물 직거래 시장을 대폭 확대해 가격도 낮추고 농민들의 수익도 늘려주는 방법을 빨리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석희열 기자·주영은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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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여고 2010-10-02 02:49:25
이거 그렇다면 중간 유통상이 다 해쳐먹는다는거네.
재주는 누가 부리고 돈은 어느 놈이 챙긴다더니 참나
뼈빠지게 농사 짓는 놈은 평생 목돈 한번 못잡아보는데
잔대가리만 굴리는 중간 유통 장사치만 배불때기가 되는구만.
우리 식탁 대란이 바로 저런 양아치같은 장사치의 농간에 놀아나서 그런거로군.
이명박 대통령은 물론 농민들보다는 저런 양아치 장사꾼 편을 들겠지 아마.

박선수 2010-10-02 02:17:33
대통령이 국민을 상대로 개그하는 모양일세
국민이 한심하다.
국민이 뽑았으니 누굴 탓하랴.
참 희한한 일이 다 벌어지는군.
어쩌다 대한민국이 이 모양까지 되었나 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