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경찰청은 이날 6시간 동안 광주교도소에 수감돼 있는 전씨의 감방과 개인 사물함 등을 압수수색한 결과 전씨가 장씨에게서 받은 원본이라고 주장하는 편지 23장을 확보했다. 경찰은 아울러 편지봉투 20여 장, 스포츠신문 스크랩 70여 장 등을 확보했다.
이에 따라 사건 재수사가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판도라의 상자로 여겨지는 이른바 '장자연 리스트'가 공개될 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비공개 수사라 할지라도 장자연 리스트에 이름이 오른 이른바 '악마'들은 심리작 부담이 클 것으로 보인다.
경찰 관계자는 "압수한 편지는 전씨가 장씨에게서 받았다고 주장한 문건으로, 손으로 직접 썼다"며 "함께 압수한 신문스크랩에는 장자연 기사에 형광펜으로 표시가 돼 있었다"고 전했다.
경찰은 편지 23장과 편지 봉부 20여 장이 장씨가 쓴 것이 맞는지 확인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필적과 지문 감정을 의뢰했다. 국과수 감정 결과는 다음주 중 나올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필적 감정 결과 입수한 문건이 장씨의 친필 편지로 확인되면 편지 내용의 사실 관계를 파악한 뒤 자필 편지에 거론된 관계자들을 재수사할 방침이다.
한편 인터넷 상에 떠도는 이른바 '장자연 리스트'에는 유력 언론사 대표와 부사장, 광고본부장, 방송 피디, 연예기획사 대표, 재벌 회장 등 이름만 대면 금방 알 수 있는 인물이 다수 포함돼 있다.특히 장자연씨는 자필 편지에서 이들을 '악마'로 부르며 "복수해달라"고 사회에 도움을 요청했다. 이른바 '악마'들에게 겪었을 수치심과 고통의 크기를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민주당 등 야당은 '장자연 리스트' 공개와 함께 사건 재수사를 줄기차게 요구하며 수사 당국을 압박하고 있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