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엄기영 후보와 민주당 최문순 후보는 11일 긴급기자회견을 열어 삼척 원전 건설과 관련한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엄 후보는 강릉시청에서, 최 후보는 춘천 강원도청에서 각각 회견을 열어 원전 유치 중단을 선언했다.
두 후보 모두 삼척 원전 건설에 반대 입장을 밝혔지만 온도차는 여전해 보였다.
엄 후보가 먼저 기자회견을 시작했다. 그는 이날 오전 9시 강릉시청 기자실에서 가진 회견에서 삼척 원전 유치 중단과 원전 재검토를 강조했다.
그는 "현재 정부는 국내 원전에 대한 안전성 점검을 전면적으로 진행하고 있고, 신규 원전부지선정위원회도 사실상 부지 선정을 연기한 상태"라며 "따라서 저는 정부의 검토 결과가 나올 때까지 삼척시가 원전 유치 활동을 전면 중단해 줄 것을 호소한다"고 밝혔다.
그는 "정부의 안전성 점검 결과, 안전성이 확보되더라도 지역주민과 강원도민들의 입장을 충분히 수렴해서 원전 유치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엄 후보는 애초 원전 건설 찬성 입장에서 반대로 돌아선 데 대해 "일본 원전사고 이후에 지역주민과 강원도민 그리고 국민 모두가 원전의 안전성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하고 있다"고 이유를 밝혔다.
엄 후보는 "삼척시의 원전 유치 여부와 상관없이 삼척시의 경제활성화를 위해 신재생에너지, 에너지·방재 산업발전벨트 건설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최문순 후보는 이날 오전 10시 강원도청 기자실에서 회견을 열어 "삼척 원전 유치는 중단돼야 한다"고 선언했다.
최 후보는 "도지사에게 주어진 가장 중요한 직분은 무엇보다 도민들의 생명과 안전, 그리고 행복하게 살 권리를 지키는 일이기에 저는 오늘 막중한 의무감으로 삼척 원전 유치 중단을 선언한다"고 삼척시를 압박했다.
그는 "후쿠시마 원전 문제는 오늘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우리 세대는 물론, 우리 후손들의 미래마저 위협하는 재앙의 전주곡이 돼 버렸다"고 원전 유치 중단 이유를 밝혔다.
최 후보는 이어 원자력 중심의 국가에너지정책을 전면 수정할 것을 이명박 정부에 촉구했다.
그는 "원전은 안전하며 경제적이라는 '원전 만능주의'는 이번 사태로 인해 거짓말임이 드러났다"며 "지진, 해일, 화산 폭발, 이상 기후 등 자연의 재앙 앞에 원전은 더 이상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사실과 궁극적으로 경제적 효과 또한 없다는 점이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한편 삼척 원전 유치 문제가 이번 선거 최대 잼점으로 떠오르면서 앞으로 있을 TV토론에서 두 후보 간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석희열 기자·주영은 기자 shyeol@daili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