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민주당 최고위원은 17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중진연석회의에서 "한진중공업 (파업 현장을) 정권이 공권력으로 진압하고 불상사가 생긴다면 앞으로 민주당은 이 정부에 어떠한 국정운영 협조도 없을 것이라고 선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이명박 대통령을 향해 사태의 심각성을 직시하라고 경고했다.
"짐을 정리해 내리고 문자와 소중히 간직했던 사진들을 모두 지웠다. 지금까지 살아온 이력 중에 제가 선택한 것은 없었다. 이번도 그럴 것이다. 내일이나 모레 어떤 밤이 다가올지 모른다. 담담하고 기다릴뿐이다."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40미터 85호 타워크레인에서 연초부터 163일째 목숨을 건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는 김진숙 민주노총 지도위원은 지난 16일 트위터에 경찰 특공대(공권텩) 투입에 맞서는 심경을 담은 글을 남겼다.
정동영 최고위원은 김 지도위원의 글을 소개하며 "가족들과 오순도순 행복하게 살려는 소박한 꿈이 죽음으로 돌아온 용산참사와 같이 한징중공업 노동자들의 소박한 꿈이 짓밟히고 무녀지는 상징이 되고 있다. 제2의 쌍용자동차가 되는 사태는 막아야 한다"고 호소했다.
정 최고위원은 "지난 주말 평범한 시민들이 희망버스를 타고 한진중공업으로 모여든 연대 모습은 새로운 국면 전개를 알리고 있다"며 "이제 노동 문제에 대한 최초의 자발적인 시민연대에 민주당이 분명한 한축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 진보세력이 힘을 모아서 한진 노조원을 지키고 김진숙 지도위원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또한 이명박 대통령에게 이러한 민주당의 입장을 분명히 밝혀야 한다고 손학규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에 요구했다.
정 최고위원은 "만약 한진중공업에 공권력을 투입해 진압한다면 이번 국회부터 어떤 국정운영에 대한 협조도 없을 것임을 선언하고, 이 정권에 대한 광범위한 저항운동이 조직될 것임을 분명히 경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동영 최고위원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도 글을 올려 "한진중공업 150여 명의 조합원들을, 김진숙 지도위원을 지키는데 민주시민들과 적극 연대할 것"이라며 이명박 대통령에게 사태의 엄중함을 직시할 것을 촉구했다.
한편 한진중공업 장기 파업사태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배우 김여진씨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김진숙 지도위원을 친구로 부르며 "저는 제 친구를, 가장 사랑하는 친구를 살려야 한다"면서 대중의 적극적인 관심과 개입을 호소했다.김여진씨는 또한 유엔인권위원회 등 국제사회가 한진중공업 파업 사태에 관심을 갖도록 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경찰 특공대 투입설이 흘러 나오고 있는 가운데 이에 맞서는 노동자들이 결사항전을 외치고 있어 공권력이 투입될 경우 제2의 용삼참사와 같은 엄청한 파국이 우려되고 있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