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왕들이 사는 구룡마을을 찾아 복지의 달을 띄우겠다."
이날 오전 서울 동교동으로 이희호 여사(김대중 전 대통령 부인)을 예방한 천 후보는 오후 구룡마을을 찾았다. 이곳은 지난 7월 집중호우로 큰 피해를 입었지만 도움의 손길을 받지 못했다.
같은 시기 수해를 입었던 방배동 현장에 군인이나 공무원들이 대거 동원된 것과는 정 반대다. 같은 수해을 당해도 가난한 사람들은 도움도 제대로 받지 못하는 이중고에 시달리는 것이 현실이다.
이날 천정배 후보는 구룡마을에 도착하자마자 피해 현장과 복구 현황을 둘러봤다. 이어 마을회관에서 공영개발 등 주거환경 개선에 대해 주민 300여 명과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천 후보는 "구룡(아홉 용)은 왕을 뜻한다. 이곳 사람들은 가난한 왕들이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왕이어야 한다. 이곳에 복지의 달을 띄우고 싶다"며 주민들을 격려했다.
간담회를 마치면서 천 후보는 "저의 하늘은 저 타워팰리스가 아니라 그 아래에 있는 동네"라며 중산층과 서민을 위해 시정을 펼치겠다는 강한 의지를 밝혔다. 천 후보는 평소 '정의로운 복지국가'를 역설해왔다.
간담회가 끝날 때쯤 구룡마을 자치회장 유귀범씨는 "정치인들은 여기에 오면 정치적인 말만 하는데, 천정배 후보는 가슴으로 봐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러자 천 후보는 아이패드를 꺼내 전날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가슴 사진을 보여주며 "여러분과 통하는 것 같다. 가슴으로 만나겠다"고 다짐했다.
전날 천 후보는 자신의 트위터 프로필 사진을 자신의 가슴으로 바꾸면서 "두근거림... 뜨거운 가슴으로 찾
아뵙겠습니다. 시민 여러분으로 제 가슴을 채워가겠습니다"라고 글을 올렸다.
천정배 후보는 이날 구룡마을 주민 집에서 1박을 하며 주민들과 밤늦게까지 서울시의 주거문제 등에 관
해 깊은 대화를 나눌 예정이다. 구룡마을에서 '1박2일'을 보내는 것이다.
주영은 기자 chesill@daili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