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태희 실장은 이날 청와대 출입 기자들과 만나 대기업의 참여연대 및 아름다운재단 기부 행위를 거론하며 "혹여 순수한 나눔의 차원이 아니면 굉장히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이는 참여연대 사무처장과 아름다운재단 상임이사를 지낸 박원순 후보를 겨냥한 발언으로 여겨진다.
이에 박원순 후보는 이날 오후 <한겨레>와 <오마이뉴스>가 공동 주최한 '서울시장 보궐선거 야권후보 초청 토론회'에서 "선거 중립의무가 있는 공무원이 선거에 개입한 것"이라며 상당히 심각한 문제로 받아들였다
박 후보는 "참여연대 시대의 박원순은 재벌개혁의 선봉에 섰고, 아름다운재단 시절 박원순은 재벌과 대기업을 사회에 공헌하도록 유도하는 데 역할을 했다"면서 "두 과제는 분리돼 있고 단계적으로 추진해 왔다"며 임 실장의 발언을 일축했다.
박 후보 선거캠프 송호창 대변인도 이날 논평을 내어 "임태희 실장의 발언은 청와대의 선거개입 의도를 보여주는 심각한 사태로서 대단히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밝혔다.
송 대변인은 특히 "대통령실장의 발언이 대통령의 생각으로 오해될 수 있다는 점에서 임 실장의 발언은 매우 부적절했으며, 청와대가 선거에 실제 개입하고 있는 것이 아닌지 의심하게 만드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송 대변인은 이어 "이번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야기한 여권과 청와대는 향후 서울시민의 높은 의식수준에 어울리지 않는 수준 낮은 정치공세를 중단하고, 선거 과정과 결과를 통해 서울시민과 국민의 뜻이 어디에 있는지를 겸허히 새겨야 할 것"이라고 충고했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