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손학규 대표의 사퇴와 야권 통합정당 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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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손학규 대표의 사퇴와 야권 통합정당 태동
  • 데일리중앙 기자
  • 승인 2011.10.05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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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익(정치평론가이자 칼럼니스트)

▲ 이병익 칼럼니스트.
ⓒ 데일리중앙
손학규 대표가 대표직을 사퇴하겠다고 선언했다. 오늘은 민주당 의원총회에서 의원총의를 모아 손대표의 사퇴철회를 요구했다.

손 대표의 사퇴 배경에는 박영선 서울시장 경선후보의 낙선을 꼽고 있다. 손 대표는 선거 직전까지 박영선 후보의 승리를 위해서 백방으로 노력을 했다고 한다. 민주당의 대표주자인 박영선의 낙마로 손 대표가 책임을 지고자 한다는 것이 요지이다. 그러나 손학규 대표의 사퇴는 명분이 없어 보인다.

어차피 이번 경선은 야권 단일후보를 선택하는 것이었다. 즉 민주당이 단일후보안을 받아들였을 때에는 박원순이든 박영선이든 승리하는 후보를 밀기로 약속을 한 것이었다. 민주당 후보가 당선되지 않았다고 책임을 진다는 논리는 당대표로서 박원순 야권 후보를 지원하지 않겠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대표가 아닌 개인으로 박원순 후보를 지원하겠다는 발상도 야권 단일화 정신에 부합하지 않는다. 손학규 대표 시절인 지난 4.27보선에서 국민참여당의 이봉수 후보에게 야권 단일후보를 내준 적도 있다. 또 정세균 대표 시절에는 경기도 지사 후보를 국민참여당의 유시민 후보에게 내준 적이 있으나 정 대표는 책임지고 물러나지도 않았다.

이런 과거의 사건을 보면 손학규 대표의 사퇴 선언은 당대표의 입장으로서 가벼운 처신이라는 생각이다. 혹시 다른 이유가 있다면 몰라도 표면적인 이유는 설득력이 없다는 것이 중론이다. 손 대표는 그동안 민주당의 비주류 세력으로부터 민주당을 팔아먹는다는 소리를 들어왔다. 박원순 후보를 야권 단일후보로 내서 자신이 야권통합을 주도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적도 있다.

민주당 내에서는 이번 서울시장 경선의 패배로 인하여 민심에서 멀어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를 하고 있겠지만 제1야당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것이 이유가 될 수 있다. 정당의 기능을 무시하고 시민단체에 끌려 다니는 모습을 보여준 것은 앞으로 민주당의 앞날에 먹구름이 될 것이다.

 반값등록금 문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한진중공업 사태 등에서 민주당의 정책대안을 볼 수가 없고 시민단체와 민주노동당의 장외투쟁에 공동보조를 취해야만 했던 민주당의 현실에 불안감을 느낀 국민들이 지켜보고 있었을 것이다.

손학규 대표는 사퇴 의사를 굽히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손 대표의 사퇴로 조기 전당대회가 예상되고 차기 지도부에 민주당의 운명을 걸어야 하는 입장이다. 정치권력화 된 거대 시민단체가 범야권을 아우르고 새로운 정치세력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다. 그렇게 된다면 민주당의 분열도 멀지 않은 장래에 시작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손학규의 대표직 사퇴의 배경을 유추해 본다면 민주당의 분열과 야권의 새로운 정당의 등장과 함수관계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새로운 야권에는 기존의 민주노동당, 국민참여당, 진보신당과 좌파 시민단체가 어우러진다면 지금의 민주당보다는 훨씬 강력한 야당이 탄생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본다.

한나라당을 중심으로 하는 우파 보수정당, 통합된 좌파 진보정당, 그리고 중도정당이 우리나라의 정치를 이끌어 가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해본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중도가 하나로 뭉친 중도정당의 출현도 가능한 그림이다.

우리 정치사에서 진보좌파가 하나로 뭉쳐서 정당을 창출하고 정치권의 재편에 핵심이 되는 현상이 올것 같다는 예감이 드는 것이다.

박원순의 정치실험이 서울시장으로 귀결된다면 엄청난 파장으로 다가올 것이다. 우파정당인 한나라당에 등을 돌리는 젊은 유권자들이 진보좌파정당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다는 것이 정치권에 지각 변동을 갖고 올 것으로 보인다.

데일리중앙 기자 webmaster@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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