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의 유력한 대권잠룡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지지율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지난 27~29일 사흘 간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서치뷰와 <오마이뉴스>, 한국미래발전연구원이 공동으로 진행한 정례 여론조사 결과, 진보진영 대선후보 적합도에서 문 이사장이 안철수 서울대 교수를 제치고 1위로 올라섰다.

문 이사장은 여기에 더하여 대권후보 다자간 대결에서도 안철수 교수를 이기는 것으로 조사돼 바야흐로 문재인 시대가 열리고 있음을 보여줬다.

문 이사장은 지난달 22.2%(2위)의 지지율에서 한 달 만에 7.1%포인트 급상승한 29.3%의 지지를 받아 1위에 등극했다. 반면 안 교수는 지난달(35.5%·1위)보다 7.6%포인트 떨어진 27.9% 지지율로 순위가 한 계단 주저 앉았다.

두 사람에 이어 손학규 민주통합당 전 대표가 12월(11.1%)보다 3.0%포인트 상승한 14.1%로 3위를 차지했다.  또 유시민 통합진보당 공동대표가 12월(4.4%)보다 0.3%포인트 내린 4.0%로 4위, 정동영 민주통합당 전 최고위원이 12월(4.8%)보다 0.9%포인트 내려 5위를 기록했다. 무응답은 20.8%였다.

이처럼 진보진영 대선후보 적합도에서 문재인 이사장이 안철수 교수를 역전하고 1위로 올라선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선거를 앞둔 정치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리서치뷰 안일원 대표는 31일 "민주통합당 창당으로 야권 성향의 지지세력 결집과 4.11 총선을 앞두고 부산 출마로 승부수를 던진 문재인 이사장 지지율이 급상승하고 있는 추세"라며 "지난 21일 안철수 교수가 여의도 정치와 거리를 두겠다는 취지의 발언 이후 야권 성향 지지자들이 문 이사장을 주목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또 지난 1월 9일 SBS 토크쇼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에 출연해 솔직담백한 입담으로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던 것도 지지율 상승에 긍정 재료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안 교수는 지난해 10월 이후 줄곧 1위를 지켜오다 11월 조사에서 40.4%로 정점을 찍은 뒤 내림세로 돌아섰다. 그러나 문 이사장은 안 교수의 등장으로 한동안 지지율 정체 현상을 보이다가 지난해 12월부터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대통령후보 다자구도 지지도에서도 문 이사장은 25.3%의 지지를 얻어 박근혜 한나라당 비대위원장(35.4%)에 2위로 올라섰다. 22.7%의 지지를 받은 안 교수는 여기서도 3위로 한 계단 밀려났다. 총선 정국이 가까워질수록 문 이사장의 강세가 더 두드러질 것으로 보여 정치권의 촉각이 곤두서고 있다.

보수진영의 대선후보 적합도는 박근혜 비위장이 12월(39.7%)보다 8.6%포인트나 급상승한 48.3%의 지지를 받으며 여전히 독주 체제를 유지했다.

뒤를 이어 김문수 경기도지사 9.2%(12월 10.8%), 이회창 자유선진당 전 대표 7.3%(12월 8.7%), 정몽준 한나라당 전 대표 5.3%(12월 6.6%), 박세일 이사장 2.5%(12월 3.8%) 순으로 나타났다. 무응답은 27.3%로 집계됐다.

박근혜 위원장과 안철수 교수의 일대일 가상대결에서는 안 교수가 51.0%를 얻어 42.1%의 박 위원장을 오차범위를 벗어난 8.9%포인트 차로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박근혜-문재인 일대일 대결에서는 박 위원장(45.4%)이 문 이사장(42.7%)을 오차범위 안에서 박빙 우세를 보였다.

이러한 결과는 정당 지지도를 벗어난 무당층에서는 여전히 안 교수를 선호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앞으로 안 교수의 정치행보에 따라 진보진영 후보 구도가 요동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어서 주목된다.

이번 여론조사에 사용된 표본수는 1500명(KT등재 463명(30.9%), 비등재 1037명(69.1%))이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5%포인트다.

주영은 기자·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