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쩍은 카메룬 공적개발원조(ODA) 중점협력대상국 선정에 이명박 대통령의 최측근 박영준 전 차관(지식경제부)이 밀어붙였다는 주장이 국회에서 나왔다.

김재균 민주통합당 국회의원(광주 북구을)은 10일 "국무총리실이 카메룬 ODA 선정 관련 자료를 비공개하기로 결정한 가운데 애초 외교통상부의 중점협력대상국 후보국에 포함돼 있지 않았던 카메룬을 박 전 차관이 적극 개입해 추진했다는 정황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카메룬 다이아몬드 게이트와 관련해 ODA 지정 과정에서의 대가성 의혹을 본격 제기한 것이다.

2010년 5월 박영준 당시 총리실 국무차장은 '에너지협력외교단'을 이끌고 카메룬을 다녀왔고, 총리실
은 그 해 6월 3일 ODA 중점협력국에 카메룬을 지정하는 방안을 수립했다. 그 뒤 6월 15일 열린 관계 차관-수석회의에서 이 안을 통과시켰다.

그러나 2010년 2월 외교통상부가 중점협력대상국 초안을 마련해 국무총리실 개발협력정책관실에 제출한 문서에는 카메룬은 없었다.

외교통상부는 초안에 나이지리아, DR콩고 등 아프리카 7개국을 후보로 올렸다. 그러나 박영준씨가 국무차장으로 있던 총리실에서 탄자니아와 세네갈을 빼고 카메룬을 추가한 것으로 밝혀졌다. 대가성 의혹이 제기될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김재균 의원은 이 과정에 총리실은 외교통상부와 별도의 협의 없이 카메룬 지정을 확정하고 공문으로 지시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카메룬 추가 지정 경위에 대해 외교통상부 담당 직원은 "감사원에도 입장을 문서로 밝혔다. 어떻게 카메룬이 추가 지정됐는지 알지 못한다. 일방적으로 지시받았을 뿐이다"라고 김 의원실에 답했다.

카메룬이 중점협력대상국으로 선정된 이후 카메룬에 대한 지원이 1009년 46만 불에서 2011년 313만 불로 무려 7배가 늘었다.

특히 박영준 전 차관 카메룬 방문 직후 '총리실 에너지협력외교단 방문 후속조치'로 추진됐던 카메룬 광
물 시험연구소 건립 사업 예산이 CNK 다이아몬드 개발권 획득 이후인 2011년 1월 당초 345만 불에서 700만 불로 2배 이상 뛰었다. CNK 다이아몬드 개발권에 대한 대가성 원조 아니냐는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김재균 의원은 "보도자료 작성 경위에만 매달리면 꼬리밖에 보이지 않는다. 몸통을 밝히자면 카메룬이 ODA 중점협력국으로 지정되는 경위와 대가성 무상원조 건에 대한 수사가 필수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며 이 부분에 대한 강도높은 검찰 수사를 촉구했다.

주영은 기자 chesill@daili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