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진보당은 저축은행 사태의 책임은 근본적으로 이명박 정부에게 있는만큼 관련자들을 엄중 문책하라고 촉구했다. 민주당은 인간적인 예의를 갖추라고 대통령을 공격했다.

우위영 통합진보당 대변인은 13일 논평을 내어 "국회 정무위원회가 '부산저축은행 등 부실저축은행 피해자 구제를 위한 특별조치 법안'를 통과시키자마자 마치 기다리기라도 했다는 듯이 정부 부처들이 나서서 이를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며 이렇게 지적했다.

특히 이명박 대통령이 거부권 행사를 시사하는 발언을 한 데 대해 "참으로 무책임하고 한심한 정부"라고 비난했다.

우 대변인은 "저축은행사태는 금융당국이 제대로 감독을 못한데다 저축은행 경영진들이 도덕적 해이에 빠졌기 때문에 일어난 것"이라며 "따라서 저축은행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대책을 내놓고 실행할 주체는 다름 아닌 이명박 정부"라고 말했다.

통합진보당은 저축은행 사태에 대해 책임이 있는 관료들을 색출해 엄중 문책하고 피해자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이번에 국회 정무위를 통과한 특별법을 찬성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정리했다.

우 대변인은 "정무위에서 통과시킨 특별법은 예금보험기금으로 저축은행 피해를 보상하자는 것이다. 금융당국의 잘못과 저축은행 경영진의 비리 때문에 발생한 손실을 일반 예금자들의 호주머니를 털어서 메우자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이는 정부의 감독 소홀과 경영진의 비리에 면죄부를 주는 것"이라고 반대 이유를 밝혔다.

그는 "오늘 잘못을 바로잡지 않으면 언제 또다시 사고가 재발할지 모른다"며 저축은행 사태에 책임 있는 관료들의 엄중 처벌을 거듭 촉구했다.

민주통합당도 이명박 대통령의 '저축은행 특별법 적극대처 지시' 발언을 언급하며 청와대를 강력 비난했다.

신경민 민주당 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하루아침에 재산을 날린 저축은행 피해자들에게 오늘 대통령의 모습은 너무나 뜨악했다 이들이 누구의 잘못으로 길거리에 내몰렸는가를 1분, 1초라도 생각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신 대변인은 "비리참모와 친인척에 둘러싸인 대통령이 이들에게 이런 말을 할 자격이 있느냐"고 공세를 펼쳤다.

이어 "이명박 대통령에게 말한다. 법을 논하기 이전에 이들의 아픔을 다스려줄 법적, 제도적 방법을 찾는 최소한의 인간적인 기본예의를 갖추라"고 충고했다.

신 대변인은 특별법의 위헌 논란과 관련해 "법의 대원칙을 어겼다는 지적에 대해 정치권이 방법을 찾아봐야 한다"며 "그러면서도 저축은행 피해자들을 그냥 방치할 수 없다는 것이 우리의 입장"이라고 말했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