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단 수출업체인 대창BS(대창에리베·daechang eleve) 김장만 회장이 환경운동 등에 대한 공로를 인정받아 미국 오바마 대통령의 감사패를 받았다. 한국의 경제인이 미국 대통령의 감사패를 받은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로 여겨진다.

서울대 CALS ELP 총 동문회장이기도 한 김장만 회장은 지난 13일 국회 귀빈식당에서 열린 'G20정상회의 국민지원단'이 개설한 'GPC(G20 Pioneer Class) 최고위 CEO' 과정 수료 및 입학식에서 마르타 오르티스 데 로사스 멕시코 대사로부터 오바마 대통령의 감사패를 수상했다.

2012년 G20(주요 20개 나라) 정상회의는 오는 6월 멕시코에서 열릴 예정이다.

<데일리중앙>은 지난 15일 서울 중구 대창BS 본사에서 김장만 회장을 만나 오바마 대통령의 감사패를 받은 소감과 주요 정치·사회 현안 등 관심사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

해외 출장이 잦은 김 회장은 취재진에게 러시아에서 가져온 초콜릿과 잘 달여 만든 둥글레차를 대접했다.

미국 오바바 대통령의 감사패를 받은 소감을 묻자 "그게 말이지 제가 받을... "이라며 수줍어했다.

지난 13일 'GPC 최고위 CEO' 과정 수료식에 참석한 로사스 멕시코 대사는 김장만 회장의 '같은 땅과 같은 물, 인류의 공동체계 등에 관한 보고'가 백악관에서 좋게 받아들여졌다고 전했다.

평소 환경 운동에 관심이 많았던 김 회장이 GPC 최고위 CEO 과정에서 경제쪽 강의 패널로 '환경문제와 국가브랜드 가치' 주제 강의를 한 것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는 말이다.

김 회장은 "우리가 지금 서 있는 이 땅이 전 세계 어느 땅과도 맞닿아 있다. 이 옆에 흐르는 한강 물이 지구의 모든 물과 맞닿아 있다는 것"이라며 자연과 환경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우리가 무분별하게 환경을 파괴하고, 대기를 오염시키는 문제들이 인류의 재앙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인간이 저지른 환경 파괴가 결국 부메랑이 되어 우리의 삶을 파괴할 수 있다는 경고다.

그는 "이런 문제는 어느 한 개인이나 특정 국가가 아니라, 은하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별, 지구라는 별에 살고 있는 우리 인류의 공동 책임"이라고 역설했다. 김 회장의 이러한 지구 환경 공동책임론이 오바마 대통령의 감사패를 받게 된 배경이기도 하다.

김 회장은 현실 정치에 대해서도 할말이 많은 듯했다. 현 시국에 대한 이런저런 소회가 있을 것같아 이명박 정권에 대한 평가를 물었다. 돌아온 대답은 매우 혹독했다.

MB 정권이 1987년 이후 이룩한 민주주의 성과를 무너뜨리고 민주 질서를 유린하고 있다고 혹평했다. 강도 높은 정치 쇄신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경제적으로도 지나치게 미국 중심, 일본 중심으로 흐르고 있다며 이러한 사대주의 경향성과 단절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그러면서 대륙(중국)으로의 진출을 강력하게 주장했다.

이명박 정권을 향해 혹독하게 비판한 김 회장은 박원순 서울시장에 대해서는 매우 호의적이었다. 지난해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출장으로 해외에 머물고 있던 김 회장은 박 시장에게 투표하기 위해 귀국을 서두를 정도로 박 시장 지지자다.

그 이유를 묻자 박원순 시장은 공익과 공동체에 대한 관심이 많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김 회장은 "그분의 삶의 궤적을 보면 낮은 사람들을 챙기고, 약자들과 함께했다. 어려운 분들을 위해 그동안 다각적으로 힘써 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그래서 박원순 시장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특히 "서울시와 박원순 시장이 추진하고 있는 남산 타워 불끄기 운동과 절전 활동을 통해 에너지를 아끼는 모습이 마음에 든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경제 전망에 대한 질문에 "경제 전쟁이 대두되고 있는 현 시점에서 우리의 미래 경제가 어떻게 전개될 지 불안하다. 북한의 자립 능력 상실도 안쓰럽다. 이러다가 미국의 경제 속국으로 전락하는 것은 아닐지 걱정된다"며 거침없이 말했다.

김 회장은 미국, 일본을 넘어 이제는 물리적으로 가까운 중국으로 눈을 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13억 인구가 사는 중국의 틈새시장만 공략해도 미국, 일본에서 총력전을 펼쳐 거둬들이는 무역 이익보다 더 큰 성과를 거둘 수 있다는 논리를 폈다.

그는 또 문화에 대한 감수성을 묻자 최근 몇 년 세계를 지배하고 있는 '한류 문화'를 언급하며 "우리의 젊은 문화 일꾼들이 자랑스럽다"고 했다. 아울러 한류 문화 확산을 위해 정부가 좀 더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나꼼수'를 즐겨 듣는다는 김 회장은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계획과 관련해 "지체장애자들에게 희망과 손발이 되어 주는 사업, 실버(은퇴한 노인)분들을 모시는 기획, 돈 없는 학생들이 부담없이 학교갈 수 있도록 무상 지원하는 게 현재 내가 살아가는 삶의 목표이자 이유"라고 밝혔다.

한편 김 회장은 취재진에게 <뉴욕타임스> 기자 출신의 스튜어트 다이아몬드의 저서 <어떻게 원하는 것을 얻는가>를 선물했다. 이 책은 누구나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다는 긍정적 메시지를 담고 있다.

석희열 기자·김용숙 기자 shyeol@daili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