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돈 비대위원은 5일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전화 출연해 이번 민간인 불법사찰 사건에 대해 "대통령의 사과로 끝날 문제가 아닌 매우 심각한 상황"라고 말했다.
'심각한 상황'에 대해 묻자 이 비대위원은 1970년대 미국 닉슨 대통령을 권좌에서 물러나게 한 워터게이트 사건을 언급한 뒤 "(이번 사건도) 워터게이트 사건을 그대로 빼어 박은 판박이"라며 이명박 대통령의 하야를 거론했다.
그는 "중요한 것은 이명박 대통령이 이 문제에 대해서 어느 만큼 인식을 했느냐 하는 것이다. 나중에라도 이 문제에 대해서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오면 대통령의 하야까지 요구할 수 있다"는 취지로 말했다.
이 비대위원은 특히 노무현 전 대통려의 탄핵 사건을 상기하며 "(이번 민간인 불법사찰 사건에 견줘) 노무현 대통령의 탄핵 사유는 경미한 거라고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것은(민간인 불법사찰은) 법치주의에 대한 근본적인 훼손이기 때문에 과연 우리 국민들이 사과 정도로서 그냥 만족하고 넘어가겠냐"고 반문했다.
청와대가 노무현 정부를 걸고 넘어지며 반격에 나선 것에 대해서도 못마땅하다는 투로 비판했다.
이 비대위원은 "지금 일부 그 내용이 밝혀진 것을 보면 80%, 20% 해서 양은 전 정권이 많지만 문제의 심각성은 현 정권 부분이 많지 않나 싶다"면서 "그런 부분에 대해서 청와대가 처음부터 사실을 잘못 안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 특히 이번 불법사찰 사건에 대해 "저는 처음 이 문제가 나왔을 때 잠깐 나왔다가 그냥 가라앉아 버렸는데 언젠가는 다시 수면 위에 떠오를 것이다 생각했다"며 "지금 보니까 역시 진실은 잠시 가릴 수 있지만 영원토록 가릴 수 없다는 그런 말이 생각난다"고 말했다.
또 이명박 대통령이 '공직자를 흔들지 말라'며 사퇴 압박을 받고 있는 권재진 법무부 장관에게 힘을 실어준 데 대해서도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검찰에 대해서도 "이렇게 미적거리게 되면 소위 입을 맞추는 등 이른바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고, 그런 부분에서 의혹을 살 수가 있다"면서 좀 더 속도감있게 수사를 해줄 것을 당부했다.
김주미 기자 kjsk@dailiang.co.kr